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시작이다. 1월 초 개봉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개봉 일주일 만에 관객 백만을 돌파하며 2008년 한국 영화 부활의 문을 활짝 열었다. 2월에도 이 여세를 몰아갈 수 있을까. 바야흐로 2월, 민족 최대 명절인 설날은 추석과 함께 극장가 최대의 ‘대목’이다. 일찌감치 관객 맞을 준비를 마치고 2월까지 개봉을 기다린 영화들이 한두 편이 아니니 어떤 영화에 점수판을 들어줄지 꼼꼼히 살펴보자.
현실의 자신과 가장 닮은 듯한 다진을 연기하며 그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편안함을 느꼈다고 하니 눈여겨보자. 윤계상은 데뷔작인 ‘발레교습소’ 이후 다시 한번 스크린을 공략한다. 그동안의 작품이 배우의 옷을 입기 위한 시도들이었다면 ‘6년째 연애 중’은 굳이 ‘배우 윤계상’을 따지지 않아도 될 만큼 그에게 어울린다. 어쩌면 제일 자연스러운 옷을 입었는지도 모르겠다. 두 청춘 배우의 활약이 극장에서 빛을 발할지 2월 5일을 기다려보자.
신현준이 가슴 뭉클한 휴먼 드라마로 돌아왔다. ‘마지막 선물’은 세상이 버린 무기수의 생애 가장 소중한 사랑을 담은 영화다. 조직의 명령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무기수가 된 태주(신현준 분). 그에게 오랜 친구이자 형사인 영우(허준호 분)가 찾아와 자기 딸에게 간이식을 해달라고 요청한다. 그러나 딸 영우로 인해 10일간의 귀휴(장기복역수에게 주어지는 짧은 휴가)를 받은 태주는 친구의 부탁과는 상관없이 탈출만을 시도하는데…. ‘마지막 선물’은 오래전 친구였던 두 남자가 딸을 살리기 위해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한동안 코믹한 이미지로 관객을 만났던 신현준이 구정 극장가를 찾은 가족들의 눈물샘을 어떻게 자극할지 기대된다. 개봉은 2월 5일.
톰 행크스와 줄리아 로버츠가 영화 ‘찰리 윌슨의 전쟁’에서 만났다. 텍사스 출신으로 독신인 하원의원 찰리 윌슨(톰 행크스 분)은 타고난 매력남으로 언제 어디서나 스캔들에 휩싸이지만 특유의 재치 있는 유머로 끊임없이 대중의 사랑과 지지를 받는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TV를 통해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대한 미국의 미온적 태도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 후 그의 인생은 180도 달라진다. 여기에 부유한 로비스트이자 섹시한 사교계의 명사 조앤 헤링(줄리아 로버츠 분)과 5% 부족하지만 정의감에 불타는 스파이 거스트 아브라코토스(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분)까지 합세해 아프가니스탄에 무기 공급을 실행에 옮기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코믹하게 그렸다. 2월 6일 개봉이다.
2007년 칸 영화제 감독상에 빛나는 줄리앙 슈나벨 감독의 영화 ‘잠수종과 나비’가 2월 한국 개봉을 앞두고 있다. ‘잠수종과 나비’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뇌졸중으로 전신이 마비되었지만 왼쪽 눈꺼풀의 움직임만으로 세상과 소통하며 기적을 만들어낸 한 남자의 이야기. 1997년 사망한 프랑스의 패션 전문지 ‘엘르’의 편집장이었던 ‘쟝 도미니크 보비’의 실제 이야기로 책 ‘잠수복과 나비’가 그 원작이다.
‘엘’의 편집장이자 두 아이의 아빠인 보비가 출세 가도를 달리던 중 ‘감금 증후군(locked-in syndrome)’으로 온몸이 마비되며 겪는 좌절과 기적의 이야기를 담담하면서도 유쾌하게 담아냈다. 한쪽 눈꺼풀을 깜빡여 세상과 소통하는 새로운 방식을 배우는 보비. 기억과 상상으로 자유를 향해 날아가는 그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 수작이니 놓치지 마시길. 매티유 아멜라, 엠마누엘 자이그너 주연, 2월 14일 개봉.
