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요리사 이진호의 가을 낭만 요리

재즈 요리사 이진호의 가을 낭만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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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도 궁합이 맞는 음악이 있다. 음악만 잘 골라도 그날의 분위기가 업그레이드되는 것은 물론이요, 음식의 맛까지 배가된다. 재즈 마니아 레스토랑 ‘호우’의 이진호 셰프가 상황별 테이블에 어울리는 음식과 그 분위기에 제격인 재즈 음악을 제안했다.

재즈 요리사 이진호의 가을 낭만 요리

재즈 요리사 이진호의 가을 낭만 요리

음악을 요리하고 재즈의 맛을 즐기는 셰프 이진호
몇 해 전 14년 동안의 뉴질랜드 이민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재즈 요리사로 유명세를 탈 무렵 입대하고 지난해 전역 후 전보다 훨씬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진호 셰프. 그가 처음 요리를 시작한 건 열네 살 때다. 처음에는 단지 요리를 배우겠다는 굳은 마음 하나로 무보수로 레스토랑 주방에서 일을 했다. 하지만 그곳에서 결국 요리는 배우지 못했다. 그런 시련을 겪으면서, 또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면서 그는 요리 고등학교에 진학했고 이후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뉴질랜드 유명 호텔의 셰프가 됐다.

그에게는 요리만큼 잘하는 또 한 가지 재주가 있다. 바로 기타 연주다. 재즈를 좋아하고 기타 연주하는 것을 좋아하는 그가 기타를 처음 배운 건 한국에 살던 어린 시절, 기타를 만드는 옆집 아저씨 덕분이다. 음악을 하시던 어머니 덕분에 어릴 때부터 음악과 친숙했고 일곱 살 때 처음으로 기타를 배웠다.

그리고 그 옆집 아저씨가 손수 만든 기타를 선물하면서 본격적으로 기타 연주를 하게 됐다. 재즈 기타를 배우고 연습하고 심지어 작곡까지 할 정도로 수준급의 음악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는 한 번도 음악 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고 한다. 그저 3, 4년 뒤 직접 작곡하고 연주한 음반을 냈으면, 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은 반드시 하고야 말고 또 해내고야 마는 그의 열정적인 모습을 보면 그게 단지 바람이 아닌 현실이 될 것이라 확신하게 된다.

최근 레스토랑의 셰프로 일하는 중에도 방송, 잡지 등의 매체 작업 외에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쁘게 생활하고 있는 이진호 셰프가 「레이디경향」 독자들을 위해 초가을 식탁에 어울리는 음식과 함께 재즈 음악을 제안해주었다. 그가 선택한 음악이 어우러진 식탁은 과연 어떤 풍경일지 궁금해진다.

Single’s Dinner Table
혼자 저녁을 먹는 데 익숙해진 싱글들. 그래도 가끔은 혼자인 저녁이 쓸쓸할 때가 있다. 식탁마저 초라하지 않게 근사하게 차려 흡족한 한 끼를 챙겨보자. 싱글 식탁이라면 쉽고 빠르게 만들어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일품요리가 제격이다. 밥 한 끼 먹고 싶은 저녁, 일본식 덮밥으로 맛 좋고 든든한 저녁을 해결하자. 이때 조금 차분한 재즈 음악을 선택한다면 쓸쓸함에서 분위기 있는 식탁으로 전환될 것이다. 혼자 차 한 잔 하며 깊은 사색에 잠기기에도 좋다.

재즈 요리사 이진호의 가을 낭만 요리

재즈 요리사 이진호의 가을 낭만 요리

오야코돈

재료
밥 1공기, 닭다리살 200g, 달걀·표고버섯 1개씩, 양파 1/4개, 대파 1/2대, 간장·맛술·청주 1큰술씩, 국물(가쓰오부시 1/2컵, 다시마 10×10cm 1장, 물 1과 1/2컵)

만들기
1 냄비에 분량의 물을 붓고 다시마를 담가 30분간 두었다가 약한 불에 끓인다. 2 ①의 물이 끓기 시작하면 가쓰오부시를 넣고 2분 정도 더 끓인 뒤 고운체에 국물만 거른다. 3 닭다리살과 표고버섯은 각각 손가락 한 마디 정도 크기로 썬다. 4 양파는 채썰고 대파는 송송 썬다. 5 냄비에 ②의 국물을 붓고 간장, 맛술, 청주와 닭다리살, 표고버섯, ④의 양파를 넣어 끓인다. 6 ⑤의 닭고기가 익으면 달걀을 풀어 넣고 달걀이 익으면 밥 위에 얹은 뒤 ④의 대파를 올린다.

