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유망 분야]떡의 화려한 변신을 이끌 떡케이크 전문가](http://img.khan.co.kr/lady/201109/20110906160240_1_ddeuk_cook1.jpg)
[아줌마 유망 분야]떡의 화려한 변신을 이끌 떡케이크 전문가
설이 다가오면 한 김 쪄낸 쌀을 꾹꾹 눌러 넣어 뽑아 먹던 가래떡, 아이의 건강과 장수를 빌며 정성을 다해 만든 수수팥떡, 추수를 끝내고 수확한 햇곡식으로 만들어 먹던 가을 떡, 결혼을 앞두고 귀한 마음을 담아 사돈댁에 보내는 이바지떡….
예로부터 우리네 삶의 중요한 순간에는 항상 떡이 빠지지 않았다. 흥겨운 날에도 슬픈 날에도, 그리고 명절이나 기념일에도, 우리는 다양한 종류의 떡을 즐겨왔다. 때에 따라 각기 다른 의미를 지닌 떡을 만들어 사람들과 나눠 먹으며 마음을 나누고 살아왔다. 그만큼 떡은 우리에게 친숙하고 의미 있는 음식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떡은 명절이나 집안 행사와 같이 특별한 날에나 해 먹는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머리 희끗한 어르신들이나 좋아하는 ‘옛날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따라다녔던 것도 사실이다. 햄버거나 샌드위치처럼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음식이 넘쳐나고 다양한 종류의 먹을거리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점차 떡을 찾는 이들도 줄어들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대표 먹을거리였던 떡이 그저 ‘전통 음식’으로만 남을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패스트푸드, 정크푸드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고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웰빙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다시 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우리 땅에서 나는 좋은 재료를 사용하며 영양학적으로도 우수하다는 점이 높게 평가되면서부터다. 여기에 맛은 물론 모양까지 고려한 떡의 변신으로 젊은 층에게도 크게 어필하고 있다. 좀 더 다양한 이들의 입맛을 고려한 퓨전형 떡,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소포장 떡, 특별한 날에 어울릴 만한 새로운 형태의 떡까지, 떡의 끊임없는 진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아줌마 유망 분야]떡의 화려한 변신을 이끌 떡케이크 전문가](http://img.khan.co.kr/lady/201109/20110906160240_2_ddeuk_cook2.jpg)
[아줌마 유망 분야]떡의 화려한 변신을 이끌 떡케이크 전문가
떡케이크 전문가는 우리나라 전통떡에 대한 이론과 실기를 바탕으로 다양한 형태의 떡케이크를 제작할 수 있는 이들을 말한다. 반드시 떡케이크로 범위를 한정짓지 않더라도 전통떡을 수요자의 요구에 맞게 재해석해 상품화하는 역할까지를 포함한다. 간식이나 식사 대용 떡, 간소한 선물용 떡, 떡 샌드위치와 떡 도시락 등을 만들기도 한다.
떡케이크 전문가의 길
떡케이크 전문가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관련 이론과 기술을 습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교육이 이루어지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서울시서부여성발전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는 전통떡&떡케이크 수업을 찾았다. 한국전통음식연구소의 전통 혼례음식 및 떡·한과 전문가 과정을 수료하고 오랜 시간 전통 음식연구가로 강의를 해온 김인숙 강사가 수업을 담당하고 있다.
매주 금요일에 세 시간씩, 12주 동안 진행되는 전통떡&떡케이크 과정에서는 가장 많이 다뤄지는 기본 전통떡을 중심으로 이를 응용한 방법을 배우게 된다. 단호박케이크, 대추케이크와 같이 가장 보편적인 떡케이크 외에도 백설기, 송편, 증편, 인절미, 찹쌀떡, 팥시루떡 등을 만들며 ‘찌는 떡’, ‘빚는 떡’, ‘치는 떡’ 만드는 법을 골고루 익힌다. 또 다양한 식재료를 혼합해 만드는 퓨전형 떡 만들기와 천연 식품으로 화려하면서도 정갈한 멋을 내는 연습도 함께 이루어진다.
