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마음이 담긴 김희연 파티셰의 정직한 디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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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 떴다 사라지는 디저트 가게가 아니다. 재료에 대한 소신으로 어느 누구에게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디저트를 만드는 김희연 파티셰의 ‘라 본느 타르트’. 그녀가 말하는 건강한 타르트와 홈 베이킹 레시피를 만나보자.

엄마 마음이 담긴 김희연 파티셰의 정직한 디저트

엄마 마음이 담긴 김희연 파티셰의 정직한 디저트

패션도 요리도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는 요즘, 누군가의 기억속에 오랫동안 남을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아주 독창적이거나 소신과 믿음이 있지 않으면 힘든 일이다. 디저트 가게, ‘라 본느 타르트’는 후자에 가깝다. 파리의 달콤함을 그대로 느껴볼 수 있다는 미사여구도, 색감과 토핑이 화려한 디저트도 없지만 재료에 대한 정직함과 건강함에 대한 소신 하나로 10년 가까이 그 명성을 지키고 있다.

이런 라 본느 타르트를 이끌고 있는 김희연 파티셰를 만났다. 제과제빵을 전공한 것도, 해외 유학을 다녀온 것도 아니라는 그녀는 어떻게 타르트 가게를 연 것일까.

“처음에는 단순한 취미생활로 요리를 시작했어요. 결혼을 하고 전업주부가 됐는데 요리를 전혀 못하는 것이 속상하기도 하고, 취미생활이 필요하기도 했어요. 그렇게 1년, 2년… 좋은 선생님들 밑에서 계속 배우다 보니 요리에 빠지게 됐고 한식, 일식, 중식 등을 모두 마스터하게 됐어요. 가장 마지막에 배운 것이 베이킹인데, 그 무렵 막연하게 내 가게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동업자 3명과 함께 ‘타르트 드 마망’이라는 타르트 가게를 먼저 시작했고 3년 후에 홀로 ‘라 본느 타르트’를 열게 됐습니다.”

그녀가 모든 요리를 배우고 마지막에 택한 것이 타르트였다. 음식점을 하는 것은 부담이 됐고 디저트를 구입하면서 ‘우리 아이에게 마음 놓고 사 먹일 수 있는 디저트는 없을까’ 하고 늘 고민했던 것이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그래서 처음부터 유기농을 접목시킨 디저트를 만들게 됐다. 지금은 유기농 제품이 대중화됐지만 그때만 해도 유기농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이윤을 많이 남기지 못하더라도 처음의 다짐을 늘 잊지 않는다고 말한다. 라 본느 타르트는 유기농 밀가루와 우유, 유정란, 100% 퓨어 버터, 설탕 대신 무농약 쌀 조청을 사용하며, 주재료 역시 유기농과 친환경 농산물만을 취급한다.

“재료만큼은 꼼꼼하고 엄격하게 따지고 있어요. ‘내 아이에게 안심하고 먹일 수 있는 디저트’를 모토로 시작했고, 저 역시 엄마이기 때문이죠. 엄마들은 먹어보면 알잖아요. 그렇다 보니 동네에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이사를 가도 멀리서 찾아와주시곤 해요.”

엄마 마음이 담긴 김희연 파티셰의 정직한 디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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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동네에서 벌써 9년째 가게를 하다 보니 단골손님도 그만큼 늘어났다. 인터뷰 중간에도 이곳에 들른 손님마다 인사를 건네고 안부를 묻는 모습이 디저트 가게라기보다는 동네 빵집 같은 느낌이 들었다.

“따뜻함이 느껴지면서도 아늑한 매장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리고 가능하면 오랫동안 이 자리에서 손님들을 맞이하고 싶어요. 얼마 전 한 손님이 자신이 유학을 갔다 돌아온 지금까지도 여기에 있어줘서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해주었을 때 그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어요.”

그녀는 요즘 새로운 공부를 시작했다. 올해 4월부터 오랜 기간 자연 숙성시켜 만든 자연 발효 빵, ‘라 본느 미에’를 출시한 것.

“제가 요리를 배우던 시절, 긴 발효 시간을 거쳐서 나오는 빵은 저하고는 맞지 않다고 생각하고 선을 딱 그어버렸어요. 그런데 유기농 타르트를 만들다 보니 유기농 발효 빵에 대한 손님들의 요구도 많아지면서 고민을 하게 됐죠. 하지만 제가 해낼 용기가 없어서 계속 망설였어요. 그러다가 유승범 셰프를 영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엄마 마음이 담긴 김희연 파티셰의 정직한 디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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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연 파티셰의 소신은 빵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 보통 빵을 먹으면 속이 더부룩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그것은 만드는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화학첨가제를 넣기 때문이다. 라 본느 미에의 이름을 달고 나오는 모든 베이커리를 총괄하게 된 유승범 셰프는 그런 면에서 김희연 파티셰와 생각이 잘 맞아떨어졌다. 입에서 맛있게 삼킬 수 있고 내 아이에게 주어도 부끄럽지 않은 빵을 만들고 싶다는 그의 말에 망설임 없이 그를 선택했다. 오전 내내 반죽과 발효를 꼬박 거쳐 점심 때 즈음에야 나오는 빵이지만 벌써 입소문을 타 저녁이 되면 모두 판매가 끝난다.

