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기기, 삶기, 조리기 등 조리법에 따라 그 맛도 달라지니 어찌 거부할 수 있을까. 이번 여름동안 닭고기를 즐길 많은 독자들을 위해 배우 김호진이 이탤리언 스타일로 만든 닭 요리를 제안했다. 오는 복날에는 삼계탕 대신 색다른 비주얼과 풍미를 지닌 닭 요리에 도전해보는 것이 어떨까. 맥주와도 잘 어울려 월드컵을 보며 함께 즐기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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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진의 Delicious Life](7) 든든하고 만만한 닭 한 마리로 여름나기
월드컵 열기가 한창이다. 경기를 보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있으니 바로 프라이드치킨 한 마리와 시원한 맥주다. 파와 함께 먹거나 마늘 양념을 입힌 통닭, 오븐에 구운 치킨을 비롯해 중국에서는 대한민국에서 넘어온 양념치킨 열풍이 불고 있다지만 개인적으로는 기름에 튀긴 프라이드치킨을 가장 선호한다. 담백한 닭튀김과 새콤한 무, 시원한 맥주 한 잔이면 여름철 무더위도 싹 사라지니 말이다. 프라이드치킨의 또 다른 매력은 돼지고기나 쇠고기와 달리 언제 어디서든 혼자 먹어도 부담 없다는 점이다. 전국 어디에서나 배달도 가능할 뿐 아니라 ‘1인 1닭’이라는 유행어가 있을 정도니 치킨이야말로 가장 만만한 대한민국 영양 간식일 것이다.
닭은 누구나 알고 있듯이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다량 함유돼 동서양을 막론하고 최고의 다이어트식으로 손꼽힌다. 지난봄에는 작품 활동을 앞두고 토마토, 양파와 함께 구운 닭가슴살을 먹으며 체중 조절을 했다. 당시 퍽퍽한 닭가슴살을 먹느라 고생한다며 안타까워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닭가슴살을 좋아해 다이어트식을 그야말로 맛있게 즐겼다. 딸아이는 프라이드치킨보다 닭백숙이나 닭가슴살구이를 좋아하는데, 닭가슴살을 간장에 살짝 재워 구우면 밥반찬으로도 그만이다. 몸통은 작지만 부위마다 육질이 다르다 보니 치킨 요리야말로 여러 사람과 함께 즐기기에 좋은 음식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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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진의 Delicious Life](7) 든든하고 만만한 닭 한 마리로 여름나기
주부들이 닭 요리를 할 때 가장 까다롭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특유의 냄새다. 이탈리아에서는 닭 요리를 잘하는 사람을 최고의 요리사로 치다 보니 닭을 마리네이드하는 몇 가지 방법이 전해져오고 있다. 이탤리언 요리 마스터 과정 수업을 들으면서 알게 됐는데, 양파즙을 닭에 발라 하룻밤 재우면 잡냄새는 물론 속살까지 부드러워진다. 닭백숙을 하거나 닭볶음탕, 찜닭 등을 만들 때 닭을 끓는 물에 한 번 후루룩 삶아 불순물을 제거하면 기름기가 쏙 빠진다. 주부들이 흔히 쓰는 초벌 삶기도 닭을 담백하게 즐기기에 좋은 방법이다. 마늘이나 맛술, 후춧가루 등의 향신료를 비롯해 우유, 허브 등 요리에 따라 잡냄새를 없애는 방법도 다양하니 닭 냄새 잡기,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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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진의 Delicious Life](7) 든든하고 만만한 닭 한 마리로 여름나기
집에서 프라이드치킨을 해 먹기 어렵다면 오븐에 구워볼 것을 제안한다. 양파즙으로 마리네이드한 닭 한 마리에 올리브유를 발라 오븐에 그대로 구우면 맛있는 통닭이 완성되는데, 배 속에 마늘과 함께 숭덩숭덩 썬 당근과 감자를 넣으면 최상의 비주얼을 갖춘 통닭구이가 완성된다. 이때 로즈메리와 같은 허브 몇 줄기를 함께 구우면 그 향이 통닭에 배어 이국적인 맛을 즐길 수 있다. 또 삼계탕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배 속에 인삼을 넣는 것도 추천한다.
닭볶음탕 요리를 재해석해보는 것도 좋다. 이탈리아에서는 고기를 얇게 저민 뒤 치즈 등을 넣어 돌돌 만 인볼띠노를 즐기는데, 닭살을 얇게 저민 다음 가래떡과 치즈를 함께 넣어 돌돌 만 뒤 베이컨으로 감싸 팬에 구워보자. 베이컨의 고소한 풍미가 더해져 아이들 영양 간식은 물론 술안주로도 일품이다. 이때 닭 부위는 퍽퍽한 살을 좋아한다면 닭가슴살을, 쫄깃한 육질을 선호한다면 닭다리살을 선택할 것. 여기에 닭볶음탕 양념을 양념에 넣고 끓인다면 퓨전 요리가 완성된다. 이열치열 매운맛을 즐기고 싶다면 양념소스에 두반장을 넣는 것이 요령이다.
