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보다 먼저···우리의 흥·가락 ‘사물놀이’ 세계에 한류 알리다

K팝보다 먼저···우리의 흥·가락 ‘사물놀이’ 세계에 한류 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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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만태 난장컬쳐스 대표가 4일 오후 레이디경향과 만나 코로나팬데믹 시기에 평화의 메시지를 줄 수 있는 공연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차만태 난장컬쳐스 대표가 4일 오후 레이디경향과 만나 코로나팬데믹 시기에 평화의 메시지를 줄 수 있는 공연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사물놀이는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우리의 전통문화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 안에 담긴 내용은 옛날부터 있던 것이 맞지만, 지금의 형식이 갖춰진 것은 비교적 근래인 1978년의 일이다. 사물놀이가 하나의 형식을 갖추는 데는 현재 한국 사물놀이의 대표 상징이 돼 있는 김덕수씨와 그의 동료였던 이종대·김용배·최태현씨의 활약이 큰 힘이 됐다.

남사당패의 후예들로 알려진 이들은 1970년대 대학가에 분 탈춤부흥운동에 부응해 과거의 풍물가락을 살리면서 현대화하자는 데에 뜻을 모았다. 농촌에서 농부들 사이에 행해지는 우리나라 고유의 음악인 ‘풍물’을 현대인들이 접근하기 편하게 바꾸자는 것. 이에 이들은 풍물을 대폭 축소해 가장 중요한 악기 4개만 추려내어 실내, 즉 극장으로 끌어들여 1978년 2월 첫 무대를 열었다.

이후 사물놀이는 한국음악의 새로운 장르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인기를 모으며, K팝보다 먼저 세계에 한류를 알리기도 했다. 그런 사물놀이가 또 한번의 비상을 꿈꾼다. 브로드웨이 상설전시장 마련 등 진정한 의미의 세계화를 향한 날갯짓이다. 그 중심에 선 차만태 난장컬쳐스 대표(65)를 만나 사물놀이의 내일에 대해 들었다.

-난장컬쳐스에 대해 소개해 달라.

△2001년에 만들어진 전통문화벤처기업이다. 특히 ‘김덕수 사물놀이’의 공연과 브랜드화 등을 총괄하기 위해 기획된 기업이다. 지금이야 K팝, K푸드 등 우리나라도 문화강국이라는 소리를 듣지만, 20년 전만 해도 문화 선진국은커녕 문화 중진국도 못 되는 수준이었다. 당시 나는 부동산 개발로 돈을 벌어 여러 벤처기업에 투자했는데, 그때 만들어진 것이 난장컬쳐스다.

―벤처 하면 무슨 특허나 기술이 먼저 떠오르는데, 문화벤처라고 하니까 좀 낯설다.

△‘벤처’는 기업을 뜻하는 말이 아니다. “모험이 필요하지만 높은 수익이 예상되는, 참신한 사업이나 투자의 대상”을 의미한다. 당연히 문화도, 그중에 전통문화도 상품이 될 수 있고 투자의 대상 또한 될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영화나 뮤지컬 등 투자 대상이 많은데, 왜 하필 사물놀이에 투자를 하게 됐나.

△사실 젊은 시절부터 연극·그림·뮤지컬 같은 문화 분야에 관심이 많아 대학로를 기웃거렸다. 30여 년 전 김영철씨가 출연하기도 한 연극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사람’을 처음 무대에 올린 것도 나다. 그런데 김덕수씨의 사물놀이를 보고, 단번에 ‘이거다’ 싶었다. 문화상품으로 가치가 있겠다는 감이 왔다. 그래서 먼저 김덕수씨를 찾아가 당시 5억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다. 이어 모 은행을 찾아가 투자도 받아냈다.

―그런데 한동안 난장컬쳐스를 떠나 있지 않았나.

△나는 벤처투자가다. 궁극적으로 난장컬쳐스가 성장해야 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내가 이래라 저래라 하면 김덕수 사물놀이패가 제대로 돌아가겠나? 당연히 사물놀이를 잘 아는 사람들이 공연 등 운영을 맡는 것이 맞다.

―그러면 최근 난장컬쳐스 대표로 돌아온 까닭은 뭔가.

△대표는 예전부터 대표였다. 다만 김덕수 사물놀이의 상품 가치를 더할 계획이 있어 운영 면에서 조금 나서는 것뿐이다. 공연 등은 당연히 김덕수씨를 중심으로 한 공연단이 이끌어 간다.

―김덕수 사물놀이에 가치를 더하는 일이란….

△김덕수 사물놀이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가 된 지는 오래됐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그냥 문화로서 정점에 머물러 있다. 김덕수 사물놀이는 이제 산업이 돼야 한다. BTS도 ‘그냥 노래를 잘 부르고 춤이 화려한 젊은이들’로 머물러 있으면 가치가 없다. 노래와 춤을 통해 재화를 만들어야 한다. BTS는 그것에 성공했다. 김덕수 사물놀이도 그래야 한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이 말해 주듯이 앞으로 공연문화는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야 한다. 바로 그 부분이 내가 잘하는 일이다.

―그러면 앞으로 어떤 일은 해 나갈 생각인가.

