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못 간 상수동 셰프들의 포틀럭 파티

여름 홈파티

캠핑 못 간 상수동 셰프들의 포틀럭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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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틀럭 파티는 게스트들이 각자 취향에 따라 자신 있는 요리나 와인 등을 가지고 와서 즐기는 미국·캐나다식 파티 문화로, ‘포틀럭’은 ‘있는 것만으로 장만한 음식’을 뜻한다. 무슨 요리든 상관없이 게스트들이 가장 자신 있는 요리를 준비할 수도 있고, 누가 파티를 주관할 것인지를 미리 정한 뒤 게스트들에게 특정 요리를 가져오라고 해도 된다. 호스트가 모든 음식을 준비하지 않아 부담감이 없고, 게스트들도 자신이 잘하는 요리를 여러 사람 앞에서 선보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 파티가 끝나면 게스트 모두가 함께 뒷마무리를 하고 자신이 가져온 그릇들을 집으로 가지고 돌아가면 된다.
[여름 홈파티]캠핑 못 간 상수동 셰프들의 포틀럭 파티

[여름 홈파티]캠핑 못 간 상수동 셰프들의 포틀럭 파티

캠핑 갈 여유가 없다면 대안으로 포틀럭 파티는 어떨까. 꼭 호스트의 집에서만 모일 필요는 없다. 가까운 한강 공원이나 테이블 등이 갖춰진 난지 캠핑장을 활용하면 캠핑 못지않은 분위기를 낼 수 있는 것.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나눠 먹을 음식을 가지고 모이면 그게 바로 포틀럭 파티가 된다. 거창하게 생각할 것 없이 가까운 곳에서, 있는 대로, 소중한 가족, 지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면 그 자체로 행복이다.

1 뜨거운 여름날 개성 넘치는 8명의 셰프들이 모여 소박한 파티를 열었다. 2·3·4 오고 가는 접시 속에 느껴지는 훈훈한 정.

1 뜨거운 여름날 개성 넘치는 8명의 셰프들이 모여 소박한 파티를 열었다. 2·3·4 오고 가는 접시 속에 느껴지는 훈훈한 정.

만만하게 도전하자! 포틀럭 파티
서울 상수동 주택가에 옹기종기 모여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개성 넘치는 8명의 셰프들이 모였다. 여름이라고 남들처럼 홀가분하게 캠핑을 떠날 수 없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한 포틀럭 파티를 위해서다. 각자 개성이 담긴 요리를 만드는 남자들이다 보니 즉흥적인 포틀럭 파티 기획은 수월하게 성사됐다.

이번 파티의 호스트는 바로 ‘소년상회’의 허성필 셰프. 그는 소년상회 바로 옆에 위치한 ‘까올리포차나’의 동갑내기 박근영·허효석 셰프를 고향 경주 출신 셰프들과 연결해준 중심 인물로, 이번 파티를 주최하게 됐다. 허성필 셰프는 이 둘과 함께 소년상회의 요리를 책임지고 있는 김동민 셰프를 가장 먼저 초대했다. 또 고향 친구인 ‘아웃도어팩토리’의 김인환·장대현 셰프를 게스트 명단에 올렸고, ‘분식살롱’의 이동담 셰프와 ‘카페 투닷’의 성한빛 바리스타까지 합류시켜 파티 멤버를 구성했다.

5 포틀럭 파티에 빠질 수 없는 바비큐. 6 까올리포차나의 박근영·허효석 셰프의 다정한 모습. 7 매일 붙어 있는데도 이야깃거리가 넘친다는 소년상희의 김동민·허성필 셰프. 8 먹기좋게 능숙한 솜씨로 고기를 자르는 아웃도어팩토리의 장대현 셰프.

5 포틀럭 파티에 빠질 수 없는 바비큐. 6 까올리포차나의 박근영·허효석 셰프의 다정한 모습. 7 매일 붙어 있는데도 이야깃거리가 넘친다는 소년상희의 김동민·허성필 셰프. 8 먹기좋게 능숙한 솜씨로 고기를 자르는 아웃도어팩토리의 장대현 셰프.