Chef’s Choice Music
팻 매스니(Pat Metheny)의 ‘Always and Forever’, ‘James’, ‘Airstream’


Romantic Couple Table
하루하루 바쁘게 생활하다 보면 남편과 대화 한 마디 제대로 나누지 못하는 날이 대부분이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늦은 밤, 둘만의 오붓한 자리를 만들어보자. 출출한 배도 채울 겸 가벼운 야식과 함께 와인 한 잔 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늦은 밤 먹는 음식이니 부담스럽지 않은 메뉴를 선택한다. 이때 분위기를 살려주는 로맨틱한 음악이 함께한다면 금상첨화. 와인과 입맛 돋우는 음식 그리고 달콤한 재즈 음악으로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해볼 것을 제안한다.

재즈 요리사 이진호의 가을 낭만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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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 베이컨 시금치볶음

재료
양송이버섯·느타리버섯·시금치 100g씩, 베이컨 6장, 마늘 1톨, 바게트 1/4개, 올리브유 2큰술, 소금·후춧가루·이탤리언 파슬리·파르메산치즈 약간씩

만들기
1 버섯은 저며썰고 시금치는 끓는 물에 1분 정도 살짝 데쳐 바로 찬물에 담가 식힌 뒤 물기를 뺀다. 2 베이컨은 작게 썰고 마늘은 얇게 편썬다. 3 바게트는 작은 주사위 모양으로 썬다. 4 달군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①의 버섯과 ②의 베이컨, 다진 마늘을 넣고 볶다가 ③의 바게트를 넣어 볶는다. 5 ④의 빵이 노릇노릇하게 볶아지면 ①의 시금치를 넣고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해 볶는다. 6 ⑤의 재료가 잘 어우러지게 볶아지면 그릇에 담고 이탤리언 파슬리를 다져 뿌린 뒤 맨 위에 파르메산치즈를 갈아서 뿌린다.

Tip 버섯과 베이컨, 시금치, 바게트를 함께 볶는 요리로 재료의 맛이 바게트에 스며들어 요리의 풍미를 더욱 살려준다. 브런치나 간단한 식사, 와인 안주로 좋다.

Chef’s Choice Music
스테파노 볼라니(Stefano Bollani)의 「Carioca」 앨범 수록곡
‘Hora Da Razao’, ‘Luz Negra’, ‘Choro Sim’
안나케이&잭 리(Annekei&Jack Lee)의 ‘Letter’
포플레이(Fourplay)의 ‘I’ll Still be Loving You’


Beer Table with Friends
생활에 지쳤을 때, 스트레스로 짜증 나는 날에는 친구와 술 한 잔하며 수다를 떠는 것만큼 시원해지는 일도 없다. 스트레스를 한 번에 날려줄 청량한 맥주와 맛있는 안주 그리고 친구와 함께하는 자리에 빠지면 섭섭한 음악까지 준비해본다. 신나는 펑키 재즈가 흥겨운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켜줄 것이다.

재즈 요리사 이진호의 가을 낭만 요리

재즈 요리사 이진호의 가을 낭만 요리

피시&칩스

재료
동태포 8~10장, 감자 200g, 튀김가루·맥주 2컵씩, 밀가루 1컵, 레몬 1/4개, 이탤리언 파슬리·소금 약간씩, 튀김 기름 적당량

만들기
1 동태포는 가시를 제거하고 키친타월로 살짝 눌러 물기를 제거한다. 2 감자는 막대 모양으로 썬 뒤 물에 잠시 담가 녹말기를 제거하고 물기를 없앤다. 3 볼에 튀김가루와 맥주, 소금을 약간 넣고 반죽이 부드럽게 될 때까지 섞는다. 4 ①의 동태포에 밀가루를 가볍게 묻히고 ③의 반죽을 고루 묻힌 뒤 170℃로 예열한 튀김 기름에 튀긴다. 이때 ②의 감자도 함께 넣어 튀긴다. 5 ④의 생선과 감자가 노릇노릇하게 튀겨지면 체에 밭쳐 기름을 빼고 키친타월에 올려 기름기를 다시 한번 제거한다. 6 ⑤의 생선튀김과 감자튀김을 함께 접시에 담고 이탤리언 파슬리를 잘게 다져 뿌린 뒤 레몬 조각을 올린다. 기호에 따라 타르타르소스와 토마토케첩을 함께 낸다.

모둠 소시지구이

재료
흰색 소시지·프랭크 소시지 2개씩, 슬라이스 초리조 소시지 2장, 양파 1/2개, 마늘 1톨, 머스터드 2큰술, 후춧가루·이탤리언 파슬리 약간씩, 올리브유 적당량

만들기
1 소시지는 모두 한 입 크기로 썰고 양파는 굵직하게 채썬다. 마늘은 얇게 편썬다. 2 달군 팬에 올리브유를 살짝 두르고 초리조 소시지를 제외한 ①의 재료를 넣어 볶는다. 3 ②의 재료가 노릇노릇하게 볶아지면 초리조 소시지를 넣고 살짝 볶은 다음 후춧가루를 뿌린다. 4 ③의 소시지볶음을 그릇에 담고 이탤리언 파슬리를 다져 뿌린 뒤 머스터드와 함께 낸다.

