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주 기자의 음식 이야기]디저트 시장의 소프트 랜딩](http://img.khan.co.kr/lady/201604/20160406111546_1_zpdlq.jpg)
[이진주 기자의 음식 이야기]디저트 시장의 소프트 랜딩
틀에 박힌 삼시 세끼에서 벗어나 디저트만의 달콤함이 주는 즐거움에 빠지는 것은 곰이 꿀을 찾는 것만큼 당연한 일이 아닐까. 디저트는 식문화 중에서도 섬세한 매력을 지닌 분야다. 다채로운 재료의 조화, 과학적인 계량의 비법, 맛의 밸런스, 디자인적인 감각까지. 균형 잡힌 디저트를 대면하는 순간 예술 작품을 보는 것 같은 경이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디저트’의 어원은 ‘테이블을 치운다’라는 뜻의 프랑스어인 ‘Desservir’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식사의 마지막 단계에서 먹는 음식으로 전체 음식의 만족도를 결정짓는 역할을 해 메인 요리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렇기에 메인 메뉴가 다소 실망스럽더라도 디저트가 훌륭하면 모든 것이 만회될 정도로 디저트의 힘은 가공할 만하다.
디저트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케이크류와 아이스크림, 파이류, 초콜릿류, 과자류 등 그 종류를 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채롭다. 우리나라의 디저트 개념인 한과의 종류만 해도 200가지가 넘고 일본의 전통 과자인 화과자 역시 지역에 따라 각기 다른 맛과 모양을 자랑한다.
글로벌 디저트 브랜드의 상륙
최근에는 해외 유명 디저트 브랜드의 진출로 국내 디저트 시장의 황금기가 열렸다. 그동안 해외에 나가서만 만날 수 있었던 유명 파티셰의 디저트를 국내에서도 맛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 가면 반드시 사 온다는 ‘라뒤레’의 마카롱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캐러멜, 초콜릿, 라즈베리, 피스타치오, 로즈 페탈, 바닐라, 베르가모트 초콜릿 등 총 9종의 마카롱을 판매하는데, 모두 프랑스에서 냉동으로 공수해와 현지에서 느꼈던 그 맛 그대로를 즐길 수 있다.
현대백화점 본점과 무역센터점에서는 프랑스 제과업계의 피카소로 불리는 파티셰 피에르 에르메의 디저트를 만나볼 수 있다. 프랑스 지방의 다양한 디저트를 세련되게 변형해 선보이는 ‘피에르 에르메’의 시그너처 메뉴인 마카롱은 프랑스 알자스 지방에서 만들어 배와 항공편으로 보내 신선하다.
일본의 천재 제과 장인 쓰지구치 히로노부가 운영하는 도쿄의 디저트 카페 ‘몽상클레르’는 예술 작품에 가까운 아름다운 케이크를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 문을 연 몽상클레르 매장에서는 1996년 프랑스 주최 SOPEXA 대회 우승작인 육각형 모양의 케이크 ‘세라비’, 남프랑스의 작은 언덕인 몽상클레르 언덕을 형상화한 ‘몽상클레르’, 하얀 알프스 모양의 ‘몽블랑’ 등 예술 작품 같은 디저트 메뉴를 만나볼 수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에 입점한 ‘위고 에 빅토르’는 미슐랭 3스타를 받은 프랑스 최고급 레스토랑 ‘기사부아’의 총괄 페이스트리 셰프 위그 푸제가 설립한 프리미엄 제과 브랜드다. 맛은 물론 천연 과일을 활용해 보석처럼 꾸민 타르트와 버터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피낭시에 등 아름다운 디저트를 경험할 수 있다.
지난해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문을 연 ‘매그놀리아’는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주인공 캐리와 친구들이 즐겨 가던 컵케이크 전문점이다. 바나나 푸딩과 레드 벨벳 등 인기 컵케이크를 현지와 똑같은 레시피로 만들어 호응을 얻고 있다. 관광객들이 줄 서서 먹는 뉴욕의 명물 맛집으로도 유명한 이곳은 국내 매장 역시 뜨거운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레스토랑 가이드북인「ZAGAT」에서 5년 연속 디저트 부문 1위로 선정된 뉴욕 케이크 전문점 ‘레이디엠’의 케이크도 디저트 메뉴로 인기다. 가벼운 페이스트리 크림을 레이어드한 20겹의 얇은 크레페를 쌓아올려 만든 바닐라 밀 크레이프는 이곳의 인기 메뉴. 뉴욕 매장과 같은 흰색 대리석 테이블을 활용한 인테리어로 여성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진행 / 이진주 기자 ■사진 / 송미성(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