허성필씨를 비롯한 김동민, 김인환, 이동담 셰프와 성한빛 바리스타는 1985년생 경주 출신으로 어릴 때부터 함께해온 죽마고우다. 장대현 셰프는 그들보다 나이는 두 살 많지만 김인환 셰프와 경주에서 식당을 운영할 때 이웃이었던 터라 지금까지 친구처럼 스스럼없이 지내고 있다. 박근영·허효석 셰프와는 작년 9월 소년상회 바로 옆에 까올리포차나가 오픈하면서 가까워져 서로의 고충이나 고민을 터놓고 지내는 사이가 됐다.

“허성필씨를 비롯한 김동민, 김인환, 이동담 셰프와 성한빛 바리스타는 1985년생 경주 출신으로 어릴 때부터 함께해온 죽마고우다. 장대현 셰프는 그들보다 나이는 두 살 많지만 김인환 셰프와 경주에서 식당을 운영할 때 이웃이었던 터라 지금까지 친구처럼 스스럼없이 지내고 있다. 박근영·허효석 셰프와는 작년 9월 소년상회 바로 옆에 까올리포차나가 오픈하면서 가까워져 서로의 고충이나 고민을 터놓고 지내는 사이가 됐다.”

환하게 웃으며 즐겁게 요리하고 있는 소년상회 김동민 셰프.
아웃도어팩토리의 장대현 셰프는 맛있는 바비큐를 즐기려면 무엇보다 고기의 품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포틀럭 파티를 위한 삼겹살과 목살을 손질하고 있는 아웃도어팩토리 김인환 셰프.
성한빛 바리스타가 준비한 카페 투닷의 아메리카노와 크루아상 샌드위치.

환하게 웃으며 즐겁게 요리하고 있는 소년상회 김동민 셰프. 아웃도어팩토리의 장대현 셰프는 맛있는 바비큐를 즐기려면 무엇보다 고기의 품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포틀럭 파티를 위한 삼겹살과 목살을 손질하고 있는 아웃도어팩토리 김인환 셰프. 성한빛 바리스타가 준비한 카페 투닷의 아메리카노와 크루아상 샌드위치.

여덟 남자들의 으리으리한 먹방
평소에도 자주 어울리지만 이렇게 서로가 만든 음식을 다 같이 모여 먹는 일은 드문 경우라 모두 설레고 들뜬 마음으로 파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캠핑을 떠나지 못하는 남자들의 애환 아닌 애환을 달래기 위한 파티이므로 장소는 당연히 캠핑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아웃도어팩토리를 만장일치로 정했다. 도심 속에서 캠핑 분위기를 느끼며 캠핑의 꽃인 바비큐 파티를 할 수 있는 컨셉트의 아웃도어팩토리는 여덟 셰프들의 마음을 달래주기에 최적의 장소. 그리고 파티라고 해서 요란하게 공간을 꾸미는 등의 과정은 생략하자는 데 의견을 모으고, 서로의 음식을 한자리에서 먹고 다 함께 술 한 잔씩 기울이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그릇을 맞추거나 별도의 장식을 하는 대신 각자 스타일에 맞게 음식이며 드레스 코드를 표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없으면 없는 대로 상황에 맞게 즐기자는 게 이들의 모토다. 아웃도어팩토리의 캠핑 테이블이 폭이 좁은 점을 감안해 까올리포차나에서 사용하는 가볍고 이동이 간편한 철제 테이블을 붙여 파티의 메인 테이블을 완성한 것만 봐도 이런 모토를 이해하기에 충분했다.

가장 늦게 시작했지만 요리 실력만큼은 프로인 분식살롱 이동담 셰프.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파악한다는 23년 지기 까올리포차나의 박근영·허효석 셰프.
포트럭 파티의 호스트를 자처한 소년상회 허성필 셰프.

