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의 쓴맛은 상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쿠쿠르비타신이라는 천연 성분 때문이다. pexels
아삭한 식감, 시원한 단맛을 기대하고 한입 베어 문 오이가 유난히 쓰게 느껴져 당황한 경험이 있다. 같은 봉지에서 꺼낸 오이인데도 어떤 것은 달고, 어떤 것은 입안이 얼얼할 정도로 쓴맛이 나기도 한다. 산행 후 생으로 먹으려고 샀던 오이는 결국 빨갛고 매운 양념 듬뿍 묻은 오이소박이가 됐다. 쓴맛 나는 오이, 그냥 먹어도 괜찮은 걸까.
오이의 쓴맛은 상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쿠쿠르비타신이라는 천연 성분 때문이다. 이는 오이와 호박, 멜론 같은 박과 식물이 해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드는 물질이다. 평소에는 줄기와 잎에 많이 존재하지만, 재배 과정에서 더위나 가뭄, 수분 부족 등 스트레스를 받으면 열매에도 많이 축적될 수 있다. 그렇다면 쓴 오이는 어떻게 구별하고, 이미 샀다면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을까.
쓴맛 성분은 오이 전체에 고르게 퍼져 있는 것이 아니다. 특히 꼭지 쪽과 껍질 바로 아래에 많이 모이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오이가 약간 쓰다면 꼭지 부분을 2~3㎝ 정도 넉넉하게 잘라내고 껍질을 벗기면 쓴맛이 상당히 줄어든다. 씨를 제거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살짝 쓴 오이라면 소금으로 맛을 살려보자
쓴맛이 심하지 않다면 소금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얇게 썬 오이에 소금을 살짝 뿌려 10~15분 정도 절인 뒤 물기를 꼭 짜면 쓴맛이 어느 정도 완화되고 식감도 더 아삭해진다. 오이무침이나 냉국을 만들 때 활용하기 좋은 방법이다.
피클로 만들어도 된다. 식초와 설탕을 함께 사용하는 피클은 산미와 단맛이 쓴맛을 어느 정도 상쇄해 준다. 요거트 드레싱이나 레몬즙, 딜이나 민트 같은 허브와 함께 먹는 것도 쓴맛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오이를 라임즙이나 식초에 잠시 재우거나 허브를 곁들이면 한층 상큼하게 즐길 수 있다.
다만 입안이 얼얼할 정도로 유난히 심한 쓴맛이 난다면 억지로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쿠쿠르비타신은 아주 많은 양을 섭취하면 메스꺼움이나 구토, 복통, 설사 등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경우에는 조리로도 쓴맛이 완전히 없어지지 않으므로 폐기하는 것이 안전하다.
그렇다면 살 때부터 쓴 오이를 피하는 방법이 있을까. 사실 오이는 겉모습만으로 쓴맛을 완벽하게 구별하기는 어렵다. 농촌진흥청도 오이의 쓴맛은 먹어보기 전에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대신 단단하고 묵직하며 색이 고르고, 굵기가 일정한 것을 고르는 것이 신선한 오이를 선택하는 기본 요령이다. 지나치게 노랗게 변했거나 물러진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