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학으로 바라보는 세상

마음이 가는 그림

해학으로 바라보는 세상

참으로 흉흉하고 뒤숭숭한 시절을 살고 있는 것 같다. 연일 신문 1면에 오르내리는 사건 사고 소식을 접하고 있자니 위안과 위로가 절실해진다. 해학을 담은 젊은 작가들의 그림에 더 눈길이 가는 이유다.

[마음이 가는 그림]해학으로 바라보는 세상

[마음이 가는 그림]해학으로 바라보는 세상

「북촌 스캔들」
김숙현 / Oil on Canvas / 90.9×72.7cm
김숙현 작가의 그림에는 이야기가 있다. 방독마스크를 이용한 소재는 사회에 대한 작가 나름의 대면 처리로도 묘사되지만, 순박성도 엿보인다. 사회의 부조리에 환멸을 느끼고 숨이 막혀 요즘의 사회와 섞이고 싶지 않은 곧고 순박한 소년의 방독마스크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 작가는 그 속에서 사랑과 열정이 숨어 있다는 즐거움과 짜릿함이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김숙현 작가가 그려내는 도시에는 삶의 본원에 대한 갈망과 희망이 깃들어 있는데, 이를 특유의 테크닉으로 상쾌하고 부드럽게, 또 잔잔한 웃음으로 표현한다.

[마음이 가는 그림]해학으로 바라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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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김숙현 / Oil on Canvas / 130.3×80.3cm

작가 김숙현은 파스텔적 채색 기법과 생동감 있는 화면 구성으로 도시의 물질문명을 이야기한다. 그가 담아내는 도시에는 잘살고 못사는 아픔과 해안도 담겨 있고, 긴장감과 즐거움도 담겨 있다. 그는 촘촘하고 불규칙하게 건물을 배열해 도시의 무질서함을 과장하고, 위쪽이 크게 보이도록 왜곡해 건물 하나하나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또 빽빽하고 무질서하게 채워진 건물에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매개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부여한다. 김 작가의 작품은 주로 건물 옥상에서 시선이 멈추게 유도하는데, 이는 도시 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단조로움을 벗어나기 위한 출구 역할을 하는 듯하다. 자전거를 타고 하늘을 나는 남녀의 모습을 담은 이 작품 역시 ‘일상의 유쾌한 탈출’이라는 에피소드를 통해 지루할 수 있는, 이해 불가능한 도시에 따스한 시선을 유도하고 있다.

[마음이 가는 그림]해학으로 바라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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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의 주인」
이희우 / Acrylic on Canvas / 53×65.2cm
작가 이희우는 기술매체 시대를 살아가는 자신을 그린다. 그의 작품은 ‘나’를 그린 그림을 이용한 설치 작업과 이를 3차원 공간으로 옮긴 설치 작업으로 구성되는데, 이는 기술매체 시대를 살아가는 작가가 그림 혹은 가상 속의 ‘나’를 통해 존재하며, 또 다른 가상으로 분배, 유통되고 소비되면서 존재하는 양상들을 연출해낸다. 이는 이미지를 통해 기정사실화하는 뉴미디어와 인터넷 세상의 논리를 그대로 흉내 낸 것으로, 뉴미디어와 인터넷 공간에서 뉴스가 재생산되고 분배돼 소비되는 과정을 따르며 이 과정 속에서 존재하는 새로운 시대의 인간상을 제시한다.

[마음이 가는 그림]해학으로 바라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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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신」
이희우 / Acrylic on Canvas / 130.3×89cm
가상의 의미를 다차원적으로 다루는 이희우 작가는 시대의 진실을 전하는 매체인 캔버스의 진실을 은폐하지 않기 위해 흰색으로 바탕을 칠하지 않고 캔버스용 면 원단을 한 번만 빨아내는 것으로 밑작업을 마친다. 그리고 머리, 선글라스, 옷 정도만 간결한 드로잉 선과 제한된 색을 이용해 그리며, 흑인도 황인도 백인도 아닌 기본형 인간으로 ‘이희우’를 그려낸다. 그의 작품은 존재의 문제를 담고 있지만 이를 심각하기보다 유머러스하게 표현하고 있다. 자아 상실의 무거운 분위기를 애니메이션처럼 가벼운 느낌으로 반전시키는 것이다. 존재론에 대한 연구가 다분히 있어왔음에도 이를 다시 작품에 차용한 것에 대해 이 작가는 다중 자아를 통한 존재론의 부정을 ‘이희우’라는 인물을 통해 재고찰하기 위함이라고 말하고 있다.

■진행 / 이은선 기자 ■자료&그림 제공 / 김숙현(010-368-3778), 이희우(010-7730-8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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