△기본적으로는 서울과 제주에 상설공연장을 만들 요량이다. 작은 소극장이 아니라 뮤지컬이나 오케스트라와의 컬래버레이션이 가능한 대극장이다. 이를 바탕으로 궁극의 목표는 브로드웨이를 비롯해 세게 곳곳에 김덕수 사물놀이 전용 극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김덕수 사물놀이는 한국보다 외국에서 그 가치를 더 인정받고 있다. 가까운 일본에서만 1000개의 동호회가 있고, 미국의 유명 대학들에도 사물놀이 동아리가 있을 정도다. 사물놀이는 언어가 필요없는 공연이다. 신명나는 소리와 흥겨운 몸짓에 이끌려 누구와도 어우러질 수 있는 것이 사물놀이다. 세계화를 이루는 데 사물놀이보다 좋은 조건을 갖춘 음악은 없다고 본다. 일본에 가부키가 있고 중국에 경극이 있다면, 한국에는 사물놀이가 있다는 소리가 나오게 할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잖은 자금이 필요할 텐데, 재원 마련은 가능한가.

△다방면으로 투자를 받을 것이어서 충분히 가능하다. 난장컬쳐스의 상장도 고려 중이다. 또 지자체와 손을 잡는 방법도 찾고 있다.

―지자체와 손을 잡는다는 얘기는….

△사물놀이 체험학습장과 교육장, 악기 공방 등을 두루 갖춘 ‘사물놀이원’을 지어 지역 관광과 경제활성화를 꾀하는 것이다. 사물놀이는 전국의 많은 학교에서 배우고 있고, 좀 더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이를 전문적으로 가르칠 공간이 없다. 반면 우리나라 많은 시·군 중에는 나날이 인구가 줄어 소멸될 위기를 맞은 곳이 많다. 만약 이들 지역에 사물놀이원이 들어서서 교육과 체험을 할 수 있게 된다면 많은 이들이 모이게 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특히 교육과 체험은 교육자들이 일정 기간 머물러야 하는 만큼 호텔이 필요하고 식당도 있어야 한다. 그들이 여가를 보낼 공간도 필요하다. 자연스레 그 지역의 상권이 활성화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사물놀이에 쓰이는 악기나 의상 등은 모두 소모품이다. 이를 생산하는 ‘공장’이 있어야 하고, 이를 판매하는 ‘가게’도 필요하다. 사물놀이로 하나의 ‘산업단지’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생각은 좋은데, 지자체가 비용을 모두 대기에는 부담이 되지 않겠나.

△그래서 사물놀이진흥법이 제정되도록 오래전부터 애쓰고 있다. 지자체뿐 아니라 국가적 지원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콕 집어서 사물놀이를 진흥하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풍물을 진흥하자는 것이다. 우리의 전통을 살려 오늘의 문화를 입히고 이를 세계로 수출하자는 일에 정부나 국민이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를 위해 난장컬쳐스가 지원해 세계사물놀이연맹을 발족한 계획이다. 사물놀이진흥법 추진은 우리가 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물놀이원 설립이든 사물놀이진흥법 제정이든, 이것들은 순전히 공적인 측면에서 이뤄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물놀이를 아끼고 발전시킬 수 있는 전문가들이 모여 연맹을 만들고,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일을 꾸려 가야 한다.

―그게 말처럼 쉽겠나.

△그렇다고 아주 어려운 것도 아니다. 이미 국내에는 전국에 탄탄한 조직이 있고, 김덕수 사물놀이가 워낙 유명해 기본적으로 당장이라도 세계 30여개국이 참여하는 국제연맹을 만들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현재 우리 전통의 씨름을 전승하려는 진흥법이 제정돼 있고, 종주국은 중국이지만 한국이 강국인 바둑을 발전·보급하자는 진흥법도 마련돼 있다. 그런데 우리 전통의 것이며 우리가 가장 잘하는 우리의 음악을 진흥하자는 일을 가로막고 나설 사람은 없다고 본다.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느낌도 있다.

―맞는 소리다.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레이디경향 같은 언론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 주고 홍보도 해 주면, 비록 시간이 걸리겠지만, 반드시 이룰 수 있다고 본다.

―좋은 얘기들이지만, 이것들은 시간이 걸릴 일들이고, 당장 준비하고 있는 일은 없나.

△코로나19로 많은 것들이 멈춰 있지만, 우리는 나름대로 바삐 움직이고 있다. 특히 사물놀이는 굳이 객석이 아니더라도 영상을 통해 흥을 전달할 수 있어 비대면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내년 봄이면 대면공연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그동안 힘겨운 ‘코로나 터널’을 지나온 국민들에게 신바람을 불어넣어 줄 야외공연도 준비 중이다. 그때도 많이 홍보해 주기 바란다.

―열심히 응원하겠다.

차만태 난장컬쳐스 대표.  |박민규 선임기자

차만태 난장컬쳐스 대표.  |박민규 선임기자

■차만태 대표는 누구?

차만태 난장컬쳐스 대표이사는 문화계보다는 부동산·건설 업계 쪽에서 더 유명하다. 리조트·전원주택 개발 전문업체 ㈜킹스필드의 회장이기도 하다. 차 회장은 평창에 국내 최초의 펜션단지 131가구를 건설·분양했으며 현재 강원도 횡성 치악산 끝자락에 농림수산식품부 지정 전원마을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주천강변에 450m 규모의 옹벽을 치고 전원주택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내년 봄 준공을 목표로 한다.

과거에는 국민생활체육 전국바둑연합회를 창립해 1·2대 회장을 지낸 바 있으며, 이세돌 9단과 ‘이세돌 브랜드 사용권’ 계약을 체결하고 이세돌 브랜드 관리와 함께 자서전 발행, 이세돌 어린이바둑교육 프랜차이즈사업, 횡성바둑수련원 운영사업, 온라인 대국사이트 운영 등을 하기도 했다. 또 미술에도 관심이 많아 젊은 작가의 인큐베이팅과 큐레이팅에 나서고 있으며, 갤리러 사업 또한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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