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일자 빌보드 싱글 차트에 이변이 일어났다. 한국계 주축으로 구성된 힙합 그룹의 노래 ‘Like a G6’가 10위에 오른 것. 다음주인 10월 9일자에는 6위로 껑충 올라섰고 10월 30일에는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이들 힙합 그룹 파 이스트 무브먼트를 소개한다.
그룹 이름부터 당당하게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낸 파 이스트 무브먼트(Far East Movement). 2명의 재미교포인 제이 스플리프(정재원)와 프로그레스(노지환)가 주축이 된 그룹이다. 4명은 LA의 고등학교에 다닐 때 만났다. 수업을 마치고 주차장 등에서 프리 스타일 랩을 하며 지내던 그들은 2001년부터 엠시스 어나노머스(Emcee’s Anonymous)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지금의 이름을 얻은 것은 2003년도이다. LA의 코리아타운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그들은 2006년 영화 ‘패스트&퓨리어스: 도쿄 드리프트’의 OST에 참여해 유명세를 타게 됐다. 이후에도 꾸준히 믹스 테이프를 발표하고 미국 전역에서 공연을 하며 활동 영역을 넓혀가던 그들은 2010년 유니버설 뮤직 산하의 레이블(레이디 가가 소속)인 ‘체리트리/인터스코프’와 계약을 맺게 된다. 이후 레이디가가의 ‘더 몬스터 볼 투어’를 함께 다니며 인지도를 넓혀갔다. 그리고 드디어 신곡 ‘Like a G6’로 아시아계 그룹으로는 특히 한국계로는 최초로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기록하게 된 것이다.
특히 한국계 멤버인 제이 스플리프와 프로그레스는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것은 물론 인터뷰를 통해 한국 음식만 먹는다고 말할 정도로 한국 문화에 친숙하고 관심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 앨범 「Free Wired」
그들의 첫 싱글 곡 ‘Like a G6’가 수록된 앨범이다. 클랩 비트와 신시사이저, 베이스 정도의 최소한의 소스만으로 만들어 심플하면서도 공간감이 느껴지는 비트의 신나고 세련된 일렉트로 합 넘버다. 제목의 ‘G6’는 자가용 비행기를 뜻하는 말로 파티를 즐기기 위해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여행 다니는 것을 비유했다. 또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에 파 이스트 무브먼트의 주 활동 무대였던 코리아타운의 한국 음식점 모습과 소주를 마시는 장면 등을 담아 많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또 다른 수록곡인 ‘Girl’s on the Dance Floor’는 MTV ‘베스트 댄스 크루 시즌 4’의 결승전과 드라마 ‘CSI: Miami’ 등에 사용되며 그룹의 인지도를 높여준 고급스럽고 강한 업 템포 넘버다. 앨범 대부분의 곡이 일렉트로닉 계열로 중독적인 사운드가 특징이다.
「Merry Christmas 2 You」
머라이어 캐리가 16년 만에 캐럴 음반을 발매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한여름에 들어도 화이트 크리스마스로 만드는 로맨틱한 마력을 지녔다. 역사상 가장 많이 판매된 크리스마스 앨범이란 기록은 괜히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보다. 경쾌한 첫 싱글곡인 ‘Oh Santa!’에서부터 감성 캐럴 ‘When Christmas Comes’ 등 4곡의 신곡, 그리고 이 노래만 있으면 남자친구 없는 크리스마스라도 외롭지 않을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의 뉴 버전 등 13곡이 수록됐다.
2 밥 딜런
「The Witmark Demos: 1962-1964」
살아 있는 음악사 밥 딜런의 초기를 느낄 수 있는 음반이 출시됐다. 데뷔 후 최초로 계약한 레이블에서 스스로 녹음한 47곡을 모은 앨범으로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15곡의 레코딩과 초기 명곡의 원형을 만날 수 있다. 초기 명곡들은 저작권 등록을 위한 간이 녹음이라 여러 차례에 걸쳐 간단하게 어쿠스틱 기타와 하모니카, 피아노를 사용해 녹음했다. 앨범에는 수록된 앨범들을 녹음할 당시 밥 딜런의 모습이 담긴 희귀 사진이 수록된 부클릿이 포함됐다.
