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 즐거웠던 그해 여름

추억 속 즐거웠던 그해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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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더워지는 여름, 불쾌지수가 높아질수록 기분은 점점 다운된다. 지금 당장은 짜증나지만 지나고 보면 또 별것도 아니다. 지난여름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는가? 덥고 짜증났던 날보단 휴가지에서의 즐거웠던 일들이 먼저일 것이다. 7월호에서는 지난 추억을 회상하며 불쾌지수를 낮춰줄 수 있는 그림을 감상해보자.

추억 속 즐거웠던 그해 여름

추억 속 즐거웠던 그해 여름

「Landscape with Memories」 송인헌/Oil on Canvas/ 20M호
송인헌 작가는 지난날을 생각하며 자신의 주관과 내면의 세계를 반영한 ‘추억이 있는 풍경’을 그려냈다. 그리스를 여행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지중해의 짙푸른 바다와 강렬한 태양을 마음에 담아왔다. 그리고 캔버스에 그리스에 대한 기억과 추억을 쏟아냈다. 그리스를 가보지 않은 감상자도 이 그림을 보면 평화로운 그리스 해변 풍경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또 작가가 느낀 여행에 대한 기억을 전달받는 느낌이다. 높은 언덕 위에 지어진 밝게 빛나는 새하얀 집과 그에 대비되는 짙푸른 바다…. 바다는 세상의 모든 걱정거리를 삼켜버린 듯 고요하고 평화롭다. 이 작품을 보고 있으면 푸르게 빛나는 바다에, 또 내가 가지고 있는 추억에 풍덩 빠지고 싶은 느낌이 들 것이다.

추억 속 즐거웠던 그해 여름

추억 속 즐거웠던 그해 여름

「A’s Room」 이경복/Urethane Paint on Canvas/97x130.3cm
이경복 작가는 타인의 물건들을 수집하고 그려냄으로써 개개인의 정체성을 모색한다. 이 작품에서는 모딜리아니의 작품이 프린트된 책, 거대한 빌딩 사진이 있는 책, 어릴 적 사진, 여권,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이 보인다.
이 수집품을 통해 수집가의 정체성에 대해 예상해볼 수 있다. 그는 여행가일까? 여행을 다니며 자신의 흔적을 책을 구입함으로써 남기는 수집가일 수도 있다. 이처럼 그림을 감상하다 보면 나의 수집품(컬렉션)으로 생각이 뻗친다. 다른 이에게는 쓸모 없어 보여도 나에게는 소중한 물건이 있다. 컬렉션은 추억을 대신하는 매개체가 될 수도 있다. 휴가를 떠나 덥다고 투덜거리기보다, 사진으로 기억을 대신하는 것보다 기억을 더 빛나게 해줄 작은 수집품을 챙겨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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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ng in Misty Rain 05」
이규홍/유리,거울.알루미늄/Laminated Blown Glass, Glass Pigment Painted/90x60x1.5cm
여러 유리 기법들을 복합적이면서 절제력 있게 사용해 표현한 이 작품은 단순하지만 순수한 느낌을 준다. 일정한 볼륨감을 가진 형태를 통해 공기, 물 등 부피감 있는 자연물의 빛과 아름다움을 담았다. 작품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빗방울이 똑똑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처럼 느껴진다. 도시에서 내리는 오염된 빗방울이 아닌 깊은 숲 속의 싱그러운 풀잎에 맺히는 이슬 같다. 절제된 표현미 속에서 느껴지는 순수함은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 무더위에 지친 사람들에게 짜증과 걱정을 잠시나마 잊게 해줄 것이다.

추억 속 즐거웠던 그해 여름

추억 속 즐거웠던 그해 여름

「Youngduk」
민준기/Mixed Media on Canvas, Hanji/41x41cm
민준기 작가는 사진을 통해 기억의 일부분을 떠올리고 그것을 캔버스 위에 담아낸다. 조각난 한지를 사용해 은은한 색채감을 표현하고 구김을 통해 안개가 낀 듯 먹먹한 느낌을 남겼다. 마치 지나가버린 희미한 기억을 재생시키는 것처럼 말이다.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파란 하늘, 만져질 듯 하얀 구름, 그 아래 바람의 힘을 벗 삼아 돌아가는 바람개비를 닮은 풍력발전기까지 모두 감성적으로 다가온다. 직접 바람개비를 만들어 바람을 느껴보고, 구름만 봐도 재미를 느꼈던 기억이 감상자를 잠시 어린 시절로 데려다줄 것만 같은 작품이다.

추억 속 즐거웠던 그해 여름

추억 속 즐거웠던 그해 여름

「The Moment of Dancing」 함영훈/Acrylic on Canvas/130x162cm
함영훈 작가는 픽토그램(그림과 전보의 합성어로 사물이나 행동 등을 상징화된 그림으로 나타낸 그림문자)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린다. 간결하면서도 그 속에서 감성을 읽어낼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이 작품은 빗방울을 연상시키는 모양을 띠고 있다. 내리는 비를 맞으면서도 즐거웠던 어린 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맞았던 그때 그 비, 슬픈 마음을 대신해 내려주던 비 등 사람들은 누구나 비에 대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이처럼 누구에게나 특별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빗방울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은 장마로 인해 습하고 짜증나는 기분을 색다르게 전환시켜줄 것이다.

추억 속 즐거웠던 그해 여름

추억 속 즐거웠던 그해 여름

행복을 주는 그림을 소개해준 갤러리 팔레 드 서울은…
‘서울의 궁’이라는 의미로 경복궁 근처 서촌 통의동에 위치하고 있다. ‘2010 경인년, 한국 미술의 중심을 열다’ 展으로 한국 현대미술계에 첫발을 내딛었으며, 다수의 전시를 통해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국내외의 역량 있는 작가들의 전시뿐만 아니라 신진 작가를 발굴하는 실험적인 전시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모던하게 연출된 전시장 곳곳의 창과 문을 통해 고즈넉한 통의동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갤러리 자체로도 하나의 작품이 된다.

■진행 / 이채영(객원기자) ■사진 제공 / 갤러리 팔레 드 서울(02-730-7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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