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가는 그림]가을의 끝자락에서
박항률 / Acrylic on Canvas / 60.6×72.7cm
작가 박항률의 그림은 언제나 아름답다. 침묵의 화면은 고요한 사색의 정원을 만든다. 확고한 형상과 의미가 아닌 포괄적인 상징과 은유를 통해 화폭은 텅 빈 사유의 공간이 된다. 고요히 침묵하고 내면을 응시하는 인간상을 통해 자연이 함축한 상징과 은유의 의미를 전하는 그의 대표적인 작업들은 무한한 상상력을 일으키는 신화적 소재들과 과감한 구도가 특징이다. 자신의 이야기와 고뇌의 기억을 아득한 그리움으로 쏟아내는 작가의 그림에는 인간 본연의 모습, 나아가 모든 삶의 원형을 깨닫는 과정이 담겨 있다.
[마음이 가는 그림]가을의 끝자락에서
박항률 / Acrylic on Canvas / 193.3×130.3cm
“나에게 그림이란 언제나 바깥세상으로 내딛는 문을 굳게 잠그고 지루하게 가면놀이에 몰입하게 되는 독백의 방이다. 그림은 화려한 치장을 벗겨내고 삶의 원형으로 환원되기 위한 도구일 따름이며, 질척거리는 세상살이 주변을 배회하다 뜻하지 않게 들여다본 꿈같은 삶의 초상일 뿐이다.” 박항률
작가 박항률의 그림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신화적 소재들은 실제적인 무언가를 기술하지 않기에 낯설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의미들을 탄생시킨다.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천마, 삼족오 등 고구려 벽화 속 상상의 동물들은 시공간의 깊이를 알 수 없는 태곳적 자연 속을 부유하고, 신화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며 근원에 대한 물음과 그 속에서 자연과 하나 되는 순간을 꿈꾸게 한다.
[마음이 가는 그림]가을의 끝자락에서
전병현 / Mixed Media on Canvas / 100×100cm
동양적 미감이 가득 담긴 작품 세계를 펼쳐온 작가 전병현은 한지 부조 위에 천연 물감으로 만든 그만의 은은한 색채를 입혀 꽃 정물과 생명력 넘치는 야생화를 표현하며 한국적 서정성을 이끌어낸다. 최근 엔 계절에 따라 천변만화의 정경을 보여주는 자연을 다채로운 색조로 표현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오솔길을 따라 아릿한 풀 내음을 맡으며 숲을 헤치고 나가는 듯한 감각적 경험을 자극하는 이 작품은, 작가 특유의 한지 부조 작업이 보여주는 입체감과 두터운 마티에르가 마치 발끝 아래 스치는 풀숲의 바삭거림과 같은 촉감을 환기시킨다. 황토와 대리석가루 위로 스미는 화사한 색상은 따사로운 햇빛에 녹아든 천연의 자연색 그대로를 표현해낸다.
[마음이 가는 그림]가을의 끝자락에서
전병현 / Mixed Media on Canvas / 100×100cm
“깊은 생각을 잠시 접고 보면 우리가 만끽할 수 있는 자연이라는 놈들이 보이게 마련입니다…. 제가 그린 그림들은 제 잣대로 그린 도시에 사는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한 자연입니다.” 전병현
작가 전병현은 우리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원근법적으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체험하고 인식한 자연에 대한 정서를 드러낸다. 그가 담아내는 자연의 풍경은 시각에만 의지한 것이 아니라 모든 감각으로 경험되는 자연의 모습 그대로이며, 그의 캔버스는 우리의 대지에서 그대로 솟아난 자연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마음이 가는 그림]가을의 끝자락에서
1983년 개관한 가나아트갤러리는 국내외 6백여 회의 기획 전시 및 대규모 국제 미술전 참가 등을 통해 미술 문화의 발전과 미술 국제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명 작가의 개인 초대전부터 작고한 거장의 유작전, 폭넓은 형식과 장르를 아우르는 다양한 기획전과 고미술과 현대미술 모두 아우르는 전시를 끊임없이 기획하고 있다. 전시 외에도 예술 아카데미 강좌를 비롯해 다양한 연계 장르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일상에서 예술이 소비되고 향유’될 수 있는 다양한 아트 마케팅을 추구하고 있다.
■진행 / 이은선 기자 ■자료&그림 제공 / 가나아트갤러리(02-720-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