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에 넣어둔 음식도 안심할 수 없으며, 밥·샐러드·덜 익힌 고기 등은 이틀 안에 먹는 것이 안전하다. 픽셀즈
냉장고에 넣어두면 음식이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냉장 보관은 세균 증식을 늦출 뿐 완전히 멈추게 하지는 못한다. 일부 미생물은 낮은 온도에서도 살아남거나 천천히 증식할 수 있다.
문제는 멀쩡해 보이는 음식도 시간이 지나면 식중독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보관 상태가 좋지 않거나 고위험 식품의 경우 냉장고에 넣어뒀더라도 안심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일부 음식은 48시간이 지나면 과감히 버리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 덜 익힌 고기와 생선회
미디엄 레어 스테이크나 덜 익힌 햄버거 패티, 참치회 등은 일반적으로 조리된 음식보다 식중독 위험이 높다. 충분히 가열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대장균, 살모넬라균, 리스테리아균 등이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 번 먹고 남긴 음식은 냉장 보관 중에도 세균이 증식할 가능성이 있다. 재가열하더라도 이미 생성된 독소는 제거되지 않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잘라 놓은 샐러드와 채소
채소는 안전한 식품으로 여겨지지만 의외로 식중독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식품군이다. 특히 양상추, 로메인, 어린잎채소 등은 대장균이나 살모넬라균 오염 사례가 꾸준히 보고된다.
채소를 자르면 식물 조직에서 수분과 영양분이 나오면서 세균이 증식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진다. 드레싱까지 뿌린 샐러드라면 보관 기간은 더욱 짧아진다.
냉장고에 넣어두었더라도 이틀 이상 지난 샐러드는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 밥과 면 요리
남은 밥이나 볶음밥, 파스타는 생각보다 식중독 위험이 높은 음식이다. 대표적인 원인은 바실루스 세레우스(Bacillus cereus)라는 세균이다.
이 세균은 포자를 형성하기 때문에 밥을 지을 때도 완전히 제거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밥을 상온에 오래 두면 포자가 활성화되면서 독소를 만들어 구토와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갓 지은 밥을 큰 냄비째 식히기보다 소분해 빠르게 냉장 혹은 냉동 보관할 것을 권한다.
■ 대용량으로 만든 국·찌개·소스
한 번에 많이 끓인 국, 찌개, 카레, 육수, 토마토소스도 주의가 필요하다. 큰 냄비 상태로 식히면 중심부 온도가 오랫동안 높게 유지되면서 세균이 증식하기 쉽다.
특히 여름철에는 상온에서 식히는 과정만으로도 식중독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얕은 용기에 나눠 담거나 얼음물에 담가 빠르게 식힌 뒤 냉장 보관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 냉장고를 믿기 전에 확인해야 할 것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전문가들은 냉장고 내부 온도를 0~5도 정도로 유지할 것을 권장한다. 냉장고 문 쪽보다 안쪽 선반에 음식을 보관하는 것이 온도 변화가 적다.
또한 생고기와 바로 먹을 수 있는 반찬은 반드시 분리 보관해야 한다. 생고기에서 흘러나온 육즙이 다른 음식에 닿으면 교차오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은 음식은 밀폐용기에 담아 보관하고, 냉동한 음식은 실온이 아닌 냉장실에서 천천히 해동하는 것이 안전하다.
■ 애매하면 버리는 것이 정답
식중독균은 냄새나 색깔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여도 이미 세균이나 독소가 증식했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먹어도 될지 고민되는 음식이라면 버리는 편이 안전하다”고 강조한다. 냉장고는 음식을 영원히 보관하는 공간이 아니라 잠시 안전하게 보관하는 공간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