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가는 그림]희망이, 희망이 꿈틀댄다](http://img.khan.co.kr/lady/201407/20140702162719_1_lady07_146.jpg)
[마음이 가는 그림]희망이, 희망이 꿈틀댄다
윤명로 / 종이 위에 석판화 / 65×50cm
푸른색 석판화로 1993년 작인 이 작품은 명제 그대로 미지의 자연을 폭발하는 듯한 이미지로 표현했다. 마치 커다란 작품의 일부분처럼 보이는 화면은 얇은 몇 겹의 레이어를 품고 묵직한 기운을 내뿜고 있다. 묵직한 푸른 기운 속에 수만 번 스치듯 남아 있는 손길의 흔적이 느껴진다. 윤명로 작가의 판화 작업은 작가의 기존 회화 작업의 연장이 아닌 또 다른 매체로서의 실험이 이뤄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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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가는 그림]희망이, 희망이 꿈틀댄다
한운성 / 종이 위에 에칭 / 48×47.5cm
회화, 드로잉, 판화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조형적 실험을 펼치는 한운성 작가는 ‘구상과 추상, 물질과 영혼’ 등의 이분법적 세계 속 충돌 혹은 혼란을 시대정신과 융합해 표현하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 이 작품은 일상에서 조연에 머물러 있던 매체를 화면 가득 확대함으로써 의외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한다. 형태가 찌그러지거나 매듭지어진 모습, 비틀어진 상태 등 특징적 조형성이 대두되면서 구상의 의미가 강조되고 다의적인 추상의 모습으로 비치기 시작한다. 특히 동판화 판법의 날카로운 ‘맛’이 끈의 살아 있는 실오라기들을 생생하게 연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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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가는 그림]희망이, 희망이 꿈틀댄다
황규백 / 종이 위에 메조틴트 / 35×28cm
서정적인 극도의 섬세함을 메조틴트 판법으로 작업하는 황규백 작가는 ‘풀밭’이라는 공간 위에 손수건, 사다리, 바이올린 등의 일상 소재를 함께 배치하는 작업을 많이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초현실적이면서도 환상적인 세계를 연출하고 서정적인 이야기를 선사하는 것. 평론가 이경성은 이를 두고 “우미(優美)의 세계의 실현”이라고 말한다. 일상의 것에서 발견되는 미적 요소들은 간과하며 지나갔던 잊어버린 기억들을 되살려내고 아름다움의 의미와 근원적인 존재 의식을 깨닫게 한다. 이 작품을 통해 잊고 있었던 아름다운 추억을 떠올려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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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가는 그림]희망이, 희망이 꿈틀댄다
김태호 / 종이 위에 석판화 / 89×60cm
마치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생명체의 움직임이 담긴 듯한 이 작품은 김태호 작가의 1990년 작이다. 김 작가는 캔버스 위에 물감층을 켜켜이 발라 쌓아 올린 다음 두꺼운 물감층을 조각칼로 깎아내는 과정을 거치는 일종의 부조 형태 작품, 즉 그리드 시리즈로 유명하다. 작가는 모노크롬이라는 미의식의 시류 속에서 색을 주요하게 사용해왔으나, 이 작품에서는 색이 많이 비워지고 걷어진 듯하다. 시대의 흐름 속에서 독자적인 실험을 감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작위적으로 그려진 듯한 선의 형태와 그 흔적에서 움직이는 듯한 생명체의 리듬감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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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가는 그림]희망이, 희망이 꿈틀댄다
한솔뮤지엄이 재탄생한 뮤지엄 산은 Space, Art, Nature, 즉 공간과 자연을 담은 복합 문화공간이라 할 수 있다.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이곳은 종이와 미술을 근간으로 비디오 아트에서 라이팅 아트까지, 대자연 속 문화와 예술을 통해 진정한 소통과 삶의 가치를 끊임없이 발견하고자 다양한 전시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20세기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시대별 작품을 집중적으로 소장하고 있으며, 오는 9월 14일까지 두 번째 개관전인 ‘진실의 순간: 한국화와 판화展’이 열린다.
■진행 / 이은선 기자 ■그림 제공 및 도움말 / 뮤지엄 산(033-730-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