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리같이 탱글하고 부드럽지만 떫은맛 도토리묵의 묘미
묵사발만큼이나 입맛 살리는 신통방통한 김밥 레시피
누구나 마음속에 품고 사는 것이 하나쯤 있다고들 하는데. 까맣게 잊고 살다가, 최근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보며 내가 품고 있던 그 하나의 마음이 뭐였는지 기억이 났다. 바로 ‘도전’을 동경하는, 나 역시 ‘도전’하고픈 그런 마음. 모든 압박, 근심, 불안을 이겨내고 매 경기에 도전하는 자세를, 이제 막 꽃다운 나이의 선수들에게 다시 배운다. 차가웠었는데 다시 뜨거워지는 2024년의 여름.
실제 날씨도 어찌나 뜨거운지, 여름휴가 때 해외에서 느꼈던 더위보다 더한 불볕더위와 한증막 습도를 매일 경험하는 한반도의 한여름. ‘처서 매직’이라도 올까 내심 기대했던 바였는데, 그 기대는 택도 없다는 듯 절절 끓는 아스팔트를 고스란히 경험한다. 그렇다면 나도 질 수 없지, 덩달아 달아오르는 마음과 결심으로 새로운 요리, ‘묵사발 김밥’에 도전!
본래 쌉싸래한 맛으로 특유의 떫은맛과 향 때문에 굳이 도토리를 묵으로까지 만들어 먹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다. 젤리같이 탱글하고 부드럽지만 떫은맛이 나는 도토리묵은 만드는 법 또한 쉽지 않은데, 덕분에 집에서 직접 만들기보다 다 된 도토리묵을 사다 먹는 경우가 훨씬 많아졌다.
무쳐서도 먹고 간장 양념해 묵에 올려 먹기도 하지만, 이 도토리묵으로 만들 수 있는 백미는 뭐니뭐니 해도 역시 ‘묵사발’ 아닐까? 묵국수로도, 묵밥으로도 불리는 묵사발은 길게 썬 묵을 데쳐 찬 육수에 넣고 김치, 오이 쫑쫑 썰어 김 가루, 깨 등과 함께 먹는 여름철 별미다. 냉국의 시원함에 말캉한 묵이 더해져 씹는 재미까지 있는 묵사발. 더 쉽게, 맛있게 먹을 방법을 고민하다가 냉큼 도전정신을 발휘해 김밥으로 말아보기로 했다. 사발 속 그 어떤 식재료든 다 맛있게 만들어주는 마법 같은 상큼 육수 없이 과연 맛난 김밥이 나올 수 있을까?
묵사발에 들어가는 재료들로 김밥을 만들려면 입속에 떠오르는 맛 계열에 대한 고민이 살짝 필요하다. 시원한 육수 대신 오이와 김치에 약간의 간을 더해 진한 맛을 덧입히고, 계란 지단을 촘촘하게 썰어 넣어 김밥 특유의 폭신한 부피감을 줘야 한다. 거기에 참기름을 끼얹어 고소한 맛을 한껏 업그레이드하면 진짜 김밥이 되고 만다!
한 입 씹어보면 새로운 듯 새롭지 않은 신선한 맛이 그득. 한 번 말아본 다음 김밥의 사이즈 조절을 위해 재료들을 넣고 빼고 마음껏 조절해 말아주기만 하면 된다. 요 신통방통한 묵사발 김밥의 상세레시피는 하단 새미네부엌 사이트 참고.
✅ ‘묵사발 김밥’ 재료
주재료 = 김 2장(4g), 묵 1/2개(100g), 오이 1/4개(50g), 김치(물기 제거) 1컵(80g), 계란지단 1개(50g), 깻잎 4장(10g), 참기름 약간
오이 양념 = 요리에센스 연두순 1/2스푼(5g), 참기름 1/2스푼(5g), 깨 약간
김치 양념 = 요리에센스 연두순 1스푼(10g), 참기름 1/2스푼(5g), 설탕 1/2스푼(5g)
✅ ‘묵사발 김밥’ 만들기
1. 오이는 길이 4~5cm, 두께 0.5cm로 채썰어요. 계란은 흰자, 노른자를 섞어 지단 1장으로 부친 후 0.5cm 두께로 채 썰어요. 김치는 0.5cm 두께로 채썰고, 묵은 길이 5cm, 두께 3cm 크기로 썰어요.
2. 묵이 충분히 잠길 만한 물을 센불로 가열해 물이 끓으면 묵을 넣고 중불에 15~20초간 데쳐요. 데친 묵은 찬물에 헹궈 겉면에 참기름을 살짝 묻혀 준비해요.
3. 오이는 오이 양념(연두순, 참기름, 깨)과 함께 무쳐요.
4. 채썰어 준비한 김치에도 양념(연두순, 참기름, 설탕)을 넣고 섞어요.
5. 준비된 김에 깻잎과 지단, 오이, 묵, 김치를 넣어서 말아요(총 김밥 2개 분량). 그다음 한입 크기로 썰어주면 완성!
■자료 출처: 누구나 쉽고, 맛있고, 건강하게! 요리가 즐거워지는 샘표 ‘새미네부엌’ 요리법연구소(www.semie.cooking/recipe-lab)
<‘새미네부엌’ 요리법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