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진의 미각 여행] 중식 대가들과 함께한 포틀럭 파티](http://img.khan.co.kr/lady/201512/20151204165155_1_151204_kimhojin_01.jpg)
[김호진의 미각 여행] 중식 대가들과 함께한 포틀럭 파티
중식은 우리에게 참으로 익숙하다. 어릴 적 생일처럼 특별한 날 온 가족이 함께 짜장면을 먹던 기억, 졸업식 날 회전판이 있던 중국집에서 한 상 가득 푸짐하게 외식을 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래서인지 해외여행 중 익숙한 맛이 그리운데 한식당이 없을 때 그 대안으로 차이나타운을 찾는다. 짜장면 대신 탄탄멘으로, 탕수육 대신 꿔바로우로 감정의 허기를 채운다. 익숙한 불맛의 채소볶음과 뜨거운 국물은 향수병을 달래기에 제격이기 때문.
그런 중식이 최근 TV 요리 프로그램과 스타 셰프의 인기로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짜장면, 짬뽕, 탕수육으로 대변되던 배달 음식을 넘어 ‘셰프의 손에서 탄생하는 요리’로 재조명되고 있는 것. 중식은 중국 내에서도 기후, 풍토, 재료 등에 따라 다양한 맛과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그 수만 해도 6만여 가지에 이른다고 한다. 중식이 인기를 끌고 있는 건 먹으러 다니길 좋아하는 식객의 입장에선 두 손 들어 환영할 만한 일이다. 획일적인 맛의 배달 음식에서 벗어나 각 재료의 맛이 살아 있는 요리를 즐길 수 있다는 것, 셰프들의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들어간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은 큰 기쁨이다.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의 중식당 홍보각의 여경래(56) 셰프와 사석에서 만나 중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선 뒤 문득 짜장면이 진정한 중식인지 궁금해졌다. 중식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중식의 대가 여경래 셰프, 퓨전 한식 요리로 인기를 끌고 있는 김호윤(31) 셰프와 함께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미국식 중식을 선보이고 있는 최형진(37) 셰프를 찾아갔다.
“한국에서 중식은 독립적으로 발전해왔어요. 중국 음식이 기름지다는 선입견은 한국 사람들이 튀긴 음식을 좋아하기 때문에 생긴 거예요. 중국집 메뉴가 탕수육, 깐풍기 같은 튀긴 음식 위주로 구성된 것도 손님들의 입맛에 따른 거고요. 사실 중국 사람들은 찌거나 삶는 등 원재료의 맛을 최대한 살린 조리법을 가장 좋아하죠.”
여경래 셰프의 말에 따르면 짬뽕이 칼칼해진 것도 한국인의 취향 때문이란다. 원래 일본 나가사키 지방에서 노동자들이 즐겨 먹던 하얀 짬뽕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칼칼한 국물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입맛에 따라 빨갛고 맵게 변했다고 한다. 한식이 전공인 김호윤 셰프는 어려서부터 화교가 운영하는 중국집을 제 집 드나들 듯했단다. 짜장면을 비롯한 중국 음식을 가장 좋아하기도 했으며, 요리를 처음 배울 때 불을 화려하게 사용하는 중식의 매력에 푹 빠지기도 했다는 것.
“이연복 셰프님의 요리가 홈쇼핑에서 매진되고 중식당에서 짜장면과 탕수육이 아닌 다양한 요리를 시켜 먹는 게 편안해진 걸 보면 확실히 중식이 유행하고 있는 것 같아요. 가정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레시피가 개발된다면 중식이 더 발전하지 않을까요? 친숙한 것 같으면서도 사실 중국집에 가도 무슨 요리인지 몰라서 못 먹는 메뉴도 많으니까요.”
김호윤 셰프뿐 아니라 대한민국 사람들이라면 짜장면과 탕수육을 추억의 음식으로 손꼽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한국에서 100여 년간 독립적으로 발달된 중식은 이미 우리의 소울푸드인 셈이다.

1 여경래 셰프의 시그너처인 ‘불도장’은 ‘도를 닦는 스님이 냄새에 매혹돼 담장을 넘는다’라는 시에서 요리의 이름이 유래한 만큼 맛과 향이 뛰어나다. 샥스핀, 해삼, 전복, 송이버섯, 오골계 등 몸에 좋은 산해진미를 모두 담아 보양식으로 손색없다. 2 1970, 80년대 중화요리 최고 실세들의 아지트였던 중식당 ‘거목’ 출신으로 유명한 여경래 셰프. 서울 시내 유명 중식당과 특급 호텔을 두루 거치며 자리매김했고, 해외에서도 ‘중식의 100대 조리명인’, ‘국제 중국요리 마스터 셰프’ 등에 선정된 중식의 전설이다.
