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크대 배수구로 흘러간 기름 한 컵이 수백만 원짜리 수리비로 돌아올 수 있다. 번거롭더라도 올바른 기름 처리법을 지키는 것이 가장 경제적인 예방책이다. 픽셀즈
프라이팬의 뜨거운 기름이나 남은 기름기. 가볍게 싱크대에 버리는 경우가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절대 피해야 할 습관이라고 경고한다. 기름은 일시적으로는 액체지만, 배관 속에서는 끈적이고 단단한 덩어리로 굳어 막대한 배관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그럼 남은 기름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기름이나 식용유, 고기에서 나온 지방 등은 조리 후 뜨거운 상태에선 물처럼 흘러가지만, 배관 속에 들어가 식으면서 젤리처럼 끈적이고 단단한 형태로 굳는다. 게다가 굳은 기름은 마치 ‘배관 속 파리 끈끈이’처럼 다른 찌꺼기들을 계속 붙잡아 배관을 막아 설상가상이 되어버린다.
배관이 막히면 싱크대 배수 불량뿐 아니라, 음식물 분쇄기, 식기세척기, 욕실 배수구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음식물 분쇄기와 식기세척기가 나란히 설치된 구조에선 기계 고장의 원인이 되기 쉽다. 프라이팬에 남은 기름은 식힌 후 종이타월로 닦아 음식물 쓰레기와 함께 버린다. 그리고 세제를 충분히 뿌려 뜨거운 물로 헹궈 배관에 남았을지도 모르는 기름을 제거해준다. 튀김 등 많은 양의 기름이 남았다면 우유팩 등에 담아 굳힌 후 일반쓰리게로 처리하는 것도 좋다.
기름 이외에도 싱크대에 버리면 ‘막힘 유발’을 일으키는 음식이 있다. 밥알은 물을 흡수해 부풀면서 몇 시간 안에 배관을 막을 수 있다. 커피 찌꺼기는 모래처럼 바닥에 쌓여 오랜 시간 축적되면 큰 막힘으로 이어진다. 라면 같은 면 종류도 끈적이고 잘 엉켜붙어 배수관을 막을 수 있다. 과일 껍질도 배수구 벽에 들러붙기 쉬워 작은 조각이라도 놓치지 않고 싱크대에서 걸러주는 것이 좋다.
그럼에도 이미 배수관에 기름을 부었다면? 지하 배관은 대부분 차가운 환경이기에 기름이 굳기 전에 뜨거운 물을 10~15초 흘려보낸다. 주방세제를 배수구에 붓고 다시 뜨거운 물로 헹군다. 물이 천천히 내려가거나 역류한다면 즉시 전문 배관 업체에 점검을 의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