가장 늦게 시작했지만 요리 실력만큼은 프로인 분식살롱 이동담 셰프.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파악한다는 23년 지기 까올리포차나의 박근영·허효석 셰프. 포트럭 파티의 호스트를 자처한 소년상회 허성필 셰프.

오늘 파티 장소를 담당한 아웃도어팩토리의 김인환·장대현 셰프는 미리 불을 피우고 육질 좋은 고기를 준비해 다른 멤버들을 기다렸다. 약속 시간이 되자 각자 정성스럽게 준비한 메뉴를 들고 셰프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도착한 이는 성한빛 바리스타와 이동담 셰프. 뒤이어 나머지 멤버들이 도착하자 재빠르게 테이블에 메뉴가 차려졌다. 파티에 빠질 수 없는 맥주까지 곁들이니 포틀럭 파티 분위기는 점점 무르익었다. 바쁜 런치 타임을 마치고 모인 터라 음식과 맥주가 더 꿀맛같이 느껴진다는 여덟 남자들.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속속들이 잘 알고 있는 사이라 서로의 음식을 더욱 맛있게 먹는 모습이었다. 먼저 먹으라며 음식을 덜어주고, 만드느라 수고했다며 어깨를 토닥여주는 손끝에서 그들의 우정과 남자들의 의리가 느껴졌다.

서로의 손맛과 정성이 모여 완성되는 포틀럭 파티
이번 포틀럭 파티는 각자 식당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로 차리기로 했다. 소년상회의 허성필·김동민 셰프가 준비한 메뉴는 쇠등심 떡갈비 스테이크, 새우 주꾸미 카수엘라, 지중해 크림파스타. ‘호주에서 워킹 왔다’라는 재미있는 부제를 갖고 있는 쇠등심 떡갈비 스테이크는 1등급 등심으로 만든 떡갈비에 파인애플 와인 절임, 매콤 상큼한 요거트드레싱, 감자튀김을 함께 곁들여 먹는 요리다. 특히 떡갈비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이라 가족 단위 캠핑이나 파티에서 충분히 활용해볼 만한 메뉴라는 게 두 셰프의 조언. 요리에 자신이 없다면 이 3가지 조합을 시판 제품으로 완성해도 그럴싸하다는 팁을 알려주었다. 새우와 주꾸미를 마늘, 올리브유와 함께 끓인 스페인 냄비 요리인 새우 주꾸미 카수엘라는 자주 접할 수 없는 음식으로 맥주, 와인 등과 잘 어울려 파티 음식으로 더욱 안성맞춤이다. 지중해 크림파스타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크림 파스타에 해물을 가득 넣어 소스가 덜 느끼하고 식감이 좋단다.

포트럭 파티의 호스트를 자처한 소년상회 허성필 셰프.

포트럭 파티의 호스트를 자처한 소년상회 허성필 셰프.

방콕 카오산로드의 키치한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타이 음식점 까올리포차나의 박근영·허효석 셰프는 이곳 대표 메뉴인 탈레팟퐁커리, 팟타이, 톰양꿍를 만들었다. 얼큰한 국물 맛이 일품인 톰양꿍은 우리나라에도 마니아층이 두터워 꽤 대중화된 태국 음식 중 하나다. 국물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정서에 잘 맞는 메뉴라는 게 두 셰프의 설명. 게, 새우, 오징어를 넣은 해산물 커리볶음인 탈레팟퐁커리는 특히 인기 만점이다. 커리소스에 밥을 곁들여 먹으면 한 끼 식사로도 든든하다. 두 셰프는 땅콩가루를 가득 뿌린 팟타이 역시 고소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으로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으니 포틀럭 파티에 단연 잘 어울리는 메뉴라며 자신 있게 추천했다. 더구나 요즘은 대형 마트에만 가도 동남아 식료품을 쉽게 구할 수 있어 어렵지 않게 도전할 수 있다는 조언도 해줬다.

