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의 여파로 ‘혼술족’이 늘고 있다. 모임이나 회식이 줄고 헬스장조차 문 닫으면서 붕 떠 버린 저녁시간의 공허함을 혼자 술로 달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 과도한 음주는 건강에 여러 문제를 초래한다. 피부도 그중 하나다.
![[신호정의 피부읽기] 술, 피부에 얼마나 나쁠까?](https://img.khan.co.kr/lady/2020/06/22/l_2020062204000009600206792.jpg)
▶술이 피부에 미치는 영향
술은 물과 비슷해 보이지만 물과 달리 피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의 주된 분해 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가 피부를 붉게 만든다.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한 경우 술을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극도로 새빨개진다. 아세트알데히드 분해효소가 부족하지 않아도 과음을 하면 알코올이 혈관 속을 흐르면서 히스타민을 방출해 모세혈관이 확장되고 얼굴이 빨개진다. 알코올은 물보다 빠르게 세포막을 통과하면서 세포막에 손상을 준다. 손상받은 피부 세포막은 수분을 유지하지 못하고 혈관으로 배출하게 돼 피부 진피층은 탈수증상을 겪게 된다.
콜라겐과 탄력섬유로 구성돼 있는 진피층에 수분이 부족해지면 피부는 탄력을 잃는다. 진피층이 건조해지면 표피층은 수분 손실을 막기 위해 피지선을 확대시키고 피지를 과도하게 생산해 모공을 막아 여드름 등의 트러블을 초래한다. 즉 과음을 하면 진피층인 속피부는 건조해지고 표피층인 겉피부는 피지를 과도하게 분비해 ‘민감한 피부’를 만든다.
과음은 면역세포 활동도 억제시켜 피부를 감염에 취약한 상태로 만들어 지루성피부염·건선·아토피피부염 등의 피부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칵테일은 설탕이 많이 함유돼 있는데, 설탕은 여드름을 악화하고 주름 형성을 촉진할 수 있다. 또한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비타민과 같은 필수 영양제가 많이 소모돼 지속적인 과음은 피부 탄력을 떨어뜨린다.
▶피부를 지키면서 술을 마실 수 있을까?
저녁에 와인 한 잔 정도를 장기적으로 마셨을 때 피부에 미치는 알코올의 악영향은 아직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고 한다. 한국인 적정음주 가이드라인(대한가정의학회)에 따르면 순수 알코올 14g을 표준 1잔으로 봤을 때 한국 성인 남성(65세 이하)의 주당 적정 음주량은 8잔 이하(여성은 4잔 이하), 1회 최대 음주량은 3잔 이하(여성은 2잔 이하)다. 이때 1잔은 포도주 1잔(150㎖), 맥주 1캔(350~360㎖), 막걸리 1사발(300㎖), 20도 소주 ¼병(90㎖)에 해당한다.
술은 ‘백해무익’으로 피부를 위한다면 안 마시는 게 답이지만 그럴 수 없다면 적정음주량 가이드를 참조해 되도록 적게 마시는 게 좋다. 또 술을 마실 때 술보다 물을 2배 이상 마셔야 하고 원샷으로 마시기보다는 천천히 마시는 게 체내 탈수 증상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기름진 안주보다는 과일 안주가 좋으며 잦은 음주를 한다면 비타민제를 꼭 챙겨 먹는 게 좋다. 술자리 후 화장을 지우지 않고 잠들어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 염증성 질환과 여드름이 더 잘 생길 수 있다. 그러므로 화장을 깨끗이 지우고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주는 게 중요하다.
![[신호정의 피부읽기] 술, 피부에 얼마나 나쁠까?](https://img.khan.co.kr/lady/2020/06/22/l_2020062204000009600206791.jpg)
■신호정은 누구?
신호정은 이화여자대학교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동서의학대학원에서 임상영양학을 전공했다. 현재는 피부건강 분야 강의를 하고 있으며, 뷰티칼럼니스트와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다. 또한 여성 건강에 관한 책을 집필하며 콘텐츠 기획과 제작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약초, 피부에 물들다’(도서출판 파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