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일, ‘박인환 문학제’ 대한민국 대표 문화제로 키운다

인터뷰

김춘일, ‘박인환 문학제’ 대한민국 대표 문화제로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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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일 상임이사가 시인 박인환의 삶과 작품활동 등에 대해 들려주고 있다.

김춘일 상임이사가 시인 박인환의 삶과 작품활동 등에 대해 들려주고 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전국의 다양한 축제와 행사들이 모두 멈춰 섰다. 일정을 가을 이후로 미룬 축제나 행사도 있지만, 대부분은 취소됐다. ‘따뜻한 겨울’로 산천어축제 등 겨울축제가 줄줄이 최소되더니 벚꽃축제 등 봄축제마저 사라지면서 우리 땅에서 신바람도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풍선효과라는 것이 있다.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불룩 튀어나오기 마련. 즉 봄에 사라진 축제나 행사가 가을에 더 풍성하게 펼쳐지고, 지금 잃어버린 신바람이 가을에 더 크게 폭발할 수 있다는 얘기다. 9월11일부터 13일까지 펼쳐질 ‘박인환 문학제’도 그중 하나다. 인제가 낳은 한국문학사의 대표적 시인 박인환을 통해 지역을 홍보하고 지역민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열리는 ‘문학잔치 한마당’이다. 이를 준비하기 위해 분주한 김춘일 인제군문화재단 상임이사(60)를 만나 ‘박인환 문학제’의 이모저모를 들어봤다.

김춘일 상임이사

김춘일 상임이사

-박인환 문학제를 준비한다고 들었다. 어떤 행사인가.

△문학 관련 행사는 전국 대다수의 지자체가 열고 있다. 각 지역의 특성과 환경에 따라서 축제 콘텐츠를 첨삭하며 규모를 키우고 있는 중이거나 아니면 문학상 선정과 시상 정도에 그치기도 한다. 박인환 문학제는 인제의 문화·예술·관광·역사를 아우르는 대표축제를 목표로 만들어진다. 그 중심에 ‘문학’이 자리한다. 지역민과 함께하고, 외지인과 소통·상생하며 위로와 휴식을 안겨주는 마당이다. 이는 자연스레 지역경제 활성화로도 이어질 것이다.

-박인환은 어떤 사람인가.

△대한민국 성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시 ‘목마와 숙녀’를 쓴 시인이다. 가수 박인희가 불러 크게 히트한 ‘세월이 가면’도 그의 시다. 인제군 인제읍에서 태어난 그는 서울과 평양 등에서 공부하고, 1946년 시 ‘거리’로 창작활동을 시작했다. ‘아메리카 영화 시론’을 필두로 영화평론도 썼다. 서점 마리서사를 경영하면서 김광균·김수영·오장환 등과 교류하며 모더니즘 계열에 합류했다. 특히 김수영과의 관계를 통해 전후 이데올로기의 고통과 번민을 느끼고, 도시문명의 우울·불안·절망·체념 등을 감상적인 시풍으로 노래했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번역해 미국 현대 연극의 고전을 한국에 소개하기도 했다.

-종군기자로도 활동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렇다. 1949년 경향신문 사회부 기자로 입사한 그는 6·25전쟁이 일어난 후 경향신문이 대구에서 전선판 신문을 발행할 때 종군기자로 활약했다. 전쟁에 참여한 중공군 얘기를 간접 취재한 기사와 전투로 폐허가 된 서울 외곽을 르포한 기사가 당시 눈길을 끌었다. 그렇게 치열하게 살아간 ‘댄디 보이’ 박인환의 작가정신과 사상이 점점 잊혀져 가고 있는 것이 아쉽다.

-인제에 박인환을 추억할 수 있는 곳이 남아 있나.

박인환 거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춘일 상임이사.

박인환 거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춘일 상임이사.

△박인환문학관이 있다. 하지만 박인환이 인제군 사람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문인들을 제외하고 그다지 많지 않다. 그래서 박인환 문학제를 여는 것이다. 이제 그는 박인환 문학제를 통해 세상의 빛으로 환생할 것이다. 박인환을 알리기 위해 벽화거리와 박인환 거리도 조성된다.

