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글씨로 마음을 전하는 캘리그래피

mom’s creator 욕심쟁이 김미란의 취미 탐구생활

①글씨로 마음을 전하는 캘리그래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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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과 각종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시대, 사람들은 아날로그적인 감성에 목말라 있다. 마음을 전하는 손글씨, 캘리그래피가 뜨고 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캘리그래퍼로 전업한 맘스 크리에이터가 취미부터 직업까지, 캘리그래퍼가 되는 길을 소개한다.

1 수채화 물감을 이용해 간단한 그림과 함께 적었다. 
2 명절날 부모님께 드리는 봉투에 짤막하게 글을 써 마음을 표현했다. 
3 남편 회사 동료들에게 음료수와 함께 선물한 텀블러. 마트에서 구입한 투명 텀블러에 매직으로 글씨를 썼다. 
4 책상 앞에 붙여둔 글귀. 슬럼프에 빠질 때마다 읽어본다. 
5 언제나 나를 아껴주는 남편에게 생일에 이쑤시개로 써서 전한 글귀.

1 수채화 물감을 이용해 간단한 그림과 함께 적었다. 2 명절날 부모님께 드리는 봉투에 짤막하게 글을 써 마음을 표현했다. 3 남편 회사 동료들에게 음료수와 함께 선물한 텀블러. 마트에서 구입한 투명 텀블러에 매직으로 글씨를 썼다. 4 책상 앞에 붙여둔 글귀. 슬럼프에 빠질 때마다 읽어본다. 5 언제나 나를 아껴주는 남편에게 생일에 이쑤시개로 써서 전한 글귀.

캘리그래피에 관심을 갖게 된 건 4년 전, 인생의 전환점이 된 그날이었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축의금 봉투를 정리하던 중 손글씨가 적힌 봉투가 눈에 들어왔다. ‘세상 가장 아름다운 신부에게’. 평소 몇 마디 나누지 않은 직장 상사가 적은 손글씨를 보는 순간 알 수 없는 감동이 밀려오면서 눈물이 고였다. 아마도 진심이 느껴졌기 때문일 것이다. 캘리그래피라는 얘길 듣고 배우고 싶은 마음에 부산에 딱 한 군데 있는 교습소를 찾아갔다. 6개월의 교습 기간 중 시중에 나오는 책들을 닥치는 대로 구입했고 인터넷 강의도 들었다. 한 글자씩 써내려가며 한글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곱씹었다. ‘귀가 들리지 않는 사람, 글을 읽을 줄 모르는 사람도 이 글자를 보면 어떤 느낌을 받겠구나’라고 생각하며 글자로 마음을 표현하는 데 푹 빠져버린 것이다. 그때부터 캘리그래퍼로서 이중생활이 시작됐다. 주중에는 직장, 주말에는 프리랜서 캘리그래피 강사로 일하다 올해 초 전문 강사로 발길을 돌렸다.

어디서 배울까?
캘리그래피를 배울 수 있는 곳은 교습소부터 문화센터, 인터넷 강의 등 다양하다.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전문 교습소는 매달 홈페이지나 해당 작가의 블로그를 통해 수강생을 모집하며, 수강료는 30만~50만원 수준으로 비싼 편. 하지만 대부분 소수 정예로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투자가 아깝지는 않다.

교습 비용이 부담된다면 주민센터나 복지관 등 정부 관련 부속기관의 문을 두드리는 것도 방법. 정부 지원금이 있어 대부분 수업료는 무료이고 재료비 5만원 정도만 투자하면 된다. 강사 역시 관련 기관에서 검증받은 사람이니 믿고 따라도 좋지만, 대부분의 수업이 평일 낮 시간에 이뤄져 직장인이 듣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문화센터는 3개월의 기간을 투자해야 하지만 수강료가 보통 10만원 선에 재료비가 5만원 정도로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반면에 수강 인원이 많을수록 강사에게 일대일 코칭을 받을 기회가 줄어 수업의 질이 낮아질 수도 있다. 인터넷으로도 10만원 선에서 3개월~1년간 강의를 들을 수 있으나 코칭을 받을 수 없는 게 단점.

