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셰프’를 볼 예정인 당신, ‘미슐랭’부터 알고 가자
브래들리 쿠퍼는 미국 FOX의 ‘헬’s 키친’, ‘마스터 셰프’ 시리즈로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미슐랭 3스타 셰프 고든 램지로부터 특별 과외를 받았다. 또 요리 자문으로 참여한 영국의 미슐랭 2스타 셰프 마커스 웨어링 덕분에 뜨거운 주방의 열기를 그대로 스크린 안에 담을 수 있었다. ‘미슐랭 가이드’가 세계적인 권위의 레스토랑 안내서임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 그렇다면 미슐랭 스타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타이어 회사에서 시작된 미슐랭 가이드
미슐랭은 프랑스 소재 타이어 회사이다. 우리에겐 영어 발음인 ‘미쉐린’이 더 익숙하다. 붕대를 칭칭 감은 것처럼 하얗고 한껏 부푼 몸을 가진 캐릭터가 떠오를 것이다. 1900년 미슐랭 사는 고객들에게 무료로 자동차 여행 안내책자를 나눠줬다. 자동차 이용률을 높여 타이어 산업의 부흥을 유도하기 위해서였다. 이것이 미슐랭 가이드, 프랑스어로는 ‘기드 미슐랭’이다. 초기에는 타이어 정보, 도로법규, 정비 요령, 주유소 위치가 주된 내용이었다. 식당 안내는 그저 운전자의 허기를 달래주는 정도로 작은 분량이었다. 그러나 해가 갈수록 호평을 받자 1922년부터는 유료로 판매됐고, 이후 처음의 취지와는 다르게 대표적인 레스토랑 안내서로 자리 잡았다. 미슐랭 가이드는 두 가지 버전으로 나뉜다. ‘레드 시리즈’는 레스토랑을 소개하고 별점을 부여하며 ‘그린 시리즈’는 가볼 만한 여행지를 추천한다.
‘더 셰프’를 볼 예정인 당신, ‘미슐랭’부터 알고 가자
3스타가 갖는 의미
미슐랭 가이드 레드 시리즈의 평가원은 평범한 손님으로 가장해 가게를 방문한다. 1년 동안 5~6차례 방문하며 직접 요리를 맛본 뒤 객관적인 평가를 내린다. 이들은 다양한 성별과 인종으로 구성돼 있으며 대개 호텔과 외식 산업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사람들이다. 음식 맛뿐만 아니라 가격, 분위기, 서비스도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한다. 3스타는 ‘요리를 맛보기 위해 특별한 여행을 떠나도 아깝지 않은 집’을 의미하며 2스타는 ‘요리를 맛보기 위해 멀리 찾아갈만한 집’, 1스타는 ‘요리가 훌륭한 집’을 말한다. 별 하나만으로도 실력을 인정받는 셈인데, 별 3개를 기록하면 그야말로 최고의 명성을 갖게 된다.
한국 편도 있을까?
2011년 5월 450쪽 분량의 ‘미슐랭 가이드 한국 편’이 발간됐다. 맛집 추천을 기대하는 독자들에게는 아쉽게도 이는 여행지를 소개하는 그린 시리즈였다. 한국 편에서는 국내 여행지 110곳을 별점과 함께 소개했다. ‘꼭 가봐야 할 곳’을 의미하는 3스타에는 경복궁, 북촌, 창덕궁, 수원화성, 해인사, 하회마을, 순천만, 성산일출봉 등 23곳이 선정됐다. 아직 ‘미슐랭 가이드 한국 편’의 레드 시리즈가 발간되지 않았으므로 국내에는 ‘미슐랭 스타’로 인정받은 식당이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미슐랭 스타’를 받은 한국계 셰프들은 존재한다. 지난해 10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베누’를 운영 중인 한국계 미국인 셰프 코리 리가 한국계 최초로 미슐랭 3스타를 기록했다. 미슐랭 2스타를 받은 한국인 셰프로는 미국의 한식당 ‘정식’의 임정식 셰프, 일본 도쿄 한식당 ‘윤가’의 윤미월 셰프가 있다.
■글 / 노도현 기자 ■사진 제공 / 이수 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