소년상회의 새우 주꾸미 카수엘라, 지중해 크림파스타.

소년상회의 새우 주꾸미 카수엘라, 지중해 크림파스타.

아웃도어팩토리의 김인환·장대현 셰프는 파티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바비큐를 준비했다. 주택을 개조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아웃도어팩토리는 곳곳에 수북이 쌓인 장작더미와 낮은 캠핑 의자, 그릴이 준비돼 있어 고기 먹는 맛을 더욱 살려준다. 두 셰프가 꼼꼼하게 검수한 육질 좋은 고기에 육쌈냉면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샐러드파스타를 곁들여 먹으면 그게 또 별미란다. 고기, 새우, 소시지 또한 바비큐에서 빠질 수 없는 삼합이라는 것. 아웃도어팩토리에서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식판의 경우 여러 가지를 한 번에 담을 수 있어 공간 활용에 효율적이라며, 실제 캠핑이나 홈 파티에서 사용해볼 것을 추천했다. 멀리 나갈 여유가 없다면 베란다 혹은 거실에 캠핑 테이블을 펴기만 해도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매일 먹는 반찬과 밥도 더 맛있을 거라는 귀띔도 잊지 않았다.

떡볶이를 좋아하는 자신의 입맛을 적극 반영해 분식살롱을 연 이동담 셰프. 그는 여덟 셰프 중 가장 뒤늦게 셰프의 길로 접어든 멤버로, 친구들의 모습을 보고 자극을 받아 서른 살을 터닝 포인트로 셰프에 도전하게 됐다. 분식살롱은 분식과 술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컨셉트로 소년상회, 아웃도어팩토리, 까올리포차나, 카페 투닷이 그동안 운영하면서 터득한 노하우의 집약체라고 볼 수 있다. 메뉴 개발부터 인테리어 등 전반적인 면에서 친구들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 이동담 셰프는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떡볶이와 볶음밥을 준비했는데, 이렇게 다 같이 모인 자리에 메뉴를 선보이는 게 처음이라며 떨려했다. 전국의 떡볶이집을 순회하며 분석하고 만든 분식살롱의 국물 떡볶이는 특히 술과 잘 어울린다며 「레이디경향」 독자들에게도 늦은 밤 국물 떡볶이와 맥주를 즐겨볼 것을 적극 권했다. 채소를 큼지막하게 썰어 간장소스에 볶은 분식

1 아웃도어팩토리의 샐러드 파스타.
2 분식살롱의 국물떡볶이. 3 까올리포차나의 팟타이.

1 아웃도어팩토리의 샐러드 파스타. 2 분식살롱의 국물떡볶이. 3 까올리포차나의 팟타이.

살롱표 볶음밥은 담백한 맛으로 선배 셰프들에게 칭찬을 받기도 했다.
성한빛 바리스타는 셰프는 아니지만 카페 투닷의 인기 메뉴인 샌드위치와 과일 주스를 준비했다. 덕분에 여덟 남자들은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샌드위치로 입맛을 돋우고 신선한 재료로 만든 과일주스와 커피로 입 안을 상큼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일곱 명의 셰프 속 유일한 바리스타 성한빛씨가 이번 파티의 처음과 끝을 멋지게 장식한 셈이다.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즐기다보니 어느덧 해가 넘어가고 어스름한 저녁. 여덟 셰프들의 소박하지만 푸짐한 파티는 늦은 밤까지 계속됐다.

■진행 / 박솔잎·김자혜 기자 ■사진 / 김성구, 김정원, 안지영, 장태규(프리랜서) ■제품 협찬 / 굽네치킨(1661-9494), 동원F&B(1588-3745),빙그레(080-022-0056), 아워홈(1688-1852), 크라제 버거(1644-4555), 풀무원(080-022-0085), 하이네켄(02-2192-7600), CJ프레시안(080-850-2000) ■요리&스타일링 / 김영빈(수랏간), 김은선(어시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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