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고민 해결]회사 그만두는 남편/기러기 엄마 外
김선재 ‘철이 없다’라는 표현에 주목하게 됩니다. 부인께서 보기에는 괜찮은 직장인데 남편이 더 나은 직장을 찾아 쉽게 이직한다는 뜻이 아닐까 싶습니다. 중년이 된 남성들은 앞으로의 삶을 살아갈 안전한 토대를 마련해야 하기에 불안하고 초조합니다. 이제 40이 넘어가면 자신을 받아줄 곳도 별로 없을 텐데,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번듯한 직장에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직장을 알아보고 주변과 비교해 좋은 곳이 있다 싶으면 옮기는 모험을 하게 되지요.
먼저 부부는 한 배를 탄 공동 운명체임을 강조하고, 남편이 가족을 위하는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격려해주십시오. 칭찬과 격려는 남편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불안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어서 남편이 직장을 옮길 때마다 느끼는 아내의 불안감을 전달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남편의 부담을 줄여주십시오. 경제적인 목표를 낮추고 절약해서 살겠다고 말하세요. 모험을 해서 대우가 좋은 곳으로 옮기기보다 아껴 살더라도 안정적인 삶이 좋다고 말입니다. 또 남편의 대인관계에는 문제가 없는지, 우울하고 불안한 마음이 없는지도 살펴보기 바랍니다. 드물기는 하지만 이러한 심리적 문제로 인해 직장에 적응을 잘 못하는 분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럴 경우 전문적인 상담과 치료가 도움이 됩니다.
휴대전화와 한 몸인 남편이 걱정입니다. 늘 TV 앞에서 휴대전화로 게임만 합니다. 아이들 교육에도 좋지 않고, 잔소리를 해도 나아지지 않아 너무 실망스럽습니다. 나이도 마흔인 남자가 게임에 빠져 저러나 싶어 자주 싸우게 되네요. 어떻게 고쳐야 할까요? (인천 동구, 김○○, 40)
김선재 젊은 층의 문제인 것으로 생각됐던 스마트폰 게임이 중장년층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나 싶어 걱정이 됩니다. 남편이 젊어서도 게임에 빠져 있었다면 게임중독증이 재발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며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최근 시작된 문제라면 적극적인 대처로 더 이상 문제가 확대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부부간 대화 부족,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 부족 등을 문제로 삼고 그 시간을 늘려 자연스럽게 게임하는 시간을 줄이면 어떨까요?
그 외에 남편이 게임할 수 있는 시간을 내지 못하도록 여러 방안을 찾아보면 좋겠습니다. 못하게 하는 것이 안 된다면 다른 것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행동 치료의 원칙입니다. 부인이 TV를 볼 때 TV 프로그램에 재미를 못 느끼는 남편은 그 앞에서 게임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부인이 먼저 TV를 끄는 겁니다. 대신 부부가 같이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일들, 함께 산책하기, 운동, 남편이 좋아하는 영화 보기 등 다른 대안을 찾아보기 바랍니다. 게임보다 현실이 더 좋다면 굳이 게임을 할 이유가 없겠지요. 이렇게 노력을 했는데도 남편이 게임을 해야겠다고 주장하면 가족에게 영향을 주지 않는 장소에서 최소한의 시간(30분부터 1시간) 동안만 게임을 하도록 약속하고 그 시간을 철저하게 지키게 하십시오.
주말부부 4년 차입니다. 남편은 부산에서 학원 사업을, 저는 울산에서 금융기관에 다니고 있는데, 아이를 부산 시댁에서 맡고 있다 보니 기러기 엄마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와 생후 100일을 함께 지낸 뒤로 주말에만 보고 있어서 유대관계 형성이 잘 되지 않아요. 걱정도 되고 이렇게 계속 사는 것이 맞을까 하는 고민이 듭니다. 조언 부탁드려요. (부산 동구, 김○○, 34)
이정희 가족과 공유하는 시간이 적은 것, 특히 어린 자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느끼고 계신 마음의 고충이 이해가 됩니다. 생후 100일 갓난아이일 때까지만 품에 안고 키우시고 그 뒤로 아이와 떨어져 지내게 되면서 아이와 상호작용할 시간이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고, 이로 인해 엄마와 아이 간의 애착관계 형성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자녀와의 관계에 대해서 진정으로 고민을 하게 됐다면 이제부터는 생각을 좀 바꾸실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자녀 양육의 책임은 부모에게 있다는 점이지요. 시부모님께서 정성껏 자녀를 키워주시겠지만 그럼에도 자녀 양육의 1차적인 책임은 부모가 지는 것이 마땅합니다. 부모님께서는 조력자로 도움을 주시는 분들입니다.
