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혀 먹는 것보다 생으로 먹어야 더 건강한 채소 7가지.
채소도 먹는 방법이 있다. 일부 채소는 오히려 생으로 먹을 때 더 많은 영양소와 항산화 물질을 섭취할 수 있다. 실제로 생채소 섭취가 정신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도 있다. 영양학자들이 추천한 생으로 먹을 때 더 건강한 채소 7가지다.
1. 파프리카
파프리카는 비타민C가 풍부한 대표적인 채소다. 하지만 비타민C는 열에 약하고 수용성이기 때문에 조리 과정에서 쉽게 파괴된다. 특히 고온에서 오래 익힐수록 손실이 크다. 생으로 먹으면 하루 권장량을 넘는 비타민C를 반 컵 분량만으로도 섭취할 수 있다. 추천 섭취법은 스트립으로 썰어 후무스에 찍어 먹거나, 샌드위치와 곡물볼에 넣어 식감과 색감을 더해보자.
2. 브로콜리
브로콜리에는 항암 성분인 설포라판(sulforaphane)이 들어 있으며, 이 성분은 생으로 먹을 때 더욱 효과적으로 흡수된다. 2008년에 발표된 무작위 배정 교차 연구에서는, 성인 남성 8명이 하루 200 g의 으깬 브로콜리를 생 또는 가열(전자레인지) 방식으로 섭취한 뒤, 혈액과 소변에서 설포라판 농도를 비교했다. 생 브로콜리 섭취 시 설포라판 생체이용률(bioavailability)은 37%였던 반면, 익힌 브로콜리는 3.4%에 불과했다.설포라판은 마이로시나아제라는 효소의 작용으로 생성되는데, 이 효소 역시 열에 약해 조리 시 손실된다. 브로콜리 꽃송이를 생으로 잘라 샐러드에 넣거나, 줄기를 채 썰어 슬로(coleslaw)로 즐겨보자.
3. 마늘
마늘의 알리신은 강력한 항염, 항산화 성분이다. 다만 알리신은 마늘을 으깨거나 자를 때 생성되며, 60도 이상에서 가열하면 쉽게 파괴된다. 추천 섭취법은 마늘을 갈아 올리브오일과 레몬즙에 섞어 드레싱으로 활용하거나, 빵에 살짝 문질러 아보카도, 토마토와 함께 먹는 것도 좋다. 간단히 담는 여름 반찬 마늘짱아찌도 좋다.
4. 비트
비트는 베타라인이라는 강력한 항산화 물질과 함께 혈류 개선에 도움을 주는 질산염이 풍부하다. 이 성분들은 열을 가하면 쉽게 줄어든다. 추천 섭취법은 비트를 얇게 썰어 샐러드에 넣거나, 사과·당근과 함께 채 썰어 슬로로 먹는 방법이 있다. 스무디에 넣어도 좋다.
5. 당근
당근은 생으로 먹을 때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혈당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베타카로틴은 익혔을 때 체내 흡수율이 높아지므로, 생과 익힘을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다. 채 썬 당근을 샐러드에 넣거나, 당근즙 드레싱으로 활용해보자.
6. 오이
오이는 95%가 수분으로 이뤄져 있어 수분 보충에 탁월하며, 비타민K, 칼륨, 항염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조리할 필요가 없고 그대로 썰어먹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요리에 활용 가능하다. 슬라이스해 샌드위치에 넣거나, 홈메이드 요거트 딥(차지키)에 활용해보자.
7. 양배추
양배추는 위 건강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U와 해독 작용을 하는 글루코시놀레이트가 풍부하다. 열을 가하면 항산화 성분이 줄어들 수 있어 생으로 먹는 것이 더 낫다. 얇게 채 썰어 소금에 절인 뒤 레몬즙이나 발사믹 식초로 무치면 맛있는 샐러드가 된다.
생채소는 풍부한 영양소와 식이섬유를 제공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잘 맞는 것은 아니다. 아래와 같은 경우에는 생채소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다.
소화 기능이 약한 사람: 생채소는 섬유질이 많아 위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평소 속이 자주 더부룩하거나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사람은 데치거나 살짝 익혀 먹는 편이 낫다.
과민성 대장증후군(IBS) 환자: 생채소에 포함된 특정 섬유질(예: 불용성 섬유)은 장을 자극해 복통이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브로콜리, 양배추, 마늘, 양파류는 FODMAP 함량이 높아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면역력이 낮은 사람: 항암치료 중이거나 면역 억제제를 복용 중인 경우, 생채소에 존재할 수 있는 박테리아나 기생충 감염 위험을 피하기 위해 익혀서 먹는 것이 안전하다.
만성 질환이 있거나 임산부: 일부 생채소는 특정 약물과 상호작용하거나 위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예컨대 비트의 질산염은 혈압약과 상호작용할 수 있으며, 잎채소의 비타민 K는 항응고제와 충돌할 수 있다.
생채소는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개인의 체질과 건강 상태를 고려해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에는 소량부터 시작하고, 몸의 반응을 살펴보며 섭취량과 조리 방법을 조절하자.
※생채소 섭취를 우려하는 독자의 의견을 반영해 7월 7일 오후 5시 관련 주의사항을 추가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