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로 시작된 너와 나의 로맨스 ‘오늘영화’
기발한 연출력으로 탄탄한 팬덤을 보유한 네 감독의 만남 그 자체만으로도 신선하다. 시트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와 웹드라마 ‘출중한 여자’, ‘썸남썸녀’ 등을 통해 우리 삶에 대한 솔직한 시선을 내비친 윤성호 감독은 첫 번째 에피소드 ‘백역사’에서 배우들과 기발한 앙상블을 만들어내며 영화의 시작을 알린다. 두 번째 에피소드 ‘뇌물’의 강경태 감독은 ‘아무것도’, ‘나쁜 꿈’ 등 여러 단편영화로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만큼 단연 독특한 구성을 선보인다. ‘왜 독립영화 감독들은 DVD를 주지 않는가?’, ‘방과 후 티타임 리턴즈’ 등의 단편영화를 공동으로 작업해온 구교환·이옥섭 감독은 ‘러브다큐’로 영화의 대미를 장식한다.
신선한 에너지를 가진 배우들의 연기도 기대해볼 만하다. Mnet ‘더러버’와 KBS-2TV ‘프로듀사’의 배우 박종환, tvN ‘SNL코리아’의 크루 정연주, SBS-TV ‘풍문으로 들었소’의 허정도, ‘반드시 크게 들을 것’의 감독이자 밴드 ‘타바코주스’의 드러머 백승화, 영화 ‘마돈나’의 박현영, 영화 ‘제니 주노’로 데뷔해 최근 영화 ‘계춘할망’과 ‘남과여’에 출연한 박민지 등이 인물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낸다. 믿고 보는 감독과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들이 함께해 더욱 특별한 프로젝트인 ‘오늘영화’는 8월 20일 개봉한다.

영화로 시작된 너와 나의 로맨스 ‘오늘영화’
공장 근로자인 남자는 전날의 숙취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조퇴한다. 하지만 그는 집으로 향하지 않고 간밤에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여자와 약속대로 영화를 보려 한다. 하지만 그의 휴대전화 배터리 잔여량은 0%. 결국 남자는 여자가 일하는 중국집으로 찾아간다. 그녀는 남자와의 부킹을 딱히 기억하고 있는 것 같지 않지만 무료한 주말을 달래기 위해 극장에 함께하기로 한다. 이왕에 남자의 마음을 간수해두기로 마음먹은 여자는 사랑의 ‘증거’를 요구하고 남자는 허둥지둥 애쓴다. 과연 이들은 무사히 영화를 볼 수 있을까? 남자 역의 박종환이 설렘 가득한 얼굴로 신나게 자전거 페달을 밟는 모습이 오래 남는다.

영화로 시작된 너와 나의 로맨스 ‘오늘영화’
영화과 학생인 대일은 졸업 작품 촬영을 앞두고 있지만 담당교수는 그의 시나리오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 여차저차 촬영을 시작하게 됐지만 중간 편집본을 볼 때마다 PD인 영진은 비현실적이고 과장됐다며 딴죽을 걸고 여배우인 소은도 캐릭터에 공감이 가지 않는다며 자꾸 시비를 걸어온다. 여기에 잘 나가는 선배 정우가 대일이 꼭 출품하고 싶었던 영화제의 심사위원을 맡게 되는 배 아픈 상황. 이 이야기는 영화 속 영화이고, 영화 속에 등장하는 모든 현실 또한 영화 속 영화가 되는 독특한 구성을 갖는다. 더불어 배우 박민지, 백수장, 허정도와 특별출연한 박정범, 박혁권까지 다채로운 배우들이 영화를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

영화로 시작된 너와 나의 로맨스 ‘오늘영화’
구교환과 이하나는 연인이다. 돈벌이가 변변치 않은 이 연인은 지원금 500만원에 눈멀어 자신들의 ‘셀프 연애’ 다큐멘터리를 기획한다. 둘은 다큐멘터리 페스티벌 사전 제작 지원 1차를 통과하고 2차 피칭 심사까지 마쳤지만 성격과 예술성 취향 등의 차이로 헤어진다. 이별 후 고통의 나날을 보내던 중 작품이 제작 지원에 합격하게 됐다는 연락을 받는다. 다시 돌려주기는 아깝고 하나를 보고픈 마음도 살짝 들었던 교환은 그녀에게 다시 다큐를 찍자고 제안한다. 두 남녀가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실제 연인인 듯 매우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구교환 감독이 직접 주인공으로 출연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글 / 노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