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미 찾아 떠난 제주 장터

김호진의 미각 여행

별미 찾아 떠난 제주 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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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제주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재래시장에 방문해보자. 맛있는 한라봉이나 천혜향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싱싱한 채소와 물오른 생선, 해산물들을 구경하는 것도 무척 재미있다. 이곳에서 장을 봐 숙소에서 요리를 해 먹는 것도 좋다. 제주 해비치 호텔&리조트의 총괄 주방장인 이재천 셰프의 안내를 받아 김호진이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을 찾았다. 셰프가 전하는 제주 토속 음식과 쉽게 따라 만들 수 있는 특별한 요리를 제안한다.

[김호진의 미각 여행]별미 찾아 떠난 제주 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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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민속오일시장을 가다
지역 불문, 요즘은 집에서 가까운 대형 마트에만 가도 전국에서 모인 제철 식재료를 손쉽게 구할 수 있다. 하지만 여행 중에 그 지역의 재래시장을 방문하면 현지 식재료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시골의 정까지 느낄 수 있다. 제주에서 유명한 재래시장으로는 제주국제공항에서 차로 10분 남짓 걸리는 제주시 민속오일시장과 동문로에 위치한 동문시장,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이 손꼽힌다. 동문시장과 매일올레시장은 수산시장이 발달해 해산물이나 회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반면, 마지막 날짜가 2와 7로 끝나는 날에만 서는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은 제주에서 생산된 채소와 과일, 수산물과 육류 등 다양한 식재료를 구경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 양식을 전공하고, 현재 제주 해비치 호텔&리조트의 총괄 주방장으로 근무 중인 이재천 셰프가 제주에서 규모가 가장 큰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으로 안내했다.

갈치는 가을이 제철이지만 제주에서는 5월부터 물오른 생물 갈치를 구입할 수 있다.

갈치는 가을이 제철이지만 제주에서는 5월부터 물오른 생물 갈치를 구입할 수 있다.

장에 들어서자 달래, 유채, 냉이, 참나물 등 다양한 봄나물을 비롯해 천혜향과 한라봉, 망고 등 과일들이 펼쳐져 있었다. 제주에 왔으면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식재료로 요리하는 것이 당연지사일 터. 우선 제주 토속 음식인 몸국을 끓이기 위해 제주에서 ‘몸’이라고 불리는 모자반을 구입했다. 덤으로 얻은 달래 한 봉지는 제주 흑돼지로만든 제육볶음에 곁들이기로 결정했다. 이어 정육점을 찾아 제육볶음을 만들 흑돼지 앞다리살과 몸국을 끓일 돼지갈비를 구입한 뒤 이 셰프와 함께 수산물이 모여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김호진의 미각 여행]별미 찾아 떠난 제주 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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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 시장에는 갓 잡은 고등어와 갈치, 옥돔을 비롯해 전복과 새우, 오징어 등이 가득했다. 이 셰프는 제주의 특별한 수산물로 이곳 방언으로 ‘딱새우’라 불리는 가시발새우를 추천했다. 서울에서 판매되는 가시발새우는 냉동 상태로 수입된 것인데 반해, 살이 통통하고 감칠맛이 강한 제주산 ‘딱새우’는 무척 신선해 날것으로 먹어도 될 뿐 아니라 찌거나 버터구이로 먹기 좋으며 국물로 우려도 맛있다고. 또 5월에는 성게와 자리돔이 한창 맛있단다.

시식용 과일과 과자 등을 맛보며 2시간 남짓 시장을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장바구니가 묵직해졌다. 시장에서 식재료를 구경하는 동안 할머니들에게 다양한 요리 팁도 얻을 수 있었는데, 이를 활용해 음식을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에 서둘러 숙소로 향했다.

이재천 셰프가 극찬한 제주산 가시발새우. 겨울이 제철이지만 제주에서는 연중 신선한 가시발새우가 잡힌다. 깨끗하게 손질된 신선한 채소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재래시장은 무척 매력적이다.

이재천 셰프가 극찬한 제주산 가시발새우. 겨울이 제철이지만 제주에서는 연중 신선한 가시발새우가 잡힌다. 깨끗하게 손질된 신선한 채소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재래시장은 무척 매력적이다.


제주의 맛을 재현하다
우리나라 최고의 관광지라 그런지 제주도의 음식 값은 다소 비싼 편이다. 비용 부담 없이 제주 토속 음식을 고루 맛보고 싶다면 재래시장에서 장을 본 뒤 숙소에서 직접 만들어 먹을 것을 권한다. 갈치를 구입해 조림을 하거나 오분자기와 전복 등 해산물을 구입해 뚝배기 요리를 만들어 먹어도 좋다. 또 많은 사람들이 제주의 별미로 흑돼지 삼겹살구이를 즐기는데, 개인적으로 기름기 많은 부위를 선호하지 않아 흑돼지 앞다리살을 이용해 제육볶음을 만들기로 했다. 제육볶음에 고추장 대신 매운맛이 덜한 두반장을 넣으면 고기 누린내가 사라질 뿐 아니라 감칠맛이 더욱 풍부해진다. 두반장을 넣은 제육볶음은 매운맛이 적어 아이들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으며, 여기에 시장에서 덤으로 얻은 달래를 곁들이면 봄의 향기를 함께 느낄 수 있다. 달래가 없다면 향긋한 미나리로 대체해도 좋다.

