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진의 Delicious Life]파트너 셰프와 함께 나눈 따스한 이탤리언 요리
2014년도 벌써 한 달이나 지났다. 올해는 배우로서 대중에게 좀 더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오너 셰프로 경영하던 샤이야99를 이탤리언 레스토랑으로 변화를 주기로 결심했다. 우선 나의 빈자리를 채워줄 이탤리언 요리 셰프가 필요했다. 젊고 감각 있는 친구를 물색하던 중 이탈리아에서 이제 갓 요리 공부를 마치고 돌아온 이현지 셰프를 알게 됐다. 그녀는 우리나라에서 한식을 공부하고 두바이에서 요리사로 일하다가 이탈리아에서 전통 현지 음식을 공부하고 온 재원이다. 한식에 대한 지식도 해박해 전통 이탤리언 요리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우리나라의 식재료를 이용한 레시피를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몇 번의 미팅을 통해 파스타와 피자로 일관된 국내 이탤리언 음식의 편협함을 깨고 다양성을 알리고 싶은 나의 바람을 전했는데, 그녀의 음식에 대한 넘치는 아이디어는 나의 욕구를 채워줄 수 있겠다는 느낌이 왔다. 그렇게 그녀와 난 파트너가 되기로 결심했다.
「레이디경향」 촬영을 앞두고 그녀에게 연락을 취했다. 추운 날씨에 몸은 물론 마음까지 움츠러드는 요즘, 따뜻한 이탤리언 요리를 맛보고 싶었다. ‘몸 녹이는 따뜻한 이탤리언 요리’라는 주제로 그녀에게 몇 가지 요리를 만들어줄 것을 제안했고, 그녀는 나에게 3가지 요리를 선사했다.
[김호진의 Delicious Life]파트너 셰프와 함께 나눈 따스한 이탤리언 요리
페포조는 쇠고기를 와인에 조린 음식인데 그녀는 콩퓨레를 곁들여 준비했다. 고기를 퓨레에 찍어 한 입 베어 무니 부드러운 식감이 입 안을 녹이는 느낌이 들었다. 와인에 조린 쇠소기 페포조는 향긋한 와인 향의 풍미와 부드러운 육질이 한데 어우러진 이탈리아의 메인 요리 중 하나다. 투스카니 지역의 요리인 페포조는 보통 그 지방에서 나는 키안티 와인에 통후추와 마늘을 넣어 조리하는데, 이탈리아 사람들이 겨울에 따뜻한 음식이 생각날 때 즐기는 요리다. 다양한 채소와 토마토가 깊은 맛을 내는 미네스트로네는 따뜻한 국물이 있어 추운 몸을 녹일 뿐 아니라 바게트와 함께 먹어 속이 든든해지는 느낌이다. 사실 홍합찜은 내가 직접 주문한 요리인데, 이탈리아는 지중해성 기후라 사시사철 홍합이 나는 반면 우리나라는 찬바람이 불 때 홍합이 제일 맛있기 때문에 지금 먹기에 딱 좋은 이탤리언 요리라 하겠다.
페포조, 주파 디 코제, 미네스트로네
평소 파티나 술자리때 즐겨 만들어 먹는 홍합찜은 나의 페이버릿 푸드다. 올리브유, 마늘, 페페론치노, 양파를 넣고 볶다가 손질한 홍합을 넣고 드라이한 화이트와인을 부어 끓이면 맛있는 이탤리언식 홍합찜을 즐길 수 있다. 홍합찜을 맛있게 만드는 비법은 화이트와인을 넣는 타이밍이다. 홍합이 너무 익으면 질겨지기 때문에 홍합 입이 한두 개 열릴 때 와인을 넣고 살짝만 끓이면 부드러운 홍합찜을 맛볼 수 있다. 또 남은 국물에 삶은 파스타를 넣고 볶으면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파게티도 뚝딱 만들 수 있다.
1 토마토페이스트는 취향대로 넣을 것. 토마토페이스트 없이 토마토만으로도 향을 낼 수 있다. 2 채소가 무를 때까지 볶다가 닭 육수를 붓는다. 3 떡을 넣고 오래 끓이면 모두 녹아 사라지므로 인절미를 한 입 크기로 썰어 넣은 뒤 바로 불을 끈다.
1·2·3 계절을 무색하게 하는 진도의 대파 밭. 제철 대파는 맛이 달고 향이 좋아 그대로 구워 먹어도 좋고 달걀과 함께 전으로 부쳐 먹어도 맛있다. 채소수프를 만들 때 제철 대파도 잊지 말고 넣을 것. 4 갓 뽑은 가래떡을 채소수프 마지막 단계에 넣으면 부드럽게 늘어지는 식감이 모차렐라치즈와 비슷하다.
흔히 오늘은 무얼 해 먹을까 고민하게 마련인데, 이렇게 이탤리언 요리 한두 가지만 알면 색다른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정해진 레시피가 아닌 내 방식대로 음식을 만드는 것, 예상치 못한 행운을 만난 것 이상으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김호진의 행복 요리 제안
[김호진의 Delicious Life]파트너 셰프와 함께 나눈 따스한 이탤리언 요리
재료
시래기 1줄, 근대 잎 15장, 봄동 1단, 마늘 2톨, 양파 1/2개, 셀러리 2대, 당근·토마토 1개씩, 대파 1대, 닭 육수 1.5L, 불린 콩 250g, 토마토페이스트 3큰술, 월계수 잎 3장,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올리브유 적당량, 인절미 200g
만들기
1 셀러리는 0.5cm 폭으로 썰고 당근과 양파는 반달 모양으로 썬 뒤 슬라이스한다. 2 시래기와 근대 잎, 봄동은 잘게 썰고 대파는 어슷썬다. 3 토마토는 4등분해 1cm 두께로 슬라이스한다. 4 달군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마늘을 으깨 넣고 볶아 향이 배어나게 한다. 5 ④에 ①의 셀러리와 당근, 양파 순으로 넣어 달달 볶는다. 6 ⑤에 ②의 시래기와 근대 잎, 봄동, 대파를 넣고 볶다가 ③의 토마토와 토마토페이스트, 닭 육수를 넣어 약 30분간 끓인다. 7 믹서에 불린 콩 150g과 ⑥의 국물을 한 국자 넣고 갈아 콩퓨레를 만든다. 8 ⑥에 ⑦의 콩퓨레를 조금씩 저어가며 넣어 농도를 맞추고 10분 정도 더 끓인다. 9 ⑧에 남은 불린 콩을 넣고 5분 정도 더 끓이다가 월계수 잎을 넣고 한소끔 끓인다. 10 ⑨에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 뒤 인절미를 한 입 크기로 썰어 넣고 불을 끈다.
■기획 / 이서연 기자 ■글&요리 / 김호진 ■사진 / 원상희 ■제품 협찬 / 소니코리아(1588-0911) ■장소 협찬 / 르크루제 청담부띠끄(02-3444-4841) ■헤어&메이크업 / 이순철,·지미(순수 청담설레임점, 02-518-6221), 유리·희유(아름다운 규니영, 02-3443-6880) ■스타일리스트 / 문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