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 40대 권태기, 임신 중 부부관계, 갱년기, 남편의 경제관념, 시부모님 용돈, 전세 vs 매매
남편은 올해 마흔둘, 저는 마흔이 됩니다. 작년 여름부터 남편의 짜증이 눈에 띄게 늘었어요. 처음에는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이해했는데, 저도 맞벌이를 하며 힘이 드는지라 맞춰주는 데도 한계가 있네요. 남들이 말하는 권태기인지, 아니면 제가 싫은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자꾸 안 좋은 방향으로만 생각하게 되고요. 이유를 물어봐도 제대로 말을 안 하고 짜증만 내는 남편,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주 완산구, 안○○, 40)
김숙기 결혼 생활도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중간 점검의 시기가 있습니다. 지금이 두 분의 관계에 대해서 점검해봐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 생각합니다. 남편이 짜증을 내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습니다. 문제는 무엇 때문인지 모르고 있다는 것이지요. 어떠한 원인이 있는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지금부터는 관점을 바꿔 남편을 바라봐주세요. 잘 살펴보면 그 안에 해답이 있습니다.
우선, 찬찬히 남편의 짜증 섞인 말을 잘 들어보세요. 사람과의 관계에 따른 것인가, 아내에게만 국한된 것인가, 자녀 혹은 부모님에게는 어떻게 대하는가, 일이나 생활 태도, 습관과 연관된 짜증인가, 최근 들어 좌절, 분노, 스트레스가 유독 많았는가 등 남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으로 깊이 그 말의 의미를 찾아보기 바랍니다. 그다음으로는 남편의 외부 상황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이고 관찰해보세요. 회사와 업무 상황, 직원들과의 관계 등에 관해서요. 그다음 생각해봐야 할 것은 최근 남편과의 잠자리는 어떠했는지 신중하게 점검해봐야 합니다. 부부간에 이유 없이 짜증내는 경우, 의외로 성적인 욕구불만이 쌓여서 본인도 모르게 표출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부부는 배우자가 생활에서 좌절이 반복되지 않도록 서로 도와주고 배려해주는 관계입니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부부 상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두 분의 관계 향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시간을 갖기 바랍니다.
출산을 앞두고 있는 임신부입니다. 임신 후 남편과 부부관계를 한 번도 하지 않았을 정도로 부부관계 하는 것이 정말 싫어졌습니다. 이렇다 보니 아이를 낳고도 이런 마음이 지속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생깁니다. 전에는 부부관계가 활발한 편이었는데, 달라진 제 모습에 걱정돼요. (청주 상당구, 김○○, 29)
이정희 임신과 출산 과정은 호르몬 변화와 신체적 변화 등으로 인해 마음의 변화도 함께 일어나는 시기입니다. 이러한 변화 때문에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질병의 상태가 아닌, 우리의 인생 과정 중 거쳐가는 한 단계이니 임신과 출산을 거치는 동안의 변화에 대해서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부부관계의 빈도와 양상에 대한 변화도 임신과 출산 과정 중에서 빈번히 보고되는 어려움 중 하나입니다. 성적인 욕구 수준의 변화도 있고, 신체적 불편감과 피로감으로 인해 임신 전보다는 부부관계가 적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부부관계의 빈도가 줄었다는 것과 성적 욕구가 감소했다는 것만으로 불안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현재 걱정하고 있는 부분이 부부간의 관계 빈도가 적어지는 것 자체라기보다는 부부간의 친밀감이 줄어들지는 않을까에 대한 염려로 생각됩니다.
부부간의 친밀감을 늘릴 수 있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성적인 관계뿐 아니라 사소한 일에 대해서도 서로의 입장을 나누면서 대화를 하는 것, 취미활동을 공유하는 것, 스킨십을 자주 하는 것, 서로의 행동과 일상에 대해 관심을 갖고 칭찬해주는 것, 감정과 생각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나누는 것 등이 있습니다. 그러니 부부가 서로 공유하고 함께 누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면서 친밀감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면 좋을 것입니다.
