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주한 연말연시의 풍성한 홈파티 메뉴로 추천
스토리 가득한 이름과 건강까지 챙길 수 있어 제격
홈파티에는 꼭 양식 요리를 해야 한다는 법칙이라도 있는 것처럼, 생각나는 맛이란 온통 외국물 먹은 것들뿐. 그럴싸한 홈파티를 위한 메뉴들이 머릿속에 팝업처럼 떠오르리니, 빨갛고 하얀 맛들, 묵직한 구운 고기의 맛들이 맴맴맴 돈다. 한데 요새 대부분의 약속이 고기로 시작해 고기로 끝나는 와중인지라 불현듯 달큰한 채소들이 끌리는 오늘의 ‘집밥’은 라따뚜이가 정답.
그 유명한 애니메이션 덕분에 요리 좀 좋아한다는 사람이면 라따뚜이를 모르는 경우가 없더라. 어릴 땐 왜 하필 ‘쥐’가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인지 몰랐는데, 라따뚜이가 ‘휘젓고 다니는 쥐’를 뜻하는 영어권의 속어이기도 하단 것을 최근에서야 알게 되었다. 물론 그 언어적 연결고리를 알지 못했어도 재밌기는 매한가지였지만. 또 하나, 라따뚜이가 우리나라로 치면 ‘김치찌개’ 같은 가정식 느낌이 물씬 나는 요리였다는 걸. 그땐 알지 못했어도 ‘집밥’이 주는 그리움이란 만국의 공통어라는 것을.
프랑스 남부의 전통 가정식 라따뚜이는 동그란 채소들을 동그랗게 썰어 동그랗게 올려 쌓은 다음 올리브오일과 토마토소스를 동그랗게(?) 넣고 진득하게 익힌 채소요리다. 만들면서도 예쁘고, 보기에도 예쁘고, 먹기에도 예쁜 요리 라따뚜이를 해보면서 처음 알게 된 사실이 있는데, 고기가 익어갈 때 풍기는 냄새보다 더 좋은 냄새가 난다는 것. 채소가 익는 냄새가 이렇게나 좋다는 것을 알려준 요리다. 달달하고 뭉근한 물 냄새가 공기 중에 둥둥 떠다니는데, “너무 맛있겠다” 소리가 절로 나온다. 아, 채소를 좀 먹어줘야 하는 나의 몸이 반응하는 것일지도.
오븐이나 에프나 전자레인지에서 땡 하고 나오면 그 좋았던 냄새보다 더 좋은 비주얼이 뚝딱. 켜켜이 쌓을 때 봤던 쌩쌩한 알록달록이와는 다르게, 잔뜩 뭉그러진 모습조차 이쁘게 모여 꽃처럼 펼쳐진 모양새가 감탄을 자아낸다. 냄새도 모양도 합격. 근데 맛까지 있을까? 걱정할 필요조차 없는 라따뚜이의 맛, ‘풍성하다’는 말 외에는 표현할 방법이 없다.
서로를 끈끈이 안은 식이섬유들 사이사이, 물기 어린 채소의 풍미가 각각의 향과 함께 씹을 때마다 터지는데, 열을 받아 더 맛있어진 토마토소스가 비어있던 감칠맛까지 잡아준다. 토마토, 애호박, 가지 같은 동그라미들을 입에 한꺼번에 넣으면 머릿속에 괘종이 울린다. 맛 역시 동그라미, 바로 ‘합격’을 드리고 말지.
손님 초대 요리로도 좋고, 우리 집 식구들 배 채우기에도 좋은, 모두가 해피한 요리. 큰 수고로움과 번거로움 없이 모두의 머릿속에 합격 동그라미를 그리는 ‘라따뚜이’! 상세레시피는 아래 새미네부엌 사이트 참고.
✅ ‘라따뚜이’ 재료
주재료 = 토마토 1개(100g), 애호박 1/6개(50g), 가지 1/2개(50g), 노란 파프리카 1개(50g), 올리브오일 2스푼(20g)
부재료 = 양파 1/4개(50g), 다진 마늘 1스푼(10g)
양념 = 폰타나 나폴리 뽀모도로 토마토 파스타소스 2봉 혹은 3/4병(300g)
✅ ‘라따뚜이’ 만들기
1. 애호박, 가지는 0.2cm 두께로 얇게 원형으로 썰고, 토마토, 양파, 씨를 제거한 파프리카는 반달 모양으로 얇게 썰어요.
2. 원형으로 썰고 남은 채소들도 작게 깍둑 썰어 준비해요.
3.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른 후 슬라이스한 양파와 다진 마늘을 넣어 2분간 중불에서 볶고, ②의 채소를 넣어 2분 정도 더 볶아요.
4. 채소를 볶고 있는 팬에 토마토 파스타소스를 넣어 약불에서 5~10분간 끓여준 후 큰 볼에 옮겨 핸드믹서로 곱게 갈아요.
5. 내열용 팬 또는 그릇에 소스를 깔고 손질한 토마토와 가지, 애호박, 파프리카를 순서대로 켜켜이 겹쳐 담고 175도로 예열된 오븐(에어 프라이어)에서 10~15분간 노릇하게 구워주면 완성!
■자료 출처: 누구나 쉽고, 맛있고, 건강하게! 요리가 즐거워지는 샘표 ‘새미네부엌’ 요리법연구소(www.semie.cooking/recipe-lab)
<‘새미네부엌’ 요리법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