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가을,  당신을 위한 베스트셀러

2013년 가을, 당신을 위한 베스트셀러

깊어가는 가을, 책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올 한 해 대중과 평단을 달군 베스트셀러와 소문난 독서가들에게 물어물어 찾아낸 좋은 책들을 꼽아봤다. 아직 읽어보지 않았어도 괜찮다. 긴긴 가을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으니.

2013년 가을,  당신을 위한 베스트셀러

2013년 가을, 당신을 위한 베스트셀러

28
작가 정유정이 2년 3개월 만에 선보인 그녀의 세 번째 장편소설은 전작 「7년의 밤」에 이어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불볕’이라는 뜻의 도시 ‘화양’에서 펼쳐지는 28일간의 이야기. 치명적인 전염병에 휩싸인 도시는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의 생존을 향한 처절한 갈망과 극한의 드라마가 펼쳐지는 무대가 된다. 치밀한 서사와 숨 쉴 틈 없는 문장들로 거침없이 독자들을 빨아들이는 작품이다. 한 번 책을 펼치면 좀처럼 책장을 덮기가 힘들 정도로 리얼리티와 긴박감이 살아 있다.
정유정 / 은행나무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아마 올 상반기 가장 화제가 됐던 책이 아닌가 싶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3년 만에 발표한 이 소설은 국내에서 발매 한 달 만에 30만 부 이상이 팔리며 ‘하루키 붐’을 다시 이끌었다. 철도회사에서 근무하는 한 남자가 잃어버린 과거를 찾기 위해 떠나는 순례의 여정을 그린 작품. 개인 간의 거리, 과거와 현재의 관계, 상실과 회복의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 / 민음사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신경숙이 반짝이는 스물여섯 편의 짧은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다. 일상의 순간에 스며들어 그리움이 되고 사랑이 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 친구의 이혼 결심에 머리를 맞댄 여고 동창생들, 예전 자신들이 살았던 집에 생긴 카페에서 매일 오후 커피를 마시는 중년 부부, 좁은 지하철 의자에 손을 맞잡고 앉은 두 노인의 풍경 등 그리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에 특유의 감수성과 은근한 유머를 더했다. 입가엔 작은 웃음을, 마음엔 잔잔한 파도를 불러일으킨다. 신경숙 / 문학동네

위대한 개츠비
20세기 가장 뛰어난 미국 소설로 꼽히는 「위대한 개츠비」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출연한 동명의 영화가 국내 개봉하며 재조명받았다. 저작권 소멸로 이미 여러 출판사들이 번역본을 내놓은 상황에서 소설가 김영하가 번역한 문학동네 판본과 김욱동 한국외대 영어통번역과 교수가 번역한 민음사 판본이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 가난한 노동자 출신의 신흥 부자 개츠비의 꿈과 사랑 그리고 욕망. ‘재즈 시대’라 불리던 192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화려한 로맨스와 격동의 드라마 속으로 다시 한번 빠져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F.스콧 피츠제럴드 / 문학동네

정글만리
우리나라의 근현대 비극을 예리하게 그려낸 조정래의 장편소설. 인터넷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3개월여 동안 연재되며 1백만 이상의 네티즌들과 호흡해온 이야기를 총 3권의 책으로 엮었다. 7월 출간 이후 줄곧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지켰던 작품이다.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발돋움한 중국의 역동적 변화 속에서 한국, 중국, 일본, 미국, 프랑스 다섯 나라의 비즈니스맨들이 벌이는 숨 막힐 듯한 경제 전쟁. 거대한 경쟁 속에서 한·중·일 비즈니스맨들이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과거사와 그 저변에 흐르는 미묘한 감정까지 포착했다. 조정래 / 해냄출판사

서천석의 마음 읽는 시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서천석이 진심을 담은 든든한 위로와 가슴 따끔한 충고, 정확한 진단과 처방으로 삶의 정면을 바라볼 수 있도록 안내한다. 상처를 주지 않고 헤어지는 법, 위로를 잘하는 법, 회사 내 무서운 상사를 견디는 법, 좋은 부부 관계의 비결, 원만한 아이 교육법 등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일상에서 부딪힐 수 있는 크고 작은 문제들 그리고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내면의 갈등을 어루만졌다. 마음과 생각을 올바로 아우를 수 있는 1백10가지 마음 사용법을 전한다.
서천석 / 김영사

