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맛있는 별미, 이탤리언식 밥 요리

김호진의 Delicious Life

(9) 맛있는 별미, 이탤리언식 밥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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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밥 한 공기가 주는 포만감은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채워준다. 밥을 먹지 않았을 때의 허전함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느낄 것이다. 전골이나 고기를 먹을 때도 마무리로 밥 한 공기를 찾는 이유다. 하지만 집에서 밥을 해 먹을 때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주부라면 늘 반찬 걱정에 시달리는데, 꼭 흰쌀밥과 반찬으로 식탁을 차려야 집밥이 완성된다는 편견을 버리자. 볶음밥이 아이가 좋아하는 최고의 별미인 것처럼 조리법을 달리하면 밥도 얼마든지 요리로 변신할 수 있다. 밥이 아닌 쌀을 재료로 하는 이탤리언 요리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집에 남은 밥 한 공기를 맛있는 이탤리언식 요리로 즐기는 비법을 공개한다.

[김호진의 Delicious Life](9) 맛있는 별미, 이탤리언식 밥 요리

[김호진의 Delicious Life](9) 맛있는 별미, 이탤리언식 밥 요리

추석보다 햅쌀이 기다려지는 이유
올해는 여느 해보다 가을이 빨리 찾아왔다. 가을이 되면 들과 밭으로 먹을 것이 넘쳐나는데, 그중에서도 가을 한철에만 맛볼 수 있는 햅쌀이 가장 기다려진다. 한국인에게 밥은 1년 내내 먹는 주식으로 수분과 영양분이 풍부한 햅쌀로 밥을 지으면 뽀얗고 차진 맛있는 밥을 맛볼 수 있다. 이 햅쌀로 만든 밥 한 공기를 된장찌개에 슥슥 비벼 먹으면 여름내 지친 몸과 마음이 회복되는 느낌이 든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라는 말처럼 몸이 허하고 기운 없을 때는 맛있는 집밥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밥의 변신은 무궁무진할 뿐 아니라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따뜻한 밥에 달걀노른자와 간장, 참기름을 넣어 비벼 먹던 추억의 별미뿐 아니라 엄마가 해주던 달짝지근한 약식은 어릴 적 나에게 최고의 간식이었다. 중국집에서 찹쌀누룽지탕을 처음 맛보았을 때 밥으로도 다양한 음식을 맛들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날것의 회와 뛰어난 맛의 조화를 자랑하는 초밥만 보더라도 밥에 어떠한 재료를 섞느냐에 따라 그 맛과 풍미는 다양해진다. 얼마 전에는 드라마 촬영 중에 처음으로 밥버거를 맛보았는데, 햄버거보다 몇 배 더 맛있어 깜짝 놀랐다. 편의점에 삼각김밥이 처음 등장했을 때 받은 신선한 충격만큼의 놀라움이라고나 할까. 점심값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요즘, 가격도 저렴하고 영양도 풍부한 밥버거는 바쁜 현대인에게 인기 식품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김호진의 Delicious Life](9) 맛있는 별미, 이탤리언식 밥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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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요즘에는 먹을 것이 워낙 다양하고 넘쳐나다 보니 밥을 먹는 횟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집 밖에서 끼니를 해결하다 보면 분식이나 스파게티, 고기 등 밥보다는 다른 걸 주로 먹게 돼 아침만큼은 밥과 찌개, 나물 등으로 차린 집밥을 챙겨 먹는다. 집에서는 흰쌀밥보다는 찹쌀, 현미, 콩 등을 넣어 잡곡밥을 지어 먹는데, 얼마 전부터 퀴노아를 넣어 밥을 짓고 있다. 남미에서 온 슈퍼 곡물로 알려진 퀴노아는 노란 좁쌀처럼 생겼는데 칼슘, 철, 칼륨, 인 등이 풍부해 아이는 물론 온 가족 건강식으로 훌륭하다.