글로벌 레시피로 급변하고 있는 중식 트렌드
화교 출신의 요리사를 중심으로 100여 년간 이어져 내려오던 우리나라의 중식에 최근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여경래 셰프는 화교들이 중국 음식을 만들었던 것이 2세대를 지나 3세대, 4세대까지 오면서 점점 사라지고, 젊은 요리사로 세대교체가 되고 있다고 말한다. 외국에서 새로운 시스템을 들여온다거나, 한식에 더 익숙한 셰프들이 주방에 들어오면서 중식당마다 셰프의 개성이 드러나는 요리가 더욱 발달하는 중. 이런 트렌드의 선봉에 서 있는 사람이 바로 최형진 셰프다. 그는 미국의 중식 프랜차이즈인 피에프창을 통해 미국의 중식 시스템을 한국에 도입했다.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레시피를 통해 기존의 중식과는 다른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피에프창의 대표 메뉴들로 차려진 식탁. 튀김옷을 입혀 바삭한 식감을 살린 고기에 갈릭 소이소스와 칠리페퍼의 매콤한 맛을 더한 ‘파이어 갈릭 포크’, 만다린 스타일의 탕수육인 ‘스위트 크리스피 포크’는 서울에서만 맛볼 수 있다.

최형진 셰프가 추전하는 ‘몽골리안 비프’는 바삭하게 익힌 저민 쇠고기를 특제 소스로 볶은 요리로 피에프창의 베스트셀러 메뉴다. 달콤하고 짭조름한 맛으로 밥과 함께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김호윤 셰프는 한식과 중식의 가장 큰 차이점은 조리법이라고 말한다. 한식은 데치기, 볶기, 삶기와 같이 한 번에 한 가지 조리법을 쓰는 반면, 중식은 고기를 삶은 뒤 튀겨내고 다시 소스에 조리는 등 한 가지 요리에 불을 쓰는 조리법이 2가지 이상 들어간다는 것. 그는 중식의 발전을 응원한다. 중식의 발전이 한식의 발전에도 도움을 주고 더 나아가 식문화 전반에 영향을 끼치리라 믿기 때문이다. 전통 중식을 선보이는 여경래 셰프 또한 전통을 지키되 흐름에 맞춰서 변화하는 것이 중식이 살아남는 법이라 덧붙인다. 중식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다양하게 발전된 중식의 정수를 한국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아주 싼 가격의 길거리 탕면부터 고급 중식당의 값비싼 정찬까지 가까이에서 손쉽게 맛볼 수 있는 날이 곧 오길 기대한다.

1 최근 SBS플러스 ‘강호대결 중화대반점’에 수제자로 출연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최형진 셰프. 중식 경력 17년 차의 차세대 중식 리더로, 피에프창 아시아 첫 매장의 셰프로 발탁됐다. 2 한식으로 시작해 양식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김호윤 셰프는 현재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에 위치한 ‘스와니예’에서 수셰프로 일하며 현대적인 한식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김호진과 김호윤 셰프가 추천하는 중식풍 덮밥 요리
중식의 대중적인 관심으로 마트에서 쉽게 중식 소스를 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굴소스나 XO소스, 두반장 등을 구비해놓은 가정집이 늘고 있다. 채소볶음에 굴소스를 넣거나 고추장을 넣은 매콤한 요리에 두반장을 넣으면 커다란 웍이나 네모난 중식도가 없이도 간단하게 중화풍 요리를 즐길 수 있다.
겨울 제철을 맞은 굴 한 소쿠리가 있다면 중화 해선장과 굴소스를 넣어 중화풍 굴무침을 만들어보자. 보통 고춧가루와 간장, 설탕 등을 넣어 새콤하게 만드는 것과 달리 매콤 달콤한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무와 배로 아삭함을 살리고 미나리로 향긋함을 더한 뒤 밥 위에 올리면 익숙하면서도 맛있는 일품요리가 손쉽게 완성된다. 좀 더 깊은 맛의 중식을 원한다면 김호윤 셰프가 알려주는 삼겹살 잡곡덮밥에 도전해볼 것. 통삼겹살을 동파육처럼 조리고 볶은 죽순과 데친 청경채를 곁들이면 손님 접대 요리로도 손색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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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진의 미각 여행] 중식 대가들과 함께한 포틀럭 파티
재료
밥(통밀쌀·찰수수쌀 50g씩, 백미 400g, 표고버섯 4개, 물 500ml), 통삼겹살 500g, 마늘 8톨, 대파 80g, 건고추 2개, 청양고추 1/2개, 홍고추 1개, 죽순 통조림 1/2캔, 카놀라유 400ml, 소스(간장·청주 100ml씩, 물 600ml, 설탕 3큰술), 쌈장 30g, 녹말물 40ml, 청경채 1단, 식용유 적당량
만들기
1 밥 재료 중 표고버섯은 손질해 먹기 좋게 썰고 백미, 통밀쌀, 찰수수쌀을 8:1:1 비율로 준비해 표고버섯과 함께 압력밥솥에 넣고 분량의 물을 부어 밥을 짓는다.
