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만든 호떡 또한 너에게 추억이기를
‘새미네부엌’ 요리법연구소 제공
길 걷는 걸음마다 홀리듯 멈춰 섰던 ‘겨울 간식’의 기억. 호주머니 속에 조그만 손 찔러 넣고 잰걸음으로 종종 걷다가, 두 집 건너 세 집 사이 늘어선 길거리 음식들 먹는 재미가 쏠쏠했던 어린 날의 겨울이 가끔 그립다. 주머니 속 짤랑거리는 동전을 탕진(?)하며 혓바닥이 데는 줄도 모르고, 뜨거운 국물과 진득하게 녹아 나온 설탕물을 쪽쪽거렸던 꼬맹이 시절의 추억을 되새기다가, 문득 ‘요즘 애들은 이런 걸 알까?’ 하고 같이 사는 딸내미를 쳐다보게 된다.
‘붕세권’ 되기가 참 어렵다는 요즘. 그 와중에도 기어코 가판을 찾아내서는, 2천 원에 겨우 붕어 3마리가 든 허연 종이봉투를 안아 드는데 ‘따숩지가 않고’ 마음이 헛헛하다. 우리 꼬맹이, 제 용돈으로 붕어빵 사 먹는 재미보다 금세 휘발된 용돈이 더 아쉬우면 어쩌지? 어린이의 심정을 미리 유추해 보는 동시에 작금의 물가를 걱정해 본다.
초등학교 앞에서 장사하던 할매, 아재가 만들어주던 달고나라든가, 따끈한 컵 떡볶이, 어묵 꼬치, 기름 철판에 달궈지던 호떡은 또 어떤가. 군고구마나 군밤 장수도 코너 도는 길가마다 왕왕 있었는데! 요새는 따로 마음먹고 시장에라도 오가지 않으면 이런 길거리 음식들 굳이 찾아내 정 붙이기가 참 어렵다. 대신 삼삼오오 어울려 편의점을 방앗간 삼는다는데, 이런 상황을 보고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감이 없네.
곧 초등 입학을 앞둔 아이를 보며 새삼스레 길거리 간식이 생각나는 건, 저 혼자 편의점조차 오간 적 없는 어린이이기 때문. 하굣길에 길거리 맛집(?) 들러 오는 낭만을 언제 커서 알랑가. 카드 하나로 뭐든 되는 지금의 시스템만 보고 커서, 꼬깃한 낱돈 내어 사 먹고 남은 거스름돈 챙겨 용돈 관리하던 그 시절의 낭만을 알 길이 없을 듯하다. 호떡 사 먹는 방법이라도 미리 가르쳐야 하는 건가, 그 역시 감이 없다. 아이에게 하굣길의 추억이란 어떤 것이 될까나.
‘새미네부엌’ 요리법연구소 제공
밀가루나 찹쌀 반죽에 설탕을 넣어 납작하게 구워내는 호떡. 어린 눈이었지만 주인장의 굽는 모습만 봐도 맛집을 구분할 수 있었다. 착착착 리드미컬한 소리와 함께 도톰한 반죽을 얇게 누르고, 앞뒷면 골고루 기름에 절절 튀기듯 구워 반으로 뚝 접은 후 종이컵에 담아주던 그 일련의 동작들. 보고 있노라면 주인아저씨는 호떡을 대체 얼마나 많이 구워 본 걸까 새삼 감탄했더랬다. 그야말로 길 위에서 펼치는 푸드쇼였지. 그 움직임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맛이 참 좋았다.
이쯤 생각하고 보니 아직 호떡 먹어본 적 없는 어린이를 위해 당장 만들어 줘야겠다는 생각까지 꼬리를 문다. 급하게 집에 있던 재료들로 호떡 만들기에 도전! 식빵과 설탕들, 약간의 견과류가 있으면 땡큐. 설탕이나 흑설탕, 견과류를 섞어 호떡 속 재료를 만들고 식빵 안에 넣은 채로 반을 접는다. 그다음 식빵 끝을 포크 등으로 눌러 야무지게 맞붙이면 좋다. 그리고 예열 팬에 식용유 두르고 양면을 노릇하게 구워내면 끝!
반죽하는 솜씨는 없어도 맛은 얼추 사 먹는 것과 비슷하게 달달하다. “오늘은 이거 먹고, 언젠가 밖에서 호떡 파는 곳을 발견하면 비교해 보자!” 다 익은 식빵호떡을 반 갈라 호호 불어 내주니 녹아내린 까만 설탕물부터 혓바닥에 붙이고 본다. 뜨거울 텐데? 뭐, 그것도 역시 경험인지라 만류하지 않았다.
날름날름하며 어느새 반 개 뚝딱, 한 개 뚝딱. “이것도 맛있는데 길에서 사 먹으면 더 맛있어?” 묻는 아이를 보며 그냥 웃고 말았다. 그래, 집에서 만든 첫 호떡이 맛있어서 너에게 추억이 될 수 있다면, 그냥 다 된 거지. 믹스없이 만드는 초간단 우리집표 식빵호떡! 상세레시피는 아래 새미네부엌 사이트 참고.
‘새미네부엌’ 요리법연구소 제공
✅식빵 호떡 재료
주재료 = 식빵 3장(100g), 폰타나 포도씨유 2스푼(20g),
호떡 속 재료 = 설탕 3스푼(30g), 흑설탕 1스푼(10g), 견과류 믹스 2스푼(2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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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빵 호떡’ 만들기
1. 호떡 속 재료를 볼에 넣고 섞는다(견과류가 없다면 생략해도 괜찮다).
2. 식빵(난 또는 월남쌈용 라이스페이퍼)에 준비된 호떡 속 재료를 넣고 반으로 접은 후 접힌 단면을 포크로 눌러 붙인다.
3. 예열 팬에 포도씨유를 두르고 준비한 빵을 올려 약불에서 2~3분 양면을 노릇하게 굽는다.
TIP. 아이스크림을 곁들여 먹으면 더 맛있다!
■자료 출처: 누구나 쉽고, 맛있고, 건강하게! 요리가 즐거워지는 샘표 ‘새미네부엌’ 요리법연구소(www.semie.cooking/recipe-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