마흔에도 갱년기가 오는 건가요? 감정 기복이 굉장히 심해지고 남편에게 짜증도 자주 냅니다. 한의원에서 진맥도 받아봤는데 아직은 아니라고 하네요. 살림만 하다 보니 자존감이 낮아져서 그런 건지, 호르몬 때문인지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원래 나이 마흔이 넘어가면 이런 감정 변화가 자연스럽게 생기는 건가요, 아니면 제가 별나서 그런 건가요? (경북 김천시, 김○○, 40)
이정희 나이 마흔은 심리적 및 신체적 여러 가지 변화가 수반되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체력적으로 약화돼가는 것을 느낌과 동시에 체력적인 변화 역시 나타납니다. 연령상 중년의 시기에 접어들면서 경험하게 되는 여러 가지 감정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신체적 건강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마음의 변화에 대해서도 신경 써야 합니다.
최근의 감정 중에는 짜증이나 화의 감정이 많다고 했는데, 신체적 문제나 변화가 크지 않은 상태에서 짜증이라는 감정이 많이 느껴진다는 것은 자신과 자신을 포함하고 있는 환경에서 느끼는 불만족감이나 좌절감, 분노 등 여러 가지 감정이 섞여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므로 스스로에 대해, 배우자와 자녀, 결혼 생활, 원 가족이나 시댁 식구들과의 관계, 친구 관계, 지인들과의 관계 등에서 힘들어하거나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는지 확인해보세요. 그리고 자존감이 낮아진다는 생각이 든다면 자신에 대한 만족과 확신이 어느 정도인지 차근차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상황에서는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위로를 통해 마음의 힘을 기르시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남편의 경제관념 때문에 고민입니다. 저는 한 푼이라도 아끼며 살림하느라 아등바등하는데 남편은 하루에도 커피 값, 간식비, 점심·저녁 식대, 담뱃값으로 적지 않은 돈을 씁니다. 씀씀이가 큰 것이 사실인데요. 마흔다섯 살이나 됐는데 이제라도 행동 수정이 가능할까요? 어떤 방법으로 접근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서울 동대문구, 김○○, 45)
김선재 나열한 목록을 보니 항목 하나하나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지출하는 것들이라는 생각에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아마도 각 항목당 액수가 부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커서 속상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남편에게 얘기하면 “이 정도는 다들 먹어” 라고 답변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남편의 커피 값, 간식비, 식대, 담뱃값 등이 대략 어느 정도인지 알아봤으면 좋겠습니다. 직장인들이 많이 근무하는 지역에 가보면 점심 식사 후 커피를 테이크아웃해서 다 들고 다니더군요. 다들 사 먹는데 남편 혼자만 빠지기도 쉽지 않겠지요. 그러니 부득이한 상황은 인정해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직급이 높은 분이라면 부하 직원들 밥값을 내줘야 하는 상황도 있을 텐데, 그러한 부분은 고려해줘야 하겠지요. 일단 남편을 코너로 몰지 마시고 최대한 재량권을 인정해주십시오. 그 후 절약할 수 있는 부분을 물어보고 실천해주기를 부탁하기 바랍니다. 각 항목은 꼭 필요한 부분임을 인정하고 항목당 가격이나 횟수를 줄이는 쪽으로 대화를 나누면 부드럽게 풀려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매달 용돈을 기대하시는 시부모님 때문에 심적으로 부담이 됩니다. 저희도 아이들을 키우는 입장이라 돈 들어갈 일이 많은데, 명절 때 드리는 용돈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매월 챙겨드리는 건 무리가 따르네요. 고정 수입이 들오오는 것이 아니라서 매달 여윳돈이 다르거든요. 어떻게 해야 서운하지 않게 말씀드릴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대전 중구, 박○○, 55)
김숙기 자식 된 도리로 당연히 부모님께 용돈을 드려야하겠죠. 노후 대비를 해놓지 못한 부모님일 경우 자식에게 더 많이 의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어떻게 이야기를 전하든 자식의 용돈을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라면 부모님은 서운해하실 것입니다. 다달이 들어오는 수입의 액수가 다른 경우 이렇게 해보세요.