3 수잔 보일 「The Gift」
다듬어지지 않아 더 순수한 그녀의 목소리가 다시 우리를 찾아온다. 수잔 보일의 두 번째 앨범이 발매됐다. 시즌을 겨냥한 크리스마스 앨범이다. 크리스마스 앨범을 내는 것이 그녀의 소원 중 하나였다고 하니 수잔 보일의 또 한 가지 소원이 이뤄진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크리스마스 클래식 ‘The First Noel’,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불렀다. 또 팝 리메이크곡인 ‘Don’t Dream It’s Over’,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루 리드 원곡인 ‘Perfect Day’ 등이 수록됐다.
4 NE-YO 「Libra Scale」
니요의 새 앨범은 한 영웅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같은 컨셉트 앨범이다. 수록곡들의 뮤직비디오로 한 편의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을 난폭한 악당으로 만들어버린 데 대한 죄책감에 괴로워하며 술을 마시는 니요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영웅 니요와 그의 연인이자 악당 다이아몬드 아이의 이야기가 한 앨범 안에서 펼쳐진다.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공상과학소설, 만화책, 애니메이션의 영향과 우상으로 여겼던 마이클 잭슨의 ‘Thriller’, ‘Moonwalker’, ‘Bad’ 등의 뮤직비디오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고 한다. 그의 감미로운 목소리는 여전하다.
5 비안 「Song, My Eternal Love」
버클리와 맨해튼 음대를 졸업하고 보스턴과 뉴욕에서 공연 활동을 하고 있는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비안(Vian)이 세 번째 앨범을 냈다. 오프닝 곡인 ‘I Miss You’는 그리움의 정서를 담담한 피아노 터치로 그렸다. ‘Song of Saudade’는 슬픈 선율이 찬바람처럼 마음을 쓸어내린다. 전체적으로 전작에 비해 좀 더 풍성해진 멜로디와 리듬이 강조된 앨범이다. 대중성도 충분히 갖췄다. 노련함이 느껴진다. 녹음부터 마스터링에 이르기까지 모든 작업을 뉴욕에서 진행했고 켄드릭 스콧, 비센트 아처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이 앨범에 참여했다.
6 아웃사이더 「주인공(Hero)」
1초에 21음절. 속사포 랩퍼로 유명한 아웃사이더의 세 번째 앨범이 발매됐다. 2009년 6월 무관심뿐이던 신예 힙합 뮤지션에서 전 온라인 음원 차트 석권과 함께 앨범 판매량 1위에 올라 가요계를 놀라게 했던 그다. ‘주인공’이란 앨범 타이틀은 자신의 뜻대로 돌아가지 않는 힘든 삶이지만 그 안에서 꿈을 위해 살아내는 우리 모두가 삶의 주인공이란 메시지를 담고 있다. 가수 박미경, 밴드피아의 보컬 옥요한, 여성 보컬 웨일 등과 콜라보 작업을 했다. 속사포 랩과 절절한 가사는 이번 앨범에서도 빛을 발한다. 이번 3집, 그의 군입대 전 마지막 앨범이란다.
공연 기념 앨범 「VIVA ELVIS」
지난해 말 12월 16일 라스베이거스의 대박 쇼 ‘태양의 서커스’에서 일곱 번째 작품으로 엘비스의 음악과 삶을 그린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원곡을 토대로 구성한 ‘Viva Elvis’라는 작품이다. 그의 오리지널 레코닝을 살리기 위해 유명 프로듀서들의 1만7천여 개 엘비스 녹음 샘플과 모든 앨범, 라이브를 조사한 후 노래들을 한 앨범으로 새롭게 재구성했다. ‘That’s all Right’, ‘Love Me Tender’, ‘Can’t Help Falling in Love’, ‘Burning Love’ 등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는 대표곡들이 들어 있다. 또 하나의 매력은 표면에 내건 12곡이 아니라 각 곡의 연결 부분이나 곡 중간에 또 다른 곡을 삽입하는 등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게 한다. 엘비스가 TV 쇼에 출연해 말한 멘트를 붙이기도 하는 등 그에 대한 추억의 단상을 대거 동원했다.
■담당 / 이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