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 시민 네트워크 연결 ‘문화도시’ 거듭난다

강릉시, 시민 네트워크 연결 ‘문화도시’ 거듭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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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문화재단이 문화적 도시재생사업으로 벌이는  네트워크 창의파티가 열리고 있다.

강릉문화재단이 문화적 도시재생사업으로 벌이는 네트워크 창의파티가 열리고 있다.

강릉시가 상향식 풀뿌리 문화도시 만들기에 나선 가운데 그 중심에 선 문화민회가 눈길을 끌고 있다. 문화도시 사업 거버넌스의 핵심인 문화민회는 지금까지 7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해 적극 활동하고 있으며, 문화도시포럼 ‘작당모의’와 ‘네트워크 창의파티’ 등 시민주도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릉시의 문화도시 추진 과정에서 돋보이는 것은 시민활동 결집 → 강릉문화민회 결성 → 문화도시추진위원회 구성 순으로 만들어진 시민중심 거버넌스와 사업추진 체계 구축 방식이다. 의결조직인 ‘강릉시문화도시추진위원회’, 집행조직인 ‘강릉시문화도시지원센터’, 협력적 시민 파트너이자 워킹그룹인 ‘문화민회’ 사이의 효율적인 역할 분담과 상향식 조직 방식이 그 핵심이다. 강릉시는 조례와 문화도시추진위원회를 만들어 하향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여타 지자체와 달리 상향식 거버넌스를 구축하기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였다. 문화도시추진위를 가장 나중에 조직한 이유도 문화민회의 대표성을 갖는 시민이 추진위에 참여토록 하기 위함이다.

강릉이 ‘커피의 도시’로 자리 잡는 데 한몫 단단히 한 커피탐사대 대원들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모습.

강릉이 ‘커피의 도시’로 자리 잡는 데 한몫 단단히 한 커피탐사대 대원들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모습.

강릉시가 문화도시를 추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시민사회의 회복’과 ‘사회적 자본의 확대’다. 이에 힘입어 ‘강릉문화민회’는 지난해 5월 온라인 플랫폼을 개설한 이후 현재 700여 명이 함께하는 강릉시의 대표적 시민단체로 성장했다. 문화도시지원센터의 활동을 기반으로 ‘느리고, 느슨한 조직’으로 조금씩 성장해 지난 9월 창립총회를 열었다. 이후 ‘아름다운 위원회’ ‘쾌적한 위원회’ ‘재미있는 위원회’ 등 3개 분과를 설치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문화민회는 철저하게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운영된다. 그 결과 한 고교생이 ‘쾌적한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강릉시는 문화민회를 추진하면서 동시에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시민의 관심과 참여를 확산하기 위해 처음 시작한 일은 라운드 테이블 운영이다. 세대와 계층, 주제를 아우르는 의제를 설정해 시민의 관심 사항을 논의하도록 함으로써 자연스레 문화도시에 참여를 유도했다.

문화도시워크숍이 열리고 있다.

문화도시워크숍이 열리고 있다.

라운드 테이블은 자연스럽게 지역 문제와 관련한 공론의 장으로서 ‘문화도시포럼’ 운영으로 이어졌다. ‘문화도시란 무엇인가’부터 시작해 최근 개최된‘문화도시와 교통’에 이르기까지 10여 차례 지속된 포럼은 문화도시 개념과 문화도시 전망, 실천 방향을 설정하는 시민 논의에 크게 기여했다.

강릉시민의 자발적 참여 확산에 분기점이 된 사업은 ‘작당모의’다. ‘작당모의’는 주제에 상관없이 세 사람 이상이 모여 기획한 사업계획을 심사해서 200만원을 지원하는 방식이었는데, 시민의 ‘자발성’ ‘창의’ ‘참여’를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사후 정산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선정된 20개 팀의 활동 결과가 뛰어났으며, 공유하고 확산할 사업도 대거 발굴해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성과 공유회와 전시회도 성황리에 마쳐 지역 사회에 큰 자극이 되고 있으며, 문화도시를 추진하는 다른 여러 지자체에서도 이 사업과 유사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지역에서 활동하는 시민과 예술가 간의 만남과 교류, 협업을 확대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한 ‘네트워크 창의파티’, 교육과 컨설팅 등이 결합하는 로컬 콘텐츠 제작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자원을 활용하는 콘텐츠 생산을 지원하는 ‘열린문화기획학교’, 지역별 생활문화 거점 지원사업인 ‘오방’, 지역 주민과 연극인을 위한 연극학교 개설 등으로 생활문화 활성화를 위한 단초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에 시작한 ‘시민기록활동가’ 모집과 교육, 활동은 지역 아카이빙을 통해 지역 조사-발굴-연구-활용으로 성장해 나가는 장기적 포석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활동이 연계되고 순환되는 구조라는 점이다. 시민의 자발성을 끌어내고, 자율성을 부여해 신뢰를 쌓고, 시민의 문화역량을 키우는 동시에 지원 사업을 만드는 순환구조다.

문화부가 추진하는 ‘문화도시’는 시민이 공감하고 즐기는 도시문화의 공유성과 창조력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체계를 갖춘 도시 만들기를 지향한다. 문화도시를 추진하거나 추진을 준비 중인 도시는 현재 60곳이 넘는다. 시민이 사업의 중심이 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구호가 아닌 실체로서 시민거버넌스가 필수적이다.

강릉의 문화길잡이가 된 ‘책다방’에 모인 강릉시민들.

강릉의 문화길잡이가 된 ‘책다방’에 모인 강릉시민들.

이런 가운데 시민의 성장과 이를 바탕으로 한 민주적 추진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강릉시 문화도시 추진 사례는 시사하는 점이 적지 않다. ‘시민’ ‘자율성’ ‘민주주의’ ‘거버넌스’ ‘문화적 관점’ ‘지속가능성’ 등이 구호가 아니라 실제로 구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문화도시가 같은 사업방식을 추구할 필요는 없겠지만, 시민의 자발적 참여와 상향식 거버넌스 구축은 문화도시의 기본 철학이자 문화부에서 문화도시정책을 추진하는 근본적 이유다.

이에 대해 지금종 강릉시문화도시지원센터장은 “강릉에서는 지역의 자연환경, 지역에 축적된 역사성이 도시 공간과 시민의 일상에 녹아들어 독특한 이미지와 라이프스타일을 만드는 과정 자체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것이 강릉의 ‘고유성’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의 문화적 역량을 키우는 일이다. 지자체장이나 소수 전문가들이 인위적으로 지역의 정체성을 만들고 홍보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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