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제주도 출장에서 아주 근사한 음식을 접했어요. 들깨꽃송이 ‘깨송이’와 흑보리쌀로 만든 유부초밥이었는데요. 알알이 입안에서 터지는 식감과 향긋한 고소함이 아주 일품이었어요. 여성농부그룹 ‘콩쥐와파치’에서 선흘 콩쥐를 맡고 있는 ‘그린씨’가 직접 만들어주신 별미였습니다. 제주 선흘의 ‘숲밭’에서 생태농업을 실천하고 있는 그린씨는 부드럽고 매끄러운 것만 먹는 이들의 입맛에 깨송이와 흑보리가 자칫 거칠게 느껴질 수 있을 거라고 했어요. 제 입에도 조금은 까슬했던 깨송이와 흑보리의 느낌은 한동안 잊고 지냈던 어떤 감각을 일깨우는 맛이었습니다. 추수철에 마주한 거대한 생명력의 기운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깨송이를 구하기 힘든 도시민이라면, 들깻가루로 충분히 가을의 ‘고소미’를 만끽할 수 있지 않을까요. 자극적인 고춧가루는 잠시 잊고 말이죠.
마침 들깨는 가을을 맞아 맛이 오른 버섯류, 찬 기운 머금은 바다가 내놓는 매생이와 굴 등과도 잘 어울리거든요.
매생이 들깨탕
재료 = 매생이 250g, 굴 20개, 느타리버섯 5개, 표고버섯 2개, 들깻가루 2큰술, 들기름 1큰술, 국간장 1작은술, 다진 마늘·소금·녹말가루 약간씩, 멸칫국물(다시마 5×5cm 2장, 말린 표고버섯 1개, 양파 1/4개, 국물용 멸치 1컵, 보리새우 1/2컵, 물 1.5L) 5컵
1 멸칫국물 재료 중 양파는 껍질째 깨끗이 씻고 나머지 멸칫국물 재료와 함께 냄비에 넣어 끓이다가 물이 끓으면 중간 불로 줄여 20분 정도 더 끓인 뒤 불을 끄고 건더기를 모두 건진다.
2 볼에 매생이를 담고 물을 부어 흔들어 씻은 뒤 젓가락으로 휘저어서 작게 뭉쳐 건진 다음 남은 매생이는 흘러내리지 않도록 아주 고운체에 받혀 건진다.
3 굴은 소금물에 흔들어 씻어 체에 밭쳐 물기를 뺀 뒤 녹말가루를 묻혀둔다.
4 느타리버섯과 표고버섯은 깨끗이 손질해 느타리버섯은 먹기 좋은 크기로 찢고 표고버섯은 편 썬다.
5 냄비에 들기름을 두르고 ④의 느타리버섯과 표고버섯, 다진 마늘을 넣어 달달 볶은 뒤 버섯에 기름이 스며들면 ①의 멸칫국물을 부어 팔팔 끓인다.
6 ⑤의 냄비에 ③의 굴을 넣고 한소끔 끓인 뒤 ②의 매생이와 들깻가루를 넣고 국간장으로 간한다. 국물이 바르르 끓어오르면 바로 불을 끄고 입맛에 따라 소금 간을 더한다.
들깨소스 순두부 닭고기냉채
재료 = 닭가슴살 100g, 오이 1/2개, 순두부 1/4개, 대파 1/4대, 거피 들깻가루·이탤리언 파슬리 잎 약간씩, 닭고기 삶을 물(물 5컵, 청주 1큰술, 소금 1작은술), 들깨소스(들깻가루 3큰술, 우유 2큰술, 생크림 1큰술, 국간장 1/2큰술, 설탕·현미식초 1/2작은술씩, 소금 1/4작은술, 다진 생강·다진 마늘 약간씩)
1 순두부는 몽글몽글한 것으로 준비해 체에 밭쳐 물기를 충분히 빼고 닭가슴살은 밀대로 가볍게 두들긴다.
2 냄비에 분량의 닭고기 삶을 물 재료를 넣고 한소끔 끓인 뒤 불을 끈다. 여기에 ①의 닭가슴살을 넣고 뚜껑을 덮어 20분 정도 삶은 뒤 식힌 다음 먹기 좋게 찢어 접시에 담아 랩이나 뚜껑을 덮어둔다.
3 오이는 껍질째 씻어 필러로 중간중간 껍질을 벗기고 얇게 어슷썬 뒤 가늘게 채썬다.
4 대파는 5cm 길이로 썬 뒤 흰 부분만 곱게 채썰어 찬물에 담가 아린 맛을 뺀 다음 건져 물기를 제거한다.
5 믹서에 분량의 들깨소스 재료를 넣고 부드러운 상태가 되도록 고루 섞는다.
6 볼에 ②의 닭가슴살과 ③의 오이를 넣고 섞은 뒤 ⑤의 들깨소스 2큰술을 넣고 가볍게 버무린다.
7 접시에 ⑤의 들깨소스를 적당량 깔고 ①의 순두부를 올린 뒤 ⑥의 닭고기 오이무침을 얹은 다음 남은 들깨소스를 골고루 뿌린다. 그 위에 ④의 대파와 이탤리언 파슬리 잎을 올린다.