재미있는 것은 전 세계 사람들이 쌀을 먹지만, 지역에 따라 쌀의 영양분과 식감이 다르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차진 밥을 좋아해 햅쌀로 지은 밥을 선호할 뿐 아니라 심지어 찹쌀로 밥을 해 먹기도 한다. 하지만 이웃 나라인 일본 정도만 점성이 강한 밥을 좋아할 뿐 대부분의 나라 사람들은 치아에 밥이 끈적끈적하게 달라붙는 것을 싫어하며, 밥알이 흩날릴 정도로 푸석푸석한 쌀을 좋아한다. 요즘에는 안남미나 바스마티 등 다양한 품종의 외국 쌀들이 많이 들어와 골라 먹는 재미까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일단 가을에는 신토불이 햅쌀을 맛보고, 이색 별미를 즐기고 싶을 때 품종이 다른 쌀로 요리해보는 것은 어떨까.

[김호진의 Delicious Life](9) 맛있는 별미, 이탤리언식 밥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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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의 이탤리언식 이색 밥 요리
요즘 아이들은 밥보다는 스파게티, 피자, 햄버거를 좋아한다는데, 딸아이는 아내가 식습관을 잘 들여서인지 밥과 찌개, 나물로 차린 집밥을 무척 좋아한다. 하지만 집밥은 늘 반찬 고민이 따르게 마련. 이때 집에 남은 밥이 있다면 냉장고에 있는 채소와 고기, 소시지 등을 다져 볶음밥이나 오므라이스를 해주면 반찬 고민이 금세 해결된다.

오늘은 또 무얼 먹을까 고민될 때, 볶음밥 말고 또 다른 요리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유용한 이탤리언식 밥 요리 몇 가지를 제안한다. 흔히 이탤리언 밥 요리로 리소토만 떠올리기 쉬운데, 의외로 이탈리아에도 쌀을 활용한 요리가 많다. 우리와 다르다면 샐러드나 전채 요리 등 밥을 재료로 한 요리의 종류가 다양하다는 것. 각종 채소와 해물 등을 찬밥과 함께 즐기는 라이스샐러드도 이탈리아 현지인들이 즐겨 먹는 밥 요리이며, 베네토 지방에서는 쌀과 콩으로 만드는 리지에비지라는 수프를 즐겨 먹는다.

또 시칠리아에서는 샤프론 밥에 토마토 미트소스를 한 숟가락 넣어 주먹밥처럼 뭉쳐 크로켓처럼 튀겨 먹는 아란치니를 대표 전통 음식으로 손꼽는다. 아란치니는 한 끼 식사는 물론 간식으로도 훌륭하며 김치볶음밥을 활용해 만들어도 무척 맛있다. 샤프란 대신 김치를 넣어 밥을 하고 안에 치즈를 넣어 주먹밥을 만들어 튀기는 것이 포인트. 주먹밥이 잘 뭉쳐지도록 밥은 조금 질게 짓는 것이 중요한데, 남은 밥을 활용한다면 밥을 볶을 때 물을 조금씩 부어 넣는다. 매콤한 김치와 고소한 치즈가 맛있게 어우러져 아이의 영양식뿐만 아니라 맥주 안주로도 손색없다.

[김호진의 Delicious Life](9) 맛있는 별미, 이탤리언식 밥 요리

[김호진의 Delicious Life](9) 맛있는 별미, 이탤리언식 밥 요리

달걀을 충분히 풀어 밥과 다진 채소, 베이컨, 소시지 등을 넣어 도톰하게 부치는 프리타타는 식감이 부드러워 아침 식사로 제격이다. 프리타타의 매력은 볶음밥처럼 다져 넣는 재료에 제한이 없다는 점이다. 냉장고에 있는 온갖 식재료를 넣어도 상관없다. 밥의 분량을 늘리고 고기를 다져 넣으면 한 끼 식사로 든든하게 먹을 수 있고, 달걀물의 분량을 늘리면 부담 없이 간식으로 즐기기 좋다. 프리타타는 오븐에 넣어 익혀 먹어도, 팬에 구워도 괜찮다. 팬에 구울 때는 약한 불에 은근히 오래 익혀야 바닥이 타지 않는다. 또 팬의 잔열로 인해 음식이 탈 수 있으므로 살짝 덜 익히는 요령도 기억할 것.