2013년 가을,  당신을 위한 베스트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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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
세계 명작 동화들을 당시의 시대 상황과 역사를 통해 보다 깊고 넓은 관점에서 재구성했다. ‘이 이야기들은 과연 타당한가?’라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되는 이 책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었던 동화들의 비밀을 하나하나 밝혀가며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다. 「백설 공주」, 「빨간 모자」와 같은 고전 동화부터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레미제라블」, 「해리포터」 등 비교적 최근 소설까지 총 27편의 이야기 속 숨겨진 비밀과 역사를 담았다. 궁금하지 않은가. 왕자를 만나지 못한 공주들은 어떻게 됐는지. 박신영 / 페이퍼로드

주말엔 숲으로
일본 30대 싱글 여성들의 정신적 지주인 만화가 마스다 미리의 대표작이 국내 발간됐다. 작가는 도시에 살다 시골로 이사한 히야카와와 주말마다 그녀의 시골집을 찾는 친구 마유미, 세스코를 통해 우리가 매일같이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과 고민들이 결코 하찮은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20, 30대 여성들의 최대 고민으로 떠오른 결혼에 대한 생각을 담은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어릴 적 꾸었던 꿈과 현재 바라는 소망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도 함께 읽어볼 만하다.
마스다 미리 / 이봄

폰 쇤부르크씨의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
유서 깊은 귀족 가문 출신의 언론인으로 독일 유력지의 편집자이자 칼럼니스트로 활약하며 장밋빛 미래를 꿈꾸던 저자는 독일에 불어닥친 언론계 구조조정으로 한순간에 실업자 신세가 되고 만다. 이런 날벼락 같은 상황 속에서도 그는 품위를 잃지 않고 유럽 최고의 부유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을 모색하고 실천한다. “우리 집안은 이미 몇 백 년 전부터 가난해지는 길을 걷고 있었기 때문에 가난하면서도 부유하게 느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몇 가지 조언을 할 수 있다”라는 것이 저자의 말. 경쾌하고 유머러스한 문체로 소비주의를 비판하고 물질적인 것을 떠나서도 얼마든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음을 역설한다.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 필로소픽

외롭고 서툴고 고단한 아빠에게 말을 걸다
「엄마 살아계실 때 함께할 것들」을 통해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후회를 담아냈던 신현림 작가가 이번에는 ‘아버지의 세상’을 들여다보았다. 엄마가 돌아가신 뒤 홀로 새 삶을 일구며 분투하는 아버지를 위한 31가지 작은 노력. 아빠에게 시 읽어드리기, 향수 사드리기, 아빠와 둘이서 술 한잔하기 등 세상 아버지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예쁜 딸의 소박한 이야기가 담겼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인 동생 신정환 원장의 칼럼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신현림 / MY

숲의 인문학
소설가 김담이 2007년 가을부터 2012년 가을까지 강원도 고성 인근의 숲에서 만난 이야기들을 길어 올렸다. 숲의 생명들에 대한 사색부터 바싹 끌어당겨 들여다본 작은 풀꽃들, 두세 뿌리와 대여섯 뿌리 사이를 방황하는 약초꾼의 욕심과 마술 같은 숲의 진화까지, 숲에서 펼쳐지는 삶을 통해 ‘과정으로서의 인문학’의 본질을 일깨운다. 책장 사이사이 얼굴을 내민 나무와 풀, 꽃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즐겁다. 속삭이는 듯 조용한 문체에 귀 기울여가며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기분 좋은 산책을 한 듯하다.
김담 / 글항아리

김 박사는 누구인가
우리 시대의 재담꾼 이기호의 소설집. 제11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 「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을 비롯해 총 여덟 편의 소설이 담겨 있다. 대학 본부의 임시직 남녀, 우직한 노총각 삼촌, 임용고시 준비생, 제대한 백수 등 어정쩡한 삶 속에서 허둥거리다 넘어지고 마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기록되지 않은 삶의 여백을 이야기한다. 무언가 자꾸 뒤를 끌어당기는 듯한 씁쓸함이 느껴지지만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작가의 재기발랄함은 여전하다.
이기호 / 문학과 지성사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조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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