많이 들어온 달에 부모님 용돈을 조금 더 떼어놓고, 적게 들어와서 살림이 빠듯할 때는 떼어놓지 않는 방법으로 용돈 통장을 만들어보는 것이죠. 그 뒤 평균적으로 드릴 수 있는 금액을 산정해 적게라도 매월 고정적으로 드리도록 하세요. 부모님께는 형편이 이것밖에 안된다고 솔직하게 말씀하시고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에는 변함없음을 진심으로 전하시기 바랍니다. 부모님도 자식의 가정이 현재 어떻게 돌아가는지 상황을 이해하신다면 서운함보다는 다른 방식, 예를 들면 용돈을 더 아껴 쓰거나 다른 소일거리를 찾아서 해결하는 등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결혼 전 시댁에서 전월세로 집을 구해주시면서 2년 안에 집을 마련해주시겠다고 하셨어요. 전 매달 나가는 돈 대신 대출을 받아 집을 사고 이자를 갚는 게 낫지 않을까 했는데, 시아버님께서 워낙 완고하셔서 뜻에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달마다 나가는 이자가 너무 아까워요. 지금이라도 대출을 받아 집을 사야 하는 건지 마음이 조급합니다. 또 미국 금리가 인상되며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하던데, 집을 사려고 하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부산 사상구 김○○, 34)
윤희권 중요한 것은 자금력입니다. 충분히 집을 살 수 있는 여력이 있다면 집을 장만해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집을 사서는 안 됩니다. 월세도, 대출이자도 버리기는 매 한가지지요. 월세보다 부담이 적은 금액으로 대출이자를 부담하는 것이 가능하면 집을 사도 좋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자에 원금과 더불어 취득세, 등록세, 재산세, 중개수수료 등 부수적인 비용도 추가적으로 지출하게 된다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부동산 가치가 급등해 시세 차익을 볼 수 있는 곳이라면 대출을 활용한 레버리지 효과를 보는 방법으로 집을 사는 것은 괜찮습니다. 그렇지 못한 경우는 이자뿐 아니라 원금도 상환해야 할 금액이므로 가볍게 봐선 안 됩니다. 장기적으로 주거할 목적의 집이라면 이자와 원금 모두 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이자만 고려해서는 안 됩니다.
사람들은 ‘2, 3년 안에 갚지 뭐’ 하는 생각으로 집을 사지만 실제 이자를 내고 자녀를 키우고 생활하다 보면 의외로 원금 상환이 어려워져 종국에 하우스푸어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 집이 아닌 은행 집이 돼버리는 것이지요. 여전히 부동산 시장이 불안정하다는 점 또한 집 사는 것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원금을 제때 갚지 못하면 그로 인해 최초 계획에서 벗어나 장기간 이자만 갚게 되고 원금은 해결하지 못하는 영원한 하우스푸어가 될 위험이 높습니다. 그래서 아깝더라도 현재의 월세 부담이 적다면 나머지 금액으로 내 자본금을 만드는 데 집중해 충분한 자금을 확보한 뒤 집을 마련하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당분간 시부모님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더욱 좋지요.
대다수의 가구들처럼 변동금리를 선택한다면 현재 미국 금리를 고려하더라도 그 역시 시중 금리의 변동과 함께 움직이게 될 것이므로 민감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보다 본인의 경제적 여력과 수입 능력 그리고 소비 절제 능력이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요소입니다. 조금 어렵더라도 자금을 모으는 데 집중하고 80% 이상 내 돈으로 집 장만이 가능할 때까지 기다리시기를 권합니다.
Profile 김숙기는…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 원장. 성격차이부터 고부갈등까지, 각종 부부 문제에 대한 전방위적 솔루션으로 사랑받고 있는 부부 문제 전문가.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속 시원한 솔루션으로 독자들의 고민을 풀어준다.
Profile 이정희는…
행복연구소 해피언스 임상심리사. 때로는 언니같이 때로는 엄마같이 마음을 어루만지는 조언으로 단순한 부부 문제 해결을 넘어 공감과 위로가 되는 따뜻한 솔루션을 제시한다.
Profile 김선재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LPJ 마음건강의원 원장. 부부 문제로 인해 발생한 병리적 증상과 고민에 대해 핵심을 짚어낸 답변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주부들이 모르는 남성 심리까지 꿰뚫어본다.
Profile 윤희권은…
YOON’S FPG 대표. 개인 재무 컨설팅을 비롯해 기업 강연, 퇴직연금 전문가 양성 교육, 재무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금융과 개인 재무부터 은퇴, 증여, 상속, 가정 재무 상담까지 상세하게 재무 설계를 조언한다.
고민 상담 접수는… 「레이디경향」 애독자 엽서, 이메일(ladykh@khan.kr), 공식 블로그(ladykh.khan.kr) [고민 해결 방]을 통해 독자 여러분의 고민을 접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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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노정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