캘리그래피는 도구가 중요하지 않지만, 주로 문방사우를 기본으로 한 붓, 휴대가 간편하고 붓의 자연스러운 느낌이 나는 붓펜, 서양의 문자체를 가지고 있는 딥펜을 많이 사용한다. 어떤 도구를 써야 할지 고민이라면 문구점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붓펫으로 시작해 기본기를 다진 다음 문방사우를 활용한 캘리그래피로 영역을 확장하기를 추천한다.

직업으로 삼는다면
사실 캘리그래피는 글자체를 완성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숙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몇십 년간 쓴 글씨체를 단 며칠, 몇 개월 만에 바꾸는 건 어렵다. 하지만 배운 대로 기본 법칙을 되뇌며 꾸준히 연습하면 3개월 만에도 충분히 자신만의 서체를 만들 수 있고 준전문가 수준에 이를 수도 있다.

대부분의 교습소가 8주 과정을 기본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4주 만에 완성하는 코스도 있지만 최소 8주의 기본 과정은 거치라고 조언하고 싶다. 8주 기본 과정이 끝나고 심화 과정 8주, 전문가 과정 8주까지 6개월간 캘리그래피에 매진한다면 자격증 취득은 물론이고 직업으로 삼을 만큼의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취업을 원한다면 전문 캘리그래퍼를 뽑는 회사는 그리 많지 않으므로 디자인 관련 공부를 병행해 디자인 회사에 취업할 수 있다. 혹은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직접 강좌를 개설하거나 재능 마켓 같은 곳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 이렇게 조금씩 경력을 쌓고 SNS 등으로 홍보하다 보면 각종 기관으로부터 강의 의뢰가 들어온다. 자신만의 서체를 디자인 업체에 팔 수도 있고, 상품과 연결해 디자인 소품을 제작하는 데 참여할 기회도 있다.

하지만 굳이 취업으로 연결시키지 않더라도 캘리그래피는 취미 그 자체만으로 매력적인 분야다. 한 글자 한 글자 정성 들여 쓰다 보면 복잡했던 마음이 어느새 차분해진다. 때문에 태교로 캘리그래피를 선택하는 이들도 많다. 정해진 규칙에 의해 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때그때 자신의 감정에 충실할 수 있다.

평소에는 돌잔치나 명절, 생일 등에 캘리그래피를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다. 특별한 날 부모님이나 지인에게 흰 봉투만 주는 대신 마음을 담아 건네는 것이다. 감사하다고, 잘 크라고, 사랑한다고 마음을 글자로 표현하면 봉투에 담긴 금액보다 상대의 마음을 먼저 들여다보게 돼 잊을 수 없는 선물이 될 것이다.

[mom’s creator 욕심쟁이 김미란의 취미 탐구생활] ①글씨로 마음을 전하는 캘리그래피

[mom’s creator 욕심쟁이 김미란의 취미 탐구생활] ①글씨로 마음을 전하는 캘리그래피

욕심쟁이 김미란
뭐든 배우고 내 것으로 만드는 걸 좋아하는 욕심 많은 세 살 딸 아승 엄마. ‘10년마다 새로운 인생을 살자’라는 신념으로 중견 기업의 마케팅 팀장으로 승승장구하던 삶을 내려놓고 전문 캘리그래퍼로 새로운 인생을 살며 캘리그래피 에세이를 담은 블로그 ‘진격의 캘리그라피(blog.naver.com/mygirllas)’를 운영 중이다. 좀 더 나은 내일을 꿈꾸는 여성들이 도전할 수 있는 다양한 취미생활을 공유한다.

■기획 / 이은선 기자 ■글·사진 / 김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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