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가는 그림]봄, 사랑을 그리다
사람들은 저마다 마음 한구석에 ‘기억을 위한 공간’을 가지고 있다. 각자의 마음속에 담고 있는 추억과 기억들은 다른 이들은 볼 수 없는, 소중하고 은밀한 것이다. 작품에서 아이는 자신이 존재하고 있는 공간에 꽃을 그리고 있는데, 이 꽃은 다시 아이의 마음속에 하나의 공간으로 자리한다. 기억을 위한 공간에 대해 작업하고 있는 강민수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흐드러지게 피어난 아름다운 꽃의 풍경으로 풀어냈다.
[마음이 가는 그림]봄, 사랑을 그리다
자연의 정수(精髓)인 ‘꽃’이 두드러지는 박장근 작가의 최근작에서는 ‘인간과 자연의 만남’에 대한 미시적 관점을 읽어낼 수 있다. 여기에서 ‘꽃’은 거대 자연의 모습으로부터 일상의 자연, 환경의 자연으로 눈길을 돌리는 가운데 찾은 일종의 해답이다. 남성상으로부터 피어나는 한 무더기의 꽃들은 이내 그의 팔다리가 되기도 한다. 박장근 작가의 작품에서 때로 무수한 꽃들이 비상하는 날개를 가진 여성상 위에 살포시 내려앉기도 한다. 이는 대지의 여신과도 같은 모성의 자연 보편성과 인간의 보편성이 만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마음이 가는 그림]봄, 사랑을 그리다
봄날의 아지랑이를 닮은 사과나무는 책과 사진을 소재로 사용하는 이지현 작가의 작품. 책의 낱장이나 사진의 표면을 가늘고 날카로운 도구를 이용해 낱낱의 조각들로 해체한 후에 이를 원형 그대로 복원한다. 원형을 복원해도 그 자체가 원본과 같을 수는 없으며, 때로 작가는 부분 이미지를 복원하지 않은 채 내버려둬 오히려 자연스러운 느낌을 의도적으로 연출하기도 한다. 이로써 원본에는 없는 질감이 생겨나고, 상대적으로 더 흐릿하고 모호해진 이미지를 통해 상상력을 자극한다. 나만의 봄날의 정원을 작가의 작품에 투영해서 볼 수 있는 것이다.
[마음이 가는 그림]봄, 사랑을 그리다
하트를 형상화한 70여 개의 패널을 모아 하나의 작품으로 재구성한 일종의 모자이크 작품. 각각의 패널 속에 LED를 장착해 조명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사랑에 대한 판타지를 체험하게 한다. 사랑의 스펙트럼 속에 삶의 희로애락(喜怒哀樂), 애(愛)와 증(憎), 희(喜)와 비(悲)가 고스란히 투사되는 듯하다. 장기간 습기에 노출돼 필름의 상이 부분적으로 흐릿해지거나 지워지는 현상은 잊히고 지워진 사랑을 암시한다.
작품을 소개해준 갤러리박영은
2008년 개관한 갤러리박영은 도서출판 박영사의 문화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해 파주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의 랜드마크로 도약하고 있는 문화 복합 공간이다. 지난 5년간 현대미술 작가의 스튜디오와 전시, 평론가 매칭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진행해왔으며, 2013년부터 새롭게 신개념 갤러리로 운영하고 있다.
미술 전시뿐 아니라 다양한 복합 문화를 갤러리 내부와 외부에서 진행하며 대중과 소통하는 장을 열고 삶의 질을 풍부하게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진행 / 박경화(프리랜서) ■그림 제공&도움말 / 정정윤(갤러리박영 아트 프로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