기자가 체험을 위해 찾은 날에는 바쁜 직장인들의 아침식사 대용이나 아이들 간식으로 간단히 준비할 수 있는 소포장 떡과 건강을 고려한 담백한 맛의 떡케이크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찜통에서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자 구수한 냄새가 강의실 안을 가득 메웠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인절미를 꺼내 숭덩숭덩 썰어 고운 빛깔의 고물을 듬뿍 묻히고, 뭉게뭉게 촉촉함을 머금은 케이크 모양 시루떡 위에는 대추와 잣을 올려 장식했다. 금세 먹기 아까울 정도로 예쁜 떡과 떡케이크가 탄생했다.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이나 과정을 살펴봤을 때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쉽고 간단해 즐겁게 배울 수 있었다.
떡케이크 전문가 과정은 이처럼 기본적인 전통떡 제작 방법을 습득하는 것만으로도 성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준비해야 할 재료나 도구도 많지 않다.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조리기구만으로도 충분히 맛있는 떡과 떡케이크를 만들어낼 수 있다. 또 쌀을 비롯해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재료 준비에 드는 수고와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수강생들의 연령대는 20대 초반부터 70대까지 무척이나 다양하다. 최근 들어 현대적인 맛과 세련된 분위기의 카페형 떡집이나 프랜차이즈 떡집이 늘어나면서 전망을 내다본 젊은 층들의 참여가 많아지고 있다. 조리와 관련된 일을 해본 경험이 있는 이들도 있지만 대체로 평범한 주부가 대부분이다. 또 당장 창업이나 취직에는 뜻이 없지만 자녀에게 건강한 간식을 만들어주고 싶다거나 가족이 좋아하는 맛있는 떡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하게 됐다는 수강생들도 있었다.
강의를 담당한 김인숙 강사는 우리 전통 음식의 명맥을 이어간다는 측면에서도 떡케이크 전문가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때는 빵이나 케이크에 밀려 내리막길을 걷던 떡이 오늘날 다시 사랑받게 된 이유도 밀가루, 설탕, 버터, 인공색소와 같은 재료가 아닌 우리 땅에서 나는 쌀, 콩, 팥, 고구마, 호박 등을 사용해 가장 한국적인 방법으로 만들어낸다는 점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아줌마 유망 분야]떡의 화려한 변신을 이끌 떡케이크 전문가](http://img.khan.co.kr/lady/201109/20110906160240_3_ddeuk_cook3.jpg)
[아줌마 유망 분야]떡의 화려한 변신을 이끌 떡케이크 전문가
떡의 종류는 무궁무진한 만큼 떡케이크 전문가에게는 끊임없는 연구와 시도가 요구된다. 창조적이면서도 건강에 도움이 되는 떡을 만들어내기 위한 지속적인 레시피 개발은 필수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떡케이크 전문가의 사회 진출 전망은 무척 밝은 편이다. 개인 가게 혹은 프랜차이즈 창업을 하거나 관련 업체에 취업할 수도 있고, 학교 CA(클럽활동)나 문화센터 등에서 강의를 맡기도 한다. 특정 조직에 속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일할 수 있으며 자유롭게 시간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정을 돌봐야 하는 여성들도 어려움 없이 시작해볼 수 있다.
서부여성발전센터 교육생 모집 서울시 양천구 신월동에 위치한 서부여성발전센터에서는 2011년 4분기(제50기) 교육생을 모집하고 있다.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자 하는 여성들을 위한 다양한 취미 및 전문 교육이 이루어지며 나아가 교육 수료 후 적합한 일자리를 찾아주는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서부여성발전센터의 교육은 단순한 문화 강좌에 그치지 않고 주부들을 위한 맞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 동안 진행되는 4분기 교육 과정 수강을 원한다면 홈페이지 회원 가입 후 인터넷으로 접수하면 된다. 접수 시작일은 9월 6일이며, 선착순으로 수강이 가능하다. 문의 02-2607-8791~3, http://seobu.seoulwomen.or.kr |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이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