자녀 양육만큼 중요하면서도 의미 있는 일은 없습니다. 물론 희생과 헌신이 필요하지만 정성으로 자녀를 양육하면 자녀들은 부모에게 말할 수 없는 기쁨과 행복을 주기도 합니다. 지금까지는 현실적인 환경 때문에 주된 양육자로서의 역할에서 다소 물러나 있었다면 이제부터는 전면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엄마와 아이 사이가 서먹해지고 거리가 더 벌어지기 전에 말이죠. 아이를 엄마가 직접 양육하는 것이 가장 행복하고 중요한 일이라고 마음의 결정을 내리게 된다면, 그다음에 환경을 어떻게 바꿔갈 것인가에 대한 여러 가지 대안을 생각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시어머니께서 작년 겨울 넘어지신 후 고관절 수술을 하셨는데 지금도 거동이 자유롭지 못하십니다. 저는 요양원에 모시고 싶은데 남편이 극구 반대를 하네요. 저도 아이 키우랴 시어머님 수발하랴 힘이 듭니다. 그렇다고 남편이 집안일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요. 이대로 가다간 화병이 나서 이혼하자고 할 것 같아요. 어찌하면 좋을까요? (경기 의정부시, 김○○, 52)
김숙기 얼마나 절박한 상황인지 충분히 이해됩니다. 부인 혼자서 감당할 몫이 많고, 거동이 불편한 시어머니의 치료적 관점에서도 바람직한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됩니다. 현실적인 상황과 부인의 고충에 대한 배려 없이, 남편이 자신의 주장대로만 밀고 나간다는 생각이 깊어지면 서운함과 원망감, 분노감으로 부부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마련입니다.
현재 상황에서 우선적으로 할 일은 남편이 이 상황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남편과 이 문제로 말싸움하지 마시고 자연스럽게 3, 4일 정도 본인이 해왔던 집안일을 남편에게 맡겨보세요. 주말이나 공휴일을 이용해 외부 일정을 잡아 본인이 부재중인 상황을 만들어보길 바랍니다. 역할을 조금씩 바꿔서 하다 보면 배우자의 의견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단, ‘너 어디 고생 한번 해봐라!’ 하는 의도로 골탕 먹이는 것이 목적이 돼서는 절대 안 됩니다. 함께 더 좋은 방법을 찾아서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자 하는 진심 어린 마음이 전달돼야만 합니다. 그럼에도 남편분이 의견 차를 좁히지 않고 조율이 되지 않는다면 더 큰 갈등으로 가기 전에 부부 상담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를 권합니다.
초등학생 딸을 키우는 시누이가 가까이 산다는 이유로 올케인 저희 집에 애를 맡기고 직장생활을 할 생각을 하고 있어요. 안 봐줄 수도 없고 딱히 거절하기도 힘드네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경기 수원시, 오○○ 47)
김숙기 아이를 맡아서 데리고 있을 마음이 없고, 잘해낼 자신이 없다면 처음부터 분명하게 선을 긋고 거절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상대가 서운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 사람 몫입니다. 지금은 내 마음이 어디로 흐르고 있는가에 초점을 맞춰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를 살펴봐야 합니다. 남편과 상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나 이 경우 남편이 시누이 아이를 맡아 돌보는 것이 아니므로 참고사항일 뿐, 본인의 생각이 가장 중요한 것이니 그에 따라 결정하기 바랍니다. 신중하게 결정하되 결정된 것에 대해서는 최대한 빨리 전달해 다른 방법을 찾도록 하는 것이 도와주는 길입니다.
단, 내용 전달은 단호하게, 표현은 부드럽게 하시기 바랍니다.