Chef’s Choice Music
밥 제임스(Bob James)의 ‘Joy Ride’
브라이언 컬버트슨(Brian Culbertson)의 ‘Always Remember’
마틴 테일러(Martin Taylor)의 ‘Nitelife’


Family Table on Weekend
오랜만에 가족 모두가 한자리에 빙 둘러 앉은 날, 남편과 아이를 위해 가족이 좋아하는 요리로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보자. 아이들이 좋아하는 패밀리 레스토랑 메뉴라면 환영받을 것이다. 요리에 자신 없는 엄마도 쉽게 만들 수 있는 파스타와 샐러드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튀김 하나면 충분하다. 집에서도 패밀리 레스토랑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팁은 바로 음악으로, 밝은 분위기의 재즈곡과 함께한다. 마치 추운 겨울 집 안에 온기가 전해지듯 밝고 따뜻한 재즈곡을 추천한다.

재즈 요리사 이진호의 가을 낭만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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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호박 햄샐러드와 발사믹드레싱

재료
단호박 1개, 슬라이스 하몽 햄 100g, 어린잎 채소 2컵, 호두 1/2컵, 양파 1/2개, 대파 1대, 발사믹드레싱 3큰술, 올리브유 적당량, 파르메산치즈 약간

만들기
1 단호박은 껍질을 벗기고 4등분해 김 오른 찜통에 넣어 무르게 찐 다음 냉장고에 넣어 식힌다. 2 슬라이스 하몽 햄은 먹기 좋은 크기로 썰고 호두는 잘게 다진다. 3 양파는 채썰고 대파도 양파와 비슷한 크기로 썬다. 4 ①의 식은 단호박은 3×3cm 정도 크기로 썬다. 5 샐러드 볼에 어린잎 채소와 준비한 모든 재료를 보기 좋게 섞어 담고 올리브유와 발사믹드레싱을 뿌리고 맨 위에 파르메산치즈를 갈아서 뿌린다.

양파튀김

재료
양파 2개, 튀김가루·찬물 2컵씩, 토마토케첩 1/2컵,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튀김 기름 적당량

만들기
1 양파는 모양을 살려 1cm 두께로 썬 뒤 링 모양이 되게 하나씩 뗀다. 2 볼에 찬물과 튀김가루를 넣고 잘 섞어 반죽을 만는다. 3 양파에 ②의 튀김 반죽을 묻혀 170℃로 예열한 튀김 기름에 노릇하게 튀긴다. 4 양파튀김의 기름기를 빼서 그릇에 담고 기호에 따라 토마토케첩을 곁들인다.

봉골레파스타

재료
링귀니 면 180g, 모시조개 400g, 버터 1과 1/2큰술, 화이트와인 1/2컵, 다진 마늘·레몬주스 2작은술씩, 이탤리언 파슬리·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끓는 물에 링귀니 면을 넣고 소금을 넣어 삶는다. 면이 쫄깃하게 삶아지면 체에 건진다. 2 달군 냄비에 버터와 다진 마늘을 넣고 노릇노릇하게 볶는다. 3 ②의 냄비에 해감한 모시조개를 넣고 함께 볶다가 화이트와인을 붓고 뚜껑을 덮은 채 2분 정도 끓인다. 4 모시조개 입이 벌어지면 레몬주스와 ①의 링귀니 면을 넣고 잘 섞는다. 5 ④에 이탤리언 파슬리를 다져 넣고 잘 섞은 다음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하고 접시에 보기 좋게 담는다.

재즈 요리사 이진호의 가을 낭만 요리

재즈 요리사 이진호의 가을 낭만 요리

1 요리할 때면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해지는 이진호 셰프. 몇 가지 안 되는 재료로 건강하고 맛있는 식탁 만들기를 지향하는 그의 요리는 재료도 손쉽게 구할 수 있을뿐더러 만들기도 쉽다. 2 이진호 셰프는 시간이 날 때면 레스토랑에서 연주를 한다. 누군가를 위한 공연은 아니지만 가끔 그 연주에 빠져드는 이들도 있다고. 운이 좋으면 그의 레스토랑에서 연주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Chef’s Choice Music
마이클 브레커(Michael Brecker)의 ‘The Nearness of You’
카렌 수자(Karen Souza)의 ‘Every Breath You Take’
스테이시 켄트(Stacey Kent)의 ‘Shell We Dance’


■기획 / 김민정 기자 ■진행 / 이채현(프리랜서) ■사진 / 안진형(프리랜서) ■요리 / 이진호 ■장소 협찬 / 호우(02-322-5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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