들깨 도토리묵무침
재료 = 메밀면 100g, 도토리묵·양파 1/2개씩, 깻잎 5장, 상추 3장, 들깻가루 1큰술, 부추 약간, 메밀면 양념(고추장 2큰술, 설탕·식초 1과 1/2큰술씩, 통깨 약간, 참기름 적당량), 도토리묵무침 양념(간장·매실청 2큰술씩, 들깻가루·식초·들기름 1큰술씩, 고춧가루·설탕 1작은술씩, 소금 약간)
1 메밀면은 끓는 물에 펼쳐 넣고 삶은 뒤 찬물에 헹궈 물기를 꼭 짠다.
2 도토리묵은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 뒤 반으로 썰어 0.8cm 두께로 편썰고 양파는 껍질을 벗겨 곱게 채썬 뒤 찬물에 담가 매운맛을 빼고 물기를 충분히 없앤다.
3 깻잎은 물에 씻어 반으로 썰어 줄기를 썰어내고 포개어 다시 반으로 썬다. 상추는 물에 씻어 먹기 좋게 썰고 부추는 물에 씻어 끝을 정리하고 5cm 길이로 썬다.
4 볼에 분량의 도토리묵무침 양념 재료를 넣고 고루 섞는다.
5 볼에 ②와 ③을 넣고 고루 섞은 뒤 ④의 양념을 넣어 가볍게 섞어 도토리묵무침을 만든다.
6 볼에 분량의 메밀면 양념 재료를 넣고 고루 섞은 뒤 ①을 넣고 버무린 다음 그릇에 담고 들깻가루를 뿌린 뒤 ⑤의 도토리묵무침을 곁들인다.
들깨 감자 미역국
재료 = 들깨 2큰술, 미역 4g, 감자 2개, 물 4컵, 조선간장 1작은술
1 들깨는 곱게 갈고 미역은 볼에 담아 물을 적당량 넣고 불린다.
2 감자는 껍질을 벗겨 0.5cm 두께로 넓적하게 썬다.
3 냄비에 물을 붓고 ①의 미역과 ②의 감자를 넣고 20~25분 끓이다가 조선간장으로 간한 뒤 ①의 들깻가루를 넣고 한소끔 더 끓인다.
고구마순 들깨볶음
재료 = 고구마순 250g, 다진 마늘 1큰술, 송송 썬 실파 2큰술, 들기름 1큰술, 들깻가루 2큰술, 청장1작은술, 다시마 우린 물1/4컵, 소금 약간.
1 고구마순은 껍질을 모두 벗기고 소금을 약간 풀어놓은 물에 헹궈 건져서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무르게 삶아 찬물에 헹궈 건져 물기를 짠다.
2 ①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3 볼에 들깻가루와 청장 다시마 우린 물을 넣어 들깻가루의 멍울이 없도록 갠다.
4 ②에 들기름과 다진 마늘을 넣어 조물조물 무친 후에 ③의 들깨즙을 붓고 팬에 담아 중간 불에서 볶아준다.
5 고소한 들깨의 맛이 고구마순에 스며들어 맛이 나면 약한 불로 줄인 후에 송송 썬 실파를 뿌려 버무린 뒤 소금으로 간을 맞춰 그릇에 담고 남은 들깨즙을 부어서 상에 낸다.
들깨크림 버섯리소토
재료 = 표고버섯 6개, 새송이버섯 2개, 밥 3공기, 양파 1/2개, 우유 5컵, 생크림 2컵, 들깻가루 12큰술, 들기름 4큰술, 그라나파다노치즈 20g,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1 표고버섯은 슬라이스하고 새송이버섯은 반달 모양으로 썰고 양파는 잘게 다진다.
2 달군 팬에 들기름을 두르고 ①의 채소를 넣어 볶다가 노릇해지면 밥을 넣고 섞은 뒤 우유, 생크림, 들깻가루, 소금, 후춧가루를 넣어 농도가 걸쭉하게 될 때까지 끓인다.
3 그릇에 ②를 담고 그라나파다노치즈를 치즈 그레이터로 갈아 뿌린다.
들깨소스 해초무침
재료 = 모둠 해초(염장) 150g, 양파 1/4개, 들깨 소스(볶은 들깨 2큰술, 플레인 요구르트 1/2통, 레몬즙 2큰술, 꿀 1과 1/2큰술, 소금·흰 후춧가루 약간씩)
1 해초는 찬물에 담가 염분을 제거한다.
2 양파는 가늘게 채썬다.
3 들깨는 곱게 간 뒤 나머지 재료를 섞어 들깨 소스를 만든다.
4 해초와 양파를 접시에 담고 소스를 뿌려 낸다.
고춧잎 들깨볶음
재료 = 말린 고춧잎50g, 들기름 1큰술, 식용유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다진 파 2큰술, 국간장 1큰술, 들깻가루 1큰술, 소금 약간, 쌀뜨물 2컵
1 말린 고춧잎을 찬물에 여러 번 헹군다. 쌀뜨물을 끓여 헹군 고춧잎을 넣고 살짝 데친 후에 그 쌀뜨물에 1시간 정도 담가두어 아린 맛을 우린다.
2 아린 맛이 없어진 고춧잎을 볼에 담고 다진 파와 마늘 국간장을 넣어서 조물조물 무친다.
3 팬에 들기름과 식용유를 동량으로 넣어 지글지글 끓어오르면 ②의 고춧잎을 넣어서 볶는다.
4 ③의 고춧잎이 부드럽게 볶아지면 들깻가루를 넣고 모자라는 간을 소금으로 맞춰 버무려 꺼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