리소토를 색다르게 즐기고 싶다면 반으로 가른 가지나 애호박 가운데를 숟가락으로 파내고 그 안에 볶음밥을 눌러 담은 뒤 치즈를 얹어 오븐에 익혀도 좋다. 맛뿐만 아니라 보는 즐거움이 새로운데, 밥보다 고기의 분량을 많이 넣으면 손님 초대 요리로도 제격이다. 여기에 다진 김치를 넣으면 매콤함이 더해져 술안주로도 변신이 가능해진다.

김호진의 행복 요리 제안

[김호진의 Delicious Life](9) 맛있는 별미, 이탤리언식 밥 요리

[김호진의 Delicious Life](9) 맛있는 별미, 이탤리언식 밥 요리

프리타타

재료
흰밥 1공기, 달걀 3개, 베이컨 3장, 소시지 1개, 양파·당근 1/2개씩, 브로콜리 1/4송이, 당근 1/5개, 모차렐라치즈 100g, 식용유 적당량

만들기
1 브로콜리는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다음 소시지와 양파, 당근, 감자와 함께 잘게 썬다. 2 팬에 베이컨을 넣고 앞뒤로 구운 뒤 키친타월로 기름기를 뺀 다음 잘게 썬다. 3 볼에 달걀을 깨트려 넣고 충분히 푼 다음 ①의 재료와 ②의 베이컨, 밥과 모차렐라치즈를 넣고 섞는다. 4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③을 부어 약한 불에 익힌다.

김치 아란치니

재료
흰밥 2공기, 김치 300g, 에멘탈치즈 200g, 식용유 1컵, 말가루·빵가루 1/2컵씩, 달걀 1개, 설탕 1/2작은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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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기
1 김치는 물기를 꼭 짠 뒤 잘게 다져 식용유를 살짝 두른 팬에 설탕과 함께 넣어 볶는다. 2 ①의 팬에 밥을 넣고 볶는다. 3 에멘탈치즈는 깍둑썬다. 4 ②의 밥을 꼭꼭 뭉쳐 동그랗게 주먹밥을 만드는데, 가운데에 ③의 에멘탈치즈를 넣는다. 5 ④의 주먹밥에 밀가루-달걀물-빵가루 순으로 옷을 입힌 다음 180℃로 달군 식용유에 튀긴다.

애호박 가지 리소토

재료
애호박·가지 1개씩, 다진 쇠고기·김치·모차렐라치즈 200g씩, 잡곡밥 1공기, 녹말·소금·로즈메리 약간씩, 식용유 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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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기
1 애호박과 가지는 반 갈라 숟가락으로 속을 긁어낸다. 2 김치는 물기를 꼭 짠 뒤 잘게 다진다. 3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다진 쇠고기와 ②의 김치를 넣고 볶다가 잡곡밥을 넣어 볶음밥을 만든다. 4 ①의 애호박과 가지에 녹말을 뿌린 다음 ③의 볶음밥을 꾹꾹 눌러 담고 그 위에 모차렐라치즈를 뿌리고 로즈메리를 올린다. 5 ④를 220℃로 예열한 오븐에 10분간 굽는다.

■진행 / 이서연 기자 ■글·요리 / 김호진 ■사진 / 신채영(신채영스튜디오) ■장소 협찬 / 코빗(070-8804-9638) ■헤어·메이크업 / 이순철, 지미(순수 청담설레임점, 02-518-6221) ■패션 스타일리스트 / 문진아, 이나영(어시스턴트) ■푸드 스타일리스트 / 김유림(맘스웨이팅, 02-517-8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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