유기농도, 디저트도 흔한 키워드라고 생각하겠지만, 라 본느 타르트는 맛있고 정직한 디저트를 만들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는 그녀와 그것을 알고 찾아주는 손님들이 주고받는 해피 바이러스로 절로 미소 짓게 되는 곳이다.

김희연 파티셰가 알려주는 타르트의 기본 틀 ‘파트 브리제’ 만들기

재료 박력분 150g, 찬 버터 100g, 찬물 50g, 소금 2g

엄마 마음이 담긴 김희연 파티셰의 정직한 디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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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박력분은 체에 내리고 그 위에 찬 버터를 놓고 칼로 잘게 다진다.
2 소금을 녹인 물을 ①에 조금씩 부으면서 고루 섞는다.
3 반죽을 한 덩어리로 뭉쳐 냉장고에 넣어 1시간 정도 휴지시킨 뒤 꺼내 밀대를 이용해 0.3cm 정도 두께로 민다.
4 스파이크롤러나 포크 등을 사용해 반죽 표면에 구멍을 낸다.
5 ④를 타르트 틀에 넣어 밀착시키고 다시 냉장고에 넣어 20분 정도 휴지시킨다.
6 ⑤의 반죽을 꺼내 유산지를 덮고 부풀어 오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누름돌을 올린 뒤 150℃로 예열한 오븐에 8분 정도 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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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러멜 너츠타르트

재료
파트 브리제 1장, 너츠류(호두, 헤이즐넛, 호박씨, 통아몬드, 피스타치오, 건크랜베리) 250g, 캐러멜 시럽(생크림 100g, 쌀조청 90g, 황설탕 10g), 버터 1큰술

만들기
1 팬에 생크림과 쌀조청, 황설탕을 넣고 약한 불에 2분 정도 끓여 캐러멜 시럽을 만든다. 2 ①의 캐러멜 시럽에 분량의 너츠류를 넣고 버무리듯이 섞은 뒤 버터를 넣고 고루 섞는다. 3 파트 브리제에 ②의 캐러멜 너츠를 고루 펴 담고 냉장고에 넣어 1시간 정도 굳힌다.

단호박타르트

재료
파트 브리제 1장, 찐 단호박 200g, 우유 100g, 황설탕·조청·생크림 40g씩, 달걀 30g

만들기
1 볼에 찐 단호박을 넣어 으깨고 나머지 재료를 넣고 고루 섞은 다음 믹서에 간다. 2 파트 브리제에 ①을 부어 고루 펴고 130℃로 예열한 오븐에 40분간 굽는다.

에스프레소 치즈타르트

재료
파트 브리제 1장, 크림치즈 220g, 설탕 90g, 사워크림 200g, 전란 150g, 에스프레소 샷 20g, 커피 농축액 3g

만들기
1 전자레인지용 볼에 크림치즈를 담고 전자레인지에 1분 정도 데운다. 2 거품기로 ①의 크림치즈를 부드럽게 풀어준다. 3 ②에 분량의 설탕을 3회에 걸쳐 나눠 넣어 완전히 녹이고 사워크림을 넣은 뒤 고루 섞는다. 4 ③에 에스프레소 샷과 커피 농축액을 붓고 기포가 생기지 않도록 고루 섞은 뒤 전란을 2회에 나눠 넣은 다음 섞는다. 5 파트 브리제에 ④를 부어 150℃로 예열한 오븐에 15분 정도 굽는다.

자몽타르트

재료
파트 브리제 1장, 자몽 2개, 피스타치오 약간, 아몬드 크림(버터·설탕 60g씩, 달걀 55g, 아몬드파우더 35g, 피스타치오파우더 20g, 박력분 10g)

만들기
1 볼에 버터를 넣고 설탕을 조금씩 넣어가며 섞어 부드럽게 크림화시킨다. 2 ①에 달걀을 3회 정도로 나누어 조금씩 넣어가며 고루 섞는다. 3 아몬드파우더, 피스타치오파우더, 박력분을 각각 체에 내려 ②에 넣고 고루 섞어 아몬드 크림을 만든다. 4 자몽은 껍질을 벗긴 뒤 과육을 적당한 크기로 썰고 피스타치오는 잘게 다진다. 5 파트 브리제에 ③의 아몬드 크림을 고루 펴 바르고 ④의 자몽을 올린 뒤 180℃로 예열한 오븐에 20분 정도 굽는다. 6 ⑤의 자몽타르트를 오븐에서 꺼내 가장자리에 ④의 피스타치오를 장식한다.

■진행 / 이채영(객원기자) ■사진 / 원상희 ■요리 / 김희연(라 본느 타르트, 02-393-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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