-박인환 문학제를 추진한 배경은 무엇인가.

△그동안 인제군의 축제는 ‘청정 인제’의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했다. 겨울의 ‘빙어축제’와 가을의 ‘가을꽃축제’가 가족초대형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축제의 기초적 매개체인 ‘문화자산’들은 적절히 활용되지 못하거나 위축된 상황 속에서 내부적 부침과 굴곡이 있었다. 그런 가운데 현재 세월은 문화와 예술로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축제의 형태와 방향성 등이 변화해야 할 때다.

―계획 중인 박인환 문학제의 주요 프로그램은 무엇인가.

△인제군의 상설 공연을 위한 ‘박인환 관련 연극’ 개막공연을 비롯해 박인환의 활동지역인 명동을 배경으로 한 연극이 폐막공연으로 선보인다. 자작나무숲-박인환문학관-공공미술관-시집박물관 등을 엮는 문화벨트화를 3개년 계획으로 시작한다. 문학제가 그 출발점이다. 또 영화평론과 문학 관련 학술논문도 포함된 문학상이 새로이 만들어진다. 이 밖에 스토리텔링 중인 박인환과 관련된 문학기행, 문인들을 초대한 문화콘서트, 대학생들과의 문학 간담회, 지역주민과 외지인이 함께하는 합창 및 토크 콘서트 등을 통해 ‘우리 인제만의 문학축제’를 선언할 것이다.

-박인환 문학제의 대내외적 의미와 가치 그리고 효과는….

△인제군에는 3만2000명이 거주한다. 그런데 보편적 문화 혜택에서 다소 소외돼 왔다. 군민의 문화적 수준과 의식은 상당히 높은데, 이를 엮어 풀어주는 코디네이팅이 약했던 탓이다. 하지만 이제 박인환 문학제를 통해 인제군 군민의 자긍심이 높아지고 문화적·경제적 가치도 창출될 것으로 확신한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도시 베로나(이탈리아)처럼 인제군도 ‘목마와 숙녀’ ‘세월이 가면’ 등을 떠올리게 하는 관광도시가 될 것이다. 기업회의, 포상관광, 이벤트와 박람전시회 등을 가능케 하는 마이스산업의 기틀을 박인환 문학제가 놓는 셈이다.

―박인환 문학제를 어떻게 키워갈 것인가.

△올해는 문학제 본연의 모습을 갖추는 데 초점을 맞춘다. 특히 그동안 소원시된 박인환 알리기에 주력한다. 내년에는 통일, 가을, 목마, 숙녀, 세월 등을 소재로 한 거리극과 상시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불빛 페스티벌 등을 접목한다. 한편 인제에는 박인환 외에도 신라의 왕자 마의태자, ‘무예도보통지’의 저자인 무사 백동수, 독립투쟁 열사와 의사, 6·25전쟁 때 산화한 선열들과 무명전사 등 문화자산이 차고 넘친다. 3차연도에는 이들 문화자산을 한데 엮어 ‘문학제’에서 ‘문화제’로 전환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발돋움시킬 계획이다.

[인터뷰] 김춘일, ‘박인환 문학제’ 대한민국 대표 문화제로 키운다

■김춘일은 누구?

지난해 3월 취임한 김춘일 인제군문화재단 상임이사는 “지역 문화자원 발굴 등 문화예술 활성화를 통해 지역축제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이후 인제군문화재단의 크고 작은 일들을 모두 챙기고 있는 김 상임이사는 지난 1월 인제군 남면 부평리 인제빙어축제장을 찾아 축제준비상황을 점검하는 등 늘 인제의 축제와 함께하고 있다.

경기도 수원 출신으로 청주대 영어영문과를 졸업한 그는 수원문화재단 본부장, 수원도시공사 평생학습기관 장안구민회관장 등을 지냈다. 수원화성문화제, 수원국제연극제, 리틀정조, 행궁길 개발 등 다양한 문화예술 관련 사업에 참여해 역량을 보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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