[김호진의 미각 여행]별미 찾아 떠난 제주 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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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사람들은 큰 잔치가 있거나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 꼭 몸국을 준비한다. 몸국은 돼지고기를 삶은 진한 육수에 제주 앞바다에서 자란 모자반을 불려 넣어 국으로 만든 제주의 대표적인 향토 음식 중 하나인데, 시원한 국물과 입 안 가득 퍼지는 바다 향이 일품이다. 푹 끓여야 깊은 맛이 나기 때문에 만드는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조리법은 간단하다. 모자반을 찬물에 비벼 씻어 불순물을 모두 제거한 뒤 먹기 편하게 잘게 썰어 물기를 꼭 짠다. 그 뒤 찬물에 돼지갈비를 넣고 푹 끓인 다음 모자반을 듬뿍 넣어 사골 육수 우리듯 오랜 시간 끓인다. 여기에 소금으로 간해 맑게 먹거나 신 김치를 다져 넣어 개운하게 즐기는 것도 좋다. 구수한 맛을 내고 싶다면 된장 한 숟가락을 풀어 넣으면 색다른 모자반 된장국(몸국)을 맛볼 수 있다.

[김호진의 미각 여행]별미 찾아 떠난 제주 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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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돼지 맥적구이와 봄나물 성게 돌솥 비빔밥 제주도 표선면에 위치한 해비치 호텔&리조트의 다이닝 레스토랑 ‘하노루’에서는 제주 지역의 식재료와 토속 음식 조리법을 이용한 전통 제주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이재천 총괄 셰프가 추천하는 흑돼지 맥적구이와 봄나물 성게 돌솥 비빔밥은 4가지 종류의 기본 반찬과 후식이 함께 제공된다. 3만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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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반 된장국

재료
모자반(몸) 500g, 돼지갈비 600g, 물 3L, 대파 1/2대, 된장 1큰술, 소금 약간

만들기
1 모자반은 찬물에 담가 불린 뒤 깨끗한 물에 여러 번 씻어 불순물을 제거한다. 2 ①의 모자반을 3cm 길이로 썬 뒤 물기를 꼭 짜고 대파는 어슷썬다. 3 돼지갈비는 찬물에 30분 정도 담가 핏물을 뺀 뒤 끓는 물에 넣고 5분 정도 익힌다. 4 ③의 돼지갈비를 찬물에 깨끗이 씻어 불순물을 제거한다. 5 냄비에 분량의 물과 ④의 돼지갈비를 넣고 1시간 정도 끓인다. 6 ⑤의 육수가 우러나면 ②의 모자반과 된장을 넣고 한소끔 더 끓인 다음 ②의 대파를 넣고 소금으로 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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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반장 제육볶음

재료
흑돼지고기(제육볶음용) 600g, 양파 1개, 대파 1/2대, 당근 1/2개, 달래 한 줌, 양념장(두반장 4큰술, 고춧가루 5큰술, 설탕·간장 2큰술씩, 다진 마늘 3큰술)

만들기
1 양파와 당근은 채썰고 대파는 어슷썬다.
2 흑돼지고기는 키친타월로 감싸 핏물을 제거한 뒤 분량의 양념장 재료와 함께 버무린다. 3 ②의 돼지고기에 ①의 채소를 넣고 한 번 더 고루 버무린 뒤 30분간 재운다.
4 달군 팬에 ③의 돼지고기를 넣고 볶는다. 5 접시에 ④의 돼지고기를 담고 달래를 5cm 길이로 썰어 곁들인다.

Tip 김호진식 제육볶음에 사용된 이금기소스 중화 두반장은 사천식 칠리소스로 대두와 고추를 주원료로 만들어 향이 일품이다. 고추 양념이 들어가는 고기 요리나 해물탕 양념, 각종 볶음 요리 등에 칼칼하고 매콤한 맛을 낼 때 사용하면 좋다. 중화 두반장 3천1백원, 이금기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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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해비치 호텔&리조트
제주의 6성급 호텔로 자연 친화적인 디자인과 다채로운 부대시설을 갖춘 종합 휴양 리조트. 최고급 시설을 자랑하는 호텔 객실을 비롯해 조리시설을 갖춘 리조트 객실에서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제주 동부 지역의 표선면에 위치한 이곳은 해변 백사장과 해안도로가 맞닿아 있으며, 성읍민속마을과 민속촌박물관, 섭지코지, 사려니숲, 비자림 등을 벗 삼아 여행하기에 좋다. 또 가족 여행객들을 위한 키즈 프로그램은 물론 실내외 수영장, 캠핑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별비치 캠프 프로그램, 스파 등 각종 서비스를 만끽할 수 있다.
위치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민속해안로 537 문의 064-780-8000

■진행 / 이서연 기자 ■사진 /신채영(신채영스튜디오) ■장소 협찬 / 해비치 호텔&리조트(064-780-8000) ■제품 협찬 / 닥스신사(02-3442-3012), 라코스테·세인트제임스 by 플랫폼(02-3446-7725), 신일산업(02-6309-7800), 이금기소스(080-433-8888), 타미힐피거(02-3447-7701), 프레드페리(02-6911-0808), 헤지스(02-546-7764) ■헤어&메이크업 / 박성미 ■패션 스타일리스트 / 류민희 ■푸드 스타일리스트 / 김가영(101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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