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가는 그림]형형색색의 아름다움
장인희 / Acrylic on Canvas / 116.8×91cm
장인희 작가의 ‘The Moment’ 시리즈 중 하나로 마치 형형색색의 퍼즐을 보는 것 같다. ‘순간’을 상징하는 각기 다른 형태들은 의도된 배열, 정리된 병치로 화면 안을 가득 채운다. 다른 크기와 모양, 색을 가지고 있는 각각의 형태들은 독립적이지만 조합된 상태로 존재한다. 모두 맞닿아 있지만 섞이지 않는 ‘순간’들처럼 말이다. 반복적인 채색을 통해 고유의 색과 모양을 가지는 형태들이 모여서 또 하나의 보편적이고 단순한 전체의 이미지를 구성하는데, 작가는 이를 또 다른 일상적인 순간 중 하나라고 말한다. 장인희 작가는 순간들의 역동성으로 이루어지는 시간의 리듬, 삶의 하모니를 표현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유일무이하며, 그들의 각기 다른 삶은 다양하고 풍부한 순간의 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단일하고 비연속적인, 무수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순간 속에 존재하는 무한한 가능성과 우연성을 작품에서 엿볼 수 있다.
[마음이 가는 그림]형형색색의 아름다움
장인희 / Acrylic on Canvas / 116.8×91cm
형형색색의 인물형으로 모자이크화된 이 작품 역시 순간을 표현하고 있다. 우리는 매순간, 항상 새로운 순간을 마주하지만 그것에 익숙해져 순간을 외면하고 생각 없이 소비해버리거나 소비조차 하지 못하고 버리고 만다. 일상적인 순간들은 얼핏 의미 없고 하찮아 보이지만 그것들의 합은 위대한 그림을 그린다. 인간이 인지 가능한 시간의 최소 단위로서 순간은 각각의 삶을 구성하고 만들어가는 것이다. 우리가 결정적인 것으로 여기고 기억하는 그 순간은 수많은 일상적인 순간 중 하나이며, 일상적인 순간들이 쌓이고 쌓여 우연히 나타나는 현상에 불과하다. 작가에게는 일상적인 순간의 반짝임과 결정적인 순간에서 느껴지는 섬광이 똑같이 눈부시다. 그렇기에 작가가 주의를 기울여 재조명한 일상의 순간들은 작품 속에서 결정적인 순간으로 재탄생된다.
[마음이 가는 그림]형형색색의 아름다움
이호섭 / Acrylic on Canvas / 130.3×162cm
이호섭 작가의 작품 속에는 대중문화의 대표 아이콘들이 등장한다. 작가는 화려한 색채의 스트라이프 패턴 속에 비틀스의 멤버, 만화 속 전함 같은 추억의 대상을 아련하게 담아낸다. 이 추억의 아이콘들은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으로 작가에게 특별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상징과 같은 존재들이다. 작가는 단순히 차용에 머무르지 않고 이를 의미론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재구성한다. 특히 총천연색이라는 문구로 대표되는 컬러TV의 등장은 작가에게 혁명과 같은 사건으로, 작가의 색에 대한 천착의 근원이 되기도 했다. 작가는 여기에서 쏟아진 수많은 이미지를 작품에 담아내면서 값싼 대중적 이미지가 고급 예술로 전이되는 역설을 시각화시키고 있다.
[마음이 가는 그림]형형색색의 아름다움
이호섭 / Acrylic on Canvas / 117×72.7cm
작가 이호섭은 정교한 스트라이프 패턴으로 하나의 커다란 색면을 만들어낸다. 동적이며 만화경과도 같은 다양한 색채가 강렬한 인상을 주는 그의 작품에서 여러 색채로 이루어진 도상(圖像) 혹은 인물들은 음악에서 독립된 음들이 모여 화음을 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시각적 영상을 만들어내며, 실재적인 대상물을 떠나 자유롭게 형성되는 표현 기호로서 서정적 추상성을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색채의 감각적 질이나 조화뿐 아니라 울림에도 주목하고 있는데, 이는 색채들의 병치나 색과 색이 충돌해 생기는 떨림으로 색의 대비와 대조 속에 일어나는 충돌이 저마다 다른 크기와 강도의 울림을 이뤄내 화면 위에 리듬감을 선사한다.
■진행 / 이은선 기자 ■자료&그림 제공 / 이호섭(010-2611-7613), 장인희(010-3704-66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