레스토랑의 흔한 메뉴가 바로 닭가슴살 샐러드다. 신선한 채소에 올리브유와 발사믹식초를 뿌린 뒤 구운 닭가슴살과 함께 즐기는 요리인데, 조리법이 의외로 간단하다. 여기에 샐러드 대신 칼칼하고 매콤한 겉절이를 닭가슴살구이와 함께 곁들이면 밥반찬은 물론 술안주로도 그만이다. 다만 닭가슴살을 재울 때 잡내를 잡는 것이 중요한데, 이때 우유를 사용하도록 한다. 장모님께서는 닭가슴살을 마리네이드할 때 우유와 함께 꿀과 다진 마늘을 넣는다. 이렇게 하면 잡냄새도 사라지고 닭가슴살의 풍미가 더욱 살아난다. 팬에 닭가슴살을 올려 타지 않게 구운 다음 먹기 좋은 크기로 찢고 겉절이 양념에 버무린 신선한 채소를 곁들이면 닭가슴살구이와 겉절이라는 이색 요리가 완성된다. 이 3가지 요리만 기억해도 삼계탕으로 일관하던 올여름 보양식이 더욱 다양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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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진의 Delicious Life](7) 든든하고 만만한 닭 한 마리로 여름나기
김호진의 행복 요리 제안
닭 오븐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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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진의 Delicious Life](7) 든든하고 만만한 닭 한 마리로 여름나기
닭 1마리, 양파·감자 1개씩, 당근 2개, 마늘 10톨, 올리브유 적당량, 로즈메리·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양파는 손질해 강판에 곱게 간 뒤 내장까지 깨끗하게 제거한 닭 위에 듬뿍 발라 하룻밤 냉장고에 넣어 숙성시킨다. 2 감자와 당근은 손질해 한 입 크기로 숭덩숭덩 썰고 마늘과 로즈메리는 깨끗이 씻는다. 3 ①의 닭은 양파즙을 걷어내고 ②의 감자와 당근, 마늘을 닭 배 속에 적당량 넣은 다음 배 부위에 칼집을 넣고 다리를 X자로 끼워 고정시킨다. 4 ③의 닭 위에 올리브유를 바르고 후춧가루를 뿌린 다음 ②의 로즈메리를 등 위에 몇 가닥 올린다. 5 오븐 용기에 ④의 닭과 ③의 남은 감자와 당근, 마늘을 담고 180℃로 예열한 오븐에 45분간 익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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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진의 Delicious Life](7) 든든하고 만만한 닭 한 마리로 여름나기
재료
닭가슴살 2장, 마리네이드(우유·올리브유 2큰술씩, 맛술·다진 마늘·꿀 1큰술씩), 쌈 채소(치커리, 적치커리, 비트잎, 비타민 등) 100g, 식촛물 약간, 겉절이 양념(고춧가루 2큰술, 설탕·진간장·식초·다진 마늘·액젓·올리브유 1큰술씩)
만들기
1 볼에 분량의 마리네이드 재료를 넣고 섞은 뒤 닭가슴살에 뿌려 1시간 정도 재운다. 2 ①의 닭가슴살을 팬에 올려 중간 불에 앞뒤로 익힌 뒤 결대로 얇게 찢는다. 3 쌈 채소는 식촛물에 담갔다가 깨끗한 물에 여러 번 헹궈 물기를 제거한 뒤 한 입 크기로 손질해 겉절이 양념 재료를 넣어 고루 무친다. 4 접시에 ②의 닭가슴살구이와 ③의 겉절이를 함께 담는다.
인볼띠노 볶음탕
재료
닭가슴살·베이컨 4장씩, 가래떡(20cm 길이) 1개, 모차렐라치즈 80g, 당근 1/2개, 알감자 4개, 우유 1/2컵, 맛술 2큰술, 파슬리가루 약간, 물 300ml, 식용유 약간, 양념(간장·두반장 3큰술씩, 고춧가루·고추장 1큰술씩, 물엿 2큰술, 후춧가루·다진 마늘·생강즙 1작은술씩)
만들기
1 닭가슴살을 얇게 저민 뒤 우유와 맛술에 30분가량 재운다. 2 가래떡은 길이로 4등분하고 당근은 한 입 크기로 썬다. 3 볼에 분량의 양념 재료를 넣고 고루 섞는다. 4 ①의 닭가슴살 위에 ②의 가래떡을 올리고 모차렐라치즈를 적당량 올려 돌돌 만 다음 베이컨으로 감싼다. 5 식용유를 두른 팬에 ④를 올려 중간 불에 재료가 고루 익도록 돌려가며 굽는다. 6 ⑤의 닭가슴살이 어느 정도 익으면 분량의 물과 손질한 알감자, ③의 양념, ②의 당근을 넣고 국물이 자작해질 때까지 끓인다. 이때 재료에 양념이 고루 배도록 가볍게 뒤적여 익힌다. 7 접시에 ⑥을 담고 파슬리가루를 뿌린다.
■진행 / 이서연 기자 ■글&요리 / 김호진 ■사진 / 신채영 ■장소 협찬 / 쿠스한트(1688-1911) ■헤어&메이크업 / 이순철, 지미(순수 청담설레임점, 02-518-6221) ■패션 스타일리스트 / 문진아 ■푸드 스타일리스트 / 형님(형님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