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입맛에는 기름기 적은 소고기가 맛있는데, 어쩐지 귀한 분에게 한턱낼 때에는 ‘투뿔한우’를 사야 할 것만 같다. ‘마블링’이 아름다운 고기가 곧 성의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블링이 없는 고기는 질기고 질이 낮다는 개념이 도입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 2004년 1++가 한우 등급 체계에 추가되면서다.
“소비자가 좋아하는 정도라면 큰 문제가 아닌데, 한우 등급을 나누는 기준이 마블링, 즉 근내 지방도인 것은 문제다. 쇠고기에 마블링이라는 개념이 개입한 것은 1927년 미국에서다. 남아도는 옥수수를 소에게 먹이면서 풀만 먹이던 때와 달리 지방이 쌓이게 됐다. 축산업자들이 마블링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맛있다고 홍보하고, 정부 관계자에게 로비를 벌여 쇠고기에 가장 높은 ‘프라임’ 등급을 매기게 했다(<음식과 요리> 중). 마블링을 ‘고급 쇠고기’의 대명사로 만든 것은 일본이다. 이 기준이 한국으로 그대로 들어왔다.
마블링의 득세는 2등급 이하의 쇠고기를 질기고 맛없는 고기로 낙인찍었다. 1등급 이상의 쇠고기는 마블링을 만들기 위해 지방이 많이 생기는 방식으로 키운 소에서 나온다. 지방이 흩어져 있으면 1++등급, 뭉쳐있으면 3등급이다. 연한 소고기를 먹기 위해 비싼 돈을 주고 마블링 쇠고기를 사 먹어야 할까? 지방 맛 대신 시간의 맛을 보면 된다. 바로 숙성이다.”
- 서적 <아는 만큼 맛있다> 중에서
■김진영은
1995년부터 지금까지 식품MD로 활동하고 있는 식재료전문가. 전국의 제철 산지와 시장을 돌아본 경험을 살려 <오는 날이 장날입니다><가는 날이 제철입니다><제철 맞은 장날입니다>등을 썼으며 최근 음식과 식재료에 대한 고정관념과 잘못된 상식을 제대로 알리고자 <아는 만큼 맛있다>(따비)를 펴냈다. 식재료 큐레이션 몰 ‘여행자의 식탁’을 운영하고 있다.
1995년부터 지금까지 식품MD로 활동하고 있는 식재료전문가. 전국의 제철 산지와 시장을 돌아본 경험을 살려 <오는 날이 장날입니다><가는 날이 제철입니다><제철 맞은 장날입니다>등을 썼으며 최근 음식과 식재료에 대한 고정관념과 잘못된 상식을 제대로 알리고자 <아는 만큼 맛있다>(따비)를 펴냈다. 식재료 큐레이션 몰 ‘여행자의 식탁’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