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연구가 김영빈의 행복한 육아 일기
이달에는 춥고 긴 겨울을 대비해 아이 보양식을 꼼꼼히 챙기려고 합니다. 겨울 보양식은 기름지지 않으면서도 고른 영양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아무래도 실내 활동이 많아지다 보니 활동량은 적은데 기름진 음식만 먹이면 자칫 비만한 아이가 될 수도 있거든요. 기름진 음식을 줄 때는 채소나 과일 등의 섬유질이 풍부한 재료와 함께 배출이 용이하도록 조리해줘야 해요. 또 건조하고 쌀쌀한 계절이므로 다른 때보다 국물 요리에 신경 써서 수분을 보충하고 속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도 중요하지요. 아이들은 어른들처럼 국물만 따로 먹지 않으니 국수나 떡국 떡 같은 것을 넣어 일품요리로 만들거나 찌개나 스튜처럼 건더기와 국물의 비율을 적절히 맞추는 것이 좋아요. 또 한창 제철인 저장 밤, 고구마, 단호박 등으로 건강한 간식을 만들어주세요.
가을과 겨울에는 찜통에 찌기만 하면 되는 달콤한 간식이 널렸으니까요. 첨가물이 많이 들어간 과자나 스낵류보다는 엄마가 만들어 주는 간식이 아이 건강에 당연히 좋겠죠? 특히 밤은 칼로리는 낮고 비타민과 칼슘이 풍부해 아이의 건강한 성장에 많은 도움이 된답니다.
사골 국물 쇠고기는 지방과 단백질을 체내에 축적하기 때문에 겨울에 가장 맛이 좋다. 겨울의 사골 국물은 아이들의 성장에 도움을 주고 긴 겨울을 건강하게 날 수 있도록 에너지를 공급한다.
밤 밤은 건피 과일 중 비타민이 가장 많고 칼슘도 풍부하다. 탄산음료나 인스턴트식품을 많이 먹어 칼슘이 부족해진 아이들의 영양식으로 좋다.
마른 버섯 버섯은 섬유질이 풍부하고 칼로리가 낮아 겨울철 반찬으로 제격. 버섯은 말리는 동안 에르고스테린이 풍부해져 아이들의 뼈를 튼튼하게 하는 작용도 한다.
닭 닭은 다른 육류보다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할 뿐 아니라 아이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마그네슘, 요오드 같은 무기질이 풍부하다. 단, 열이 많은 식품이라 튀기거나 볶는 것보다는 삶거나 데치는 조리법을 이용해 겨울철 아토피 예방에도 신경 써야 한다.
대추 대추는 비타민 활성제로 불릴 만큼 비타민이 풍부하고 다른 비타민의 흡수도 도와준다. 또 신경을 안정시켜 예민하거나 산만한 아이들의 정서 함양에도 도움이 된다.
“혜화동에 우리 가족이 잘 가는 안동국시집이 있어요. 민아는 가끔 그 맛을 잊지 못해 칼국수를 먹자며 조르죠. 겨울에 주로 남편을 위해 끓였던 꼬리곰탕이나 사골 국물은 이제 민아를 위한 요리의 좋은 육수가 될 것 같아요”
재료
우리밀 국수 50g, 불린 표고버섯 1장, 새송이버섯 1/2개, 팽이버섯 1/4봉지, 사골 육수 1과 1/2컵,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불린 표고버섯과 새송이버섯은 5cm 길이로 굵직하게 채썰고 팽이버섯은 밑동을 떼어내고 가닥을 나눈다. 2 사골 육수를 팔팔 끓인 뒤 우리밀 국수를 넣는다. 3 국수가 익기 시작하면 준비한 버섯을 넣고 한소끔 끓인다. 4 소금, 후춧가루로 간을 맞춘다.
Tip 사골은 찬물에 담가 핏물을 뺀 뒤 초벌로 한 번 데쳐 누린내를 제거하고 끓인다. 이때 센 불로 오래 끓여야 우윳빛의 맑은 사골이 우러나온다. 사골 육수에 건면을 바로 넣고 끓이는 안동국시는 국수가 익으면서 면의 성분이 국물에 우러나오므로 수입밀보다는 우리밀이나 우리쌀로 만든 국수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궁중찜닭은 매운찜닭이나 안동찜닭처럼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며 목이버섯과 표고버섯, 석이버섯 등을 푸짐하게 넣어 아이들 건강에 좋은 음식이랍니다”
재료
영계 1마리, 불린 목이버섯 5장, 불린 표고버섯·불린 석이버섯 3장씩, 달걀 1개,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녹말물(녹말·물 1큰술씩), 닭 육수(대파 1대, 마늘 3톨, 생강 1쪽, 물 6컵), 닭살 양념(다진 파·소금·참기름 1작은술씩, 다진 마늘 1/2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만들기
1 영계는 손질해 분량의 닭 육수 재료와 함께 냄비에 넣고 삶아 건져 육수와 분리한다. 2 삶은 영계는 살을 발라내 분량의 닭살 양념으로 조물조물 버무린다. 3 각종 버섯들은 곱게 채썰고 달걀은 곱게 풀어 체에 내린다. 4 냄비에 ①의 닭 육수 4컵을 붓고 소금, 후춧가루로 간을 맞춘 뒤 준비한 목이버섯, 표고버섯을 넣고 한소끔 끓이다가 녹말물을 넣어 걸쭉하게 만든 다음 ②의 닭살을 넣고 끓인다. 5 ④가 팔팔 끓으면 불을 줄이고 달걀을 풀어 넣은 뒤 준비한 석이버섯을 뿌린다.
Tip 36개월 미만의 아이를 위해서는 닭가슴살을 푹 삶아낸 뒤 그 육수와 살을 이용해 찜닭을 만드는 것도 좋다.
“칼슘이 풍부한 밤과 비타민이 풍부한 대추를 넣고 찹쌀단자를 만들어 주면 아이들이 먹기 좋은 보양 간식이 된답니다. 땅콩과 아몬드를 잘게 다져 넣어주어도 좋아요 ”
재료
찹쌀가루 2컵, 밤 15개, 대추 10개, 소금 약간, 꿀 적당량
만들기
1 소금을 넣고 빻은 찹쌀가루를 김이 오른 찜통에 넣고 말갛게 익도록 20분 정도 찐다. 2 밤은 잘 삶아 속을 파내어 고운 체에 내려 꿀과 함께 섞어 은행 크기의 소로 만든다. 3 대추는 돌려 깎아 씨를 빼고 밀대로 밀어 곱게 채썬다. 4 ①을 볼에 담고 방망이로 찧어 차지게 만든 뒤 자그맣게 떼어 ②를 넣고 아물려 단자로 만든 다음 ③의 대추채에 굴려 옷을 입힌다.
Tip 단자를 만들 때 손에 꿀을 바르면 달라붙지 않는다.
김영빈은…
이제 35개월 된 딸 민아의 건강을 위해 몸에 좋은 영양소를 매일 먹는 음식과 간식으로 섭취할 수 있도록 식단을 짜는 요리연구가. 엄마의 정성이 듬뿍 들어간 친환경 음식이 아이에게 보약이 된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아이 식단에 사랑을 더하고 있다.
■요리&도움말 / 김영빈(수랏간, 019-492-0882) ■기획 / 강주일 기자■ 진행 / 김지현(프리랜서) ■사진 / 이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