결혼 2년 차 부부입니다. 다른 부분에서는 문제가 없는데, 여전히 소비 성향을 맞추기가 힘이 듭니다. 가계부도 써보고 지출 관리를 해보려고 하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네요. 어떻게 하면 절약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지 신혼부부를 위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부산 북구, 최○○, 33)
윤희권 2년 차 부부라면 어느 정도 소비의 틀이 굳어졌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만, 그래도 아직은 조금만 노력하면 재조정할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신혼부부에게는 주변의 시선에 민감한 신혼살림의 품위가 가장 큰 적입니다. 주택 규모, 육아 비용, 품위 유지 등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며 그로 인한 지출 억제가 쉽지 않죠. 또 헛되이 쓰지 않았다는 자기합리화가 되기도 합니다. 맞는 말이긴 하나 그 대가는 항상 돈이 모이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중요한 것은 결심과 실행입니다.
가정경제 관리의 우선순위는 지출 관리가 아니라 저축 관리가 돼야 합니다. 명확한 미래 목표를 세우고 반드시 그 목표 달성을 위한 지출(저축)이 우선돼야 합니다. 그런 뒤에 지출 관리가 돼야 어느 정도 흡족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지요.
가정경제 관리의 순서는 장·단기 목표 설정→목표에 맞는 저축액 결정 및 실행→지출 항목별 분류→지출 우선순위 결정→지출의 선택과 포기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매월 지출하고 후회하고 돈이 모이지 않는 악순환이 될 것입니다. 계획 달성을 위해서는 가계부 작성, 저축·투자 상품 선정 및 실행 그리고 불필요한 지출 포기와 끈기 있는 실천이 따라야 합니다. 신중히 고려해봐야 할 지출 항목은 육아 비용과 유아기 자녀 교육, 과도한 금융 고정지출 항목(보험, 연금, 대출 등), 레저 비용 그리고 품위 유지 비용입니다. 이들 항목은 적절한 판단과 통제로 조정이 가능하므로 좀 더 신중한 판단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계부는 작성을 하되 매월 항목별로 분류해보고, 지출 우선순위에서 중요도를 따져 포기할 지출은 포기할 줄 알아야 합니다. 또 각 항목별 가계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분석하고 ‘굳이’라는 단어를 붙여도 되는 항목이 있다면 줄이거나 포기하는 것이 소비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즉 가계부를 분석할 줄 알아야 지출 관리가 되고 개선할 수 있습니다.
신혼 초 지출 비용을 높이는 욕심(품위 있는 신혼살림, 레저, 육아, 교육 등)이 없고 유행에 민감하지 않은 주부가 돈을 잘 모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최고급 유모차는 엄마만 우아할 뿐 아이에겐 별 차이가 없다’라는 말을 생각해보기 바랍니다.
Profile 김선재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LPJ 마음건강의원 원장. 부부 문제로 인해 발생한 병리적 증상과 고민에 대해 핵심을 짚어낸 답변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주부들이 모르는 남성 심리까지 꿰뚫어본다.
Profile 김숙기는…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 원장. 성격차이부터 고부갈등까지, 각종 부부 문제에 대한 전방위적 솔루션으로 사랑받고 있는 부부 문제 전문가.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속 시원한 솔루션으로 독자들의 고민을 풀어준다.
Profile 이정희는…
행복연구소 해피언스 임상심리사. 때로는 언니같이 때로는 엄마같이 마음을 어루만지는 조언으로 단순한 부부 문제 해결을 넘어 공감과 위로가 되는 따뜻한 솔루션을 제시한다.
Profile 윤희권은…
YOON’S FPG 대표. 개인 재무 컨설팅을 비롯해 기업 강연, 퇴직연금 전문가 양성 교육, 재무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금융과 개인 재무부터 은퇴, 증여, 상속, 가정 재무 상담까지 상세하게 재무 설계를 조언한다.
고민 상담 접수는… 「레이디경향」 애독자 엽서, 이메일(ladykh@khan.kr), 공식 블로그(ladykh.khan.kr) [고민 해결 방]을 통해 독자 여러분의 고민을 접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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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노정연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