2 홍고추는 잘게 썰고, 대파 10g은 가늘게 채썰어 얼음물에 담근다.
3 냄비에 물을 넉넉하게 부은 뒤 마늘 4톨과 건고추 1개, 대파 40g을 넣고 끓인다.
4 ③의 물이 끓으면 통삼겹살을 넣어 익힌다.
5 튀김냄비에 분량의 카놀라유를 붓고 푹 삶은 ④의 통삼겹살을 넣어 겉면이 노릇해질 정도로 튀긴 뒤 한 김 식혀 사방 0.5cm 크기로 썬다.
6 움푹한 팬에 소스 재료를 넣고 끓이다가 ⑤의 삼겹살을 넣고 약한 불에서 조린다.
7 ⑥에 쌈장을 넣어 간과 농도를 맞추고 종이포일로 뚜껑을 만들어 덮어 속까지 익힌다.
8 ⑦에 녹말물을 조금씩 부어가며 걸쭉하게 농도를 맞춘다.
9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편으로 썬 마늘 4톨과 대파 30g, 건고추 1개를 넣고 볶다가 얇게 편썬 죽순을 넣는다.
10 청경채는 끓는 물에 데친다.
11 그릇에 ①의 버섯잡곡밥과 ⑧의 삼겹살조림, ⑨의 죽순볶음, ⑩의 청경채를 얹은 뒤 ②의 홍고추와 대파를 고명으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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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진의 미각 여행] 중식 대가들과 함께한 포틀럭 파티
재료
밥 2공기, 생굴 300g, 무·배 150g씩, 미나리 50g, 당근 30g, 청양고추·홍고추 1개씩, 통깨 1/2작은술, 소금 약간, 양념장(중화 해선장·굴소스·다진 파·다진 마늘 1큰술씩, 고춧가루 3큰술, 매실청 1작은술)
만들기
1 생굴은 깨끗이 손질하고 미나리는 잎을 제거하고 깨끗이 씻어 3cm 길이로 썬다.
2 무는 곱게 채썰어 소금을 살짝 뿌려 절인 뒤 물기를 짠다.
3 배와 당근은 곱게 채썰고 청양고추와 홍고추는 어슷하게 썬다.
4 볼에 분량의 양념장 재료를 넣고 섞는다.
5 ④의 양념장에 ②의 무와 ③의 당근을 넣고 버무린 뒤 ①의 굴과 미나리, ③의 배와 청양고추, 홍고추를 넣어 살살 버무린다.
6 밥 위에 ⑤의 굴무침을 얹고 통깨를 살짝 뿌린다.
Tip 매콤 굴무침 덮밥에 사용된 프리미엄 굴소스는 신선한 굴 추출물로 만들어 독특한 향과 달콤한 맛이 가미돼 요리의 풍미를 더욱 살려준다. 볶음 요리와 조림, 무침 등 진한 맛을 낼 때 사용하기 좋다. 중화 해선장은 콩, 고구마, 향신료가 주원료로 육류를 재울 때나 각종 볶음 요리와 잘 어울리며, 쌀국수나 잡채, 비빔국수 양념에 넣으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프리미엄 굴소스 6,500원·중화 해선장 2,300원, 이금기 소스.
■기획 / 이서연 기자 ■진행 / 김윤정(프리랜서) ■사진 / 신채영(신채영스튜디오) ■장소 협찬 / 피에프창 롯데월드몰점(02-3213-4599) ■헤어&메이크업 / 이순철, 지미(순수 청담설레임점, 02-518-6221) ■패션 스타일리스트 / 김기동(케이디 컴퍼니) ■푸드 스타일리스트 / 김유림(맘스웨이팅, 02-517-8807) ■제품 협찬 / 유니클로(02-3445-3920), 이금기 소스(080-433-8888), 타임옴므(02-3444-1730), ZARA(02-3445-6165), H&M(02-515-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