new Movie
‘아서 스파이더위크’의 저택으로 이사 온 그레이스가의 삼남매. 자레드(프레디 하이모어 분)는 절대 열어보지 말라는 경고와 함께 봉인된 비밀의 책을 발견한다.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책장을 펼치게 된 그날부터 삼남매는 무언가로부터 끊임없이 공격을 받게 되는데….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프레디 하이모어가 1인 2역을 했다. 사라 볼거, 프레디 하이모어 주연, 2월 14일 개봉.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사막에서 사냥을 즐기던 모스(조쉬 브롤린 분)가 총격전이 벌어진 듯한 현장에서 유일한 생존자를 외면한 채 떠나가다 240만 달러의 거액이 든 돈 가방을 가져오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돈 가방을 찾는 살인마 안토 시거(하비에르 바르뎀 분)와 이 사건을 추적하는 늙은 보안관 벨(토미 리 존슨 분)이 가세해 숨 막히는 추격전이 벌어진다. 하비에르 바르뎀, 토미리 존슨 주연, 2월 21일 개봉.
주노
16세 여고생 주노는 따분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친구인 블리커와 섹스를 하게 된다. 이를 통해 주노가 얻게 된 것은 예상치 못한 임신. 이제 주노와 죽마고우 레아는 아기의 부모가 되어줄 최고의 입양 가능 부자 커플을 찾아 나선다. 예상치 못한 임신을 경험하게 된 소녀의 코믹 성장 드라마. 엘렌 페이지, 마이클 세라, 제니퍼 가너 주연, 2월 21일 개봉.
추격자
보도방을 운영하는 전직 형사 중호는 최근 데리고 있던 여자들이 잇달아 사라지는 일이 발생하자 조금 전 나간 미진을 불러낸 손님의 전화번호와 사라진 여자들이 마지막으로 통화한 번호가 일치함을 알아낸다. 하지만 미진마저 연락이 두절되고, 추격 끝에 붙잡힌 용의자는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놓는데…. 김윤석, 하정우, 서영희 주연, 2월 14일 개봉.
1940년대 일제 치하 경성. 조선에 주둔한 이래 일본 군부는 신라 천 년의 상징이라 불리던 석굴암 본존불상의 미간백호상 이마에 박혀 있던 ‘동방의 빛’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경성 최고의 사기꾼인 봉구(박용우 분)와 재즈가수 춘자(이보영 분)도 ‘동방의 빛’을 차지하기 위해 각각 야심찬 작전을 시작한다. 박용우, 이보영 주연, 1월 31일 개봉.
화성 아이, 지구 아빠
아내를 잃은 슬픔에 빠져 있던 SF 소설가 데이빗 고든(존 쿠삭 분)은 아내가 죽기 전 함께 약속했던 여섯 살 사내아이를 입양한다. 자신이 화성인이라 주장하는 데니스(보비 콜맨 분)와 조심스런 첫 만남. 초보 아빠 데이빗은 당황스럽지 않을 수 없는데…
존 쿠삭, 보비 콜맨 주연, 2월 14일 개봉.
브릭
탄탄한 연출과 신선한 시도로 선댄스를 열광시킨 라이언 존슨 감독의 데뷔작. 살해당한 여자친구가 남긴 의문의 단서들을 추적해나가면서 점차 감춰진 진실을 밝혀내는 브렌든의 추리 게임을 흥미롭고 긴박하게 그린 웰 메이드 미스터리 추리극이다. 할리우드가 주목하는 연기파 조셉 고든 레빗이 차가운 매력남 브렌든으로 완벽 변신에 성공했다. 조셉 고든 레빗 주연, 1월 31일 개봉.
빨간 풍선
파리에 살며 중국 정통 인형극을 제작, 연기하는 전문직 여성 수잔(줄리엣 비노쉬 분)은 일곱 살짜리 아들 시몽을 둔 이혼녀. 일에 있어서는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그녀지만 집안일이나 이웃 간에 벌어지는 일상다반사에는 마냥 서투르기만 하다. 어느 날 이들 모녀에게 중국 유학생 송팡이 새로운 베이비시터로 오면서 특별한 사건이 벌어진다. 줄리엣 비노쉬, 송팡 주연, 2월 6일 개봉.
■담당 / 노정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