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통해 내일을 꿈꾸게 하는 문화유산해설사

아줌마 유망 분야

과거를 통해 내일을 꿈꾸게 하는 문화유산해설사

자신만의 일을 갖고자 하는 여성은 많지만, 사실 기회는 흔치 않다. 특히 가사와 육아에 전념하던 주부가 다시 사회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험난한 관문을 통과해야만 한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주부’라서, ‘아줌마’라서, ‘엄마’라서 좀 더 잘할 수 있는 일들이 있을 것이다. 「레이디경향」은 매달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과 함께 이러한 일들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이달에는 문화유산해설사에 대해 직접 배워보며 꼼꼼히 살펴봤다.

[아줌마 유망 분야]과거를 통해 내일을 꿈꾸게 하는 문화유산해설사

[아줌마 유망 분야]과거를 통해 내일을 꿈꾸게 하는 문화유산해설사

문화유산해설사란
역사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어느 역사 학자가 말했듯 ‘역사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며,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는 바로 ‘과거’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또 과거와 오늘을 들여다보는 것은 미래의 ‘나’를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평소 우리는 역사를 그저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들을 외운다거나 아이들과 유적지를 갈 때 상기시켜보는 것 정도로 여기며 살아간다. 하지만 지나간 시간이 남겨놓은 흔적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오늘날 우리네 삶의 모습과 많은 부분 맞닿아 있음을 깨닫게 된다. 과거를 돌아보며 오늘을 살아갈 해답을 얻고, 더 나아가 내일을 꿈꿀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역사를 바로 안다는 것은 지금의 ‘나’와 ‘사회’, 그리고 내일의 ‘나’와 ‘사회’를 위한 첫걸음인 셈이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를 올바로 알리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고 보람된 일이라 할 수 있겠다.

‘아줌마 유망 분야’ 시리즈에서 세 번째로 소개할 분야는 우리의 문화유산과 역사를 이해하고 이를 알리는 역할을 수행하는 문화유산해설사다. 흔히 문화유산해설사를 단순하게 관광지나 유적지를 소개하는 사람 정도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문화유산해설사가 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지식과 식견을 갖춰야 하는 것은 기본, 깊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시대를 재해석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또 자신만의 철학을 갖고 바른 교육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

문화유산해설사로 가는 길을 열어줄 오늘의 지도 선생님은 20여 년 동안 현장에서 경험을 쌓아온 임찬웅 문화유산해설사다. 현재 국학연구소 연구원이자 국립민속박물관 전통문화지도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서울특별시 여성능력개발원에서 문화해설사 양성반 강의를 맡고 있다. 어린이 역사 체험과 답사 여행 전문 강사로도 활약 중이다. 기자가 체험을 위해 찾은 날에는 창덕궁을 답사하며 조선 궁궐의 역사를 배우는 현장 교육이 진행됐다.

문화유산해설사의 길
현장에서의 역사 체험 교육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짐에 따라 문화유산해설사의 역할 또한 점차 주목받고 있다. 문화유산해설사는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제대로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우선 정확하고 폭넓은 지식을 전달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본인 스스로 올바른 전달자로서 자격을 갖출 필요가 있다. 사실 반만 년의 세월 동안 축적된 문화유산은 어느 한 부분 짧은 시간 동안 습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꾸준한 노력을 통해 이를 이해하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박물관, 개발원과 같은 여러 교육 기관에서 이 과정을 수료할 수 있는데, 각자의 관심 분야에 따라 다양한 기회를 통해 내실을 기할 수 있다.

[아줌마 유망 분야]과거를 통해 내일을 꿈꾸게 하는 문화유산해설사

[아줌마 유망 분야]과거를 통해 내일을 꿈꾸게 하는 문화유산해설사

일주일에 한 번 세 시간씩, 9개월 동안 진행되는 여성능력개발원의 문화해설사&체험 강사 양성 과정은 기초반과 심화반으로 나뉘어 있다. 문화유산에 대한 내용을 전반적으로 다루는 기초반은 가장 먼저 ‘역사를 왜 배워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고민해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문화유산을 아는 것이 나와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 우리 문화란 무엇인지 등의 주제를 다루며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기초를 다진다. 이어 전통정원, 왕릉, 궁궐, 민속신앙, 고분, 전통건축, 도자기, 기록문화유산, 세계문화유산, 선사시대 유물 등 세부적인 분야를 탐구하게 된다. 격주로 강의와 현장 답사를 병행하기 때문에 살아 있는 역사·문화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사상적인 바탕, 환경적 요인까지 두루 살피면서 문화유산에 대한 넓은 안목을 기르도록 한다.

심화반의 경우 문화유산 각각에 담긴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현장에서 효율적으로 내용을 전달하기 위한 방법도 배울 수 있다. 선사시대에서부터 고조선, 신화에서 설화로, 광개토대왕비와 고구려, 신라금관에 담긴 역사, 의자왕과 백제, 백제와 일본, 성덕대왕신종과 통일신라, 외세의 침략을 막아낸 고려, 무신정권과 몽고항쟁, 성리학, 임진왜란, 당쟁, 흥선대원군과 명성황후까지 시대별 역사의 포인트를 다루게 된다.

따로 시험을 치르거나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담이 덜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욱 완벽한 준비가 필요하다. 한 번의 과정 이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반복, 심화의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실제 현장에서 문화유산해설사로 활동하는 이들도 꾸준히 배움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궁궐 전문 문화유산해설사, 건축 전문 문화유산해설사 등 각자의 관심과 전문성을 살려 세분화되는 추세라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현장 활동가들은 입을 모아 조언한다.

문화유산해설사의 미래
문화유산해설사의 전망은 매우 밝은 편이다. 일정 기간 이상 전문적인 교육을 받았다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다. 먼저 고궁, 종묘, 성곽, 왕릉 등 주요 유적지에 배치되어 방문객과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해설을 담당할 수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 청소년단체, 기업체, 문화센터 등에서도 문화유산해설사를 필요로 한다. 최근 부쩍 늘어난 어린이 체험학습이나 역사교실 강사로 일할 수도 있으며, 방과후학교 교사나 박물관 큐레이터로 활동하기도 한다. 본인이 직접 체험학습 업체를 설립하는 이들도 많다.

무엇보다 경험이 중시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어느 정도 경력을 쌓았는지’와 ‘현장에서 수요자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는지’가 중요하다. 능력을 인정받는 만큼 일할 기회도 주어지기 때문에 경험과 경력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좋다. 수입도 그와 비례하는 것은 물론이다. 문화유산해설사의 좋은 점 중 하나가 바로 정년이 없다는 것인데, 오히려 연차가 쌓일수록 경험과 연륜이 더해져 커리어에 더욱 유리하게 작용한다. 경력 단절 여성과 중·장년층이 의욕적으로 도전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또 본인이 일정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어서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주말에 일이 몰리는 경우가 많다는 점은 염두에 둘 것.

현장에서 활동하는 문화유산해설사들을 살펴보면 같은 내용이라 하더라도 조리 있게 핵심을 전달하는 능력이 돋보이는 이들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특성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또 그저 암기를 위한 역사적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와 역사관에 대한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자로서 본인의 확고한 교육철학과 신념을 확립하도록 한다. 자신이 습득한 지식을 전달하는 데 급급해서는 훌륭한 문화유산해설사로 인정받을 수 없다. 듣는 이들이 우리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현재를 되돌아보며 미래까지 내다볼 수 있도록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줄 때, 비로소 진정한 문화유산해설사라로 설 수 있을 것이다.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이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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