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금토일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원작과 다른 결말로 일부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줬다. 설정과 캐릭터 붕괴에 대한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끝났다.
애초에 흥행한 원작을 가진 <재벌집 막내아들>은 이미 보증수표였으며 긁은 당첨복권이었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연재 초반부터 웹소설 사이트 ‘문피아’의 베스트 작품 상위권에 랭크된 화제작으로 1700만에 가까운 조회 수를 기록했다. 제작진은 원작의 무엇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기에 원작 결말을 비틀었을까? 설정과 캐릭터까지 붕괴시켜가면서….
<재벌집 막내아들> 매회 반전과 함께 회귀물 장르 특유의 ‘사이다’ 묘미를 주며 시청자를 열광케 했다. 누구나 한 번쯤 꿈꿔왔을 “만약 과거로 돌아간다면 이 땅을, 이 주식을, 이 코인을 샀을 텐데…”하는 판타지를 ‘진도준’이란 캐릭터로 눈앞에서 그려냈고(그것도 속도감 있는 전개로), 재벌가로 대표되는 순양가 사람들이 서민의 본체를 지닌 주인공에게 매회 무너지는 장면을 보고 많은 시청자는 더없는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시청자들이 각 잡고 마지막 회를 기다린 이유다. 그러나 결말은 완벽한 제작진과 시청자의 동상이몽이었다.
대부분 시청자는 재벌가 사람들의 몰락, 진도준(윤현우)의 제2의 인생을 보며 무난하게 ‘역시 드라마는 권선징악이지’하고 끄덕이며 보며 편안하게 발 뻗고 잘 생각뿐이었는지도 모른다. 반면 제작진은 끝까지 반전의 묘미를 놓지 못하고 원작과 다른 결말을 보여주고 싶어했다. 단, 마지막 회 반전을 짜임새 있게 꾸려냈다면 이런 사달은 일어나지 않았을 터, 제작진은 원작과 다른 결말을 위해 캐릭터를 버리고 설정 또한 버렸다. 막판에 여기저기 구멍이 숭숭 뚫렸다.
JTBC 금토일 ‘재벌집 막내아들’.
설정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는 지점은 여러 개다.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사회의 굵직한 사건사고를 빠삭하게 기억하고 있는 윤현우가 왜 유독 진도준이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했을까? 심지어 자신은 진도준 살해 당시 공범 혹은 방관자였고 통화 녹음본까지 화분 안에 고이 간직해놓고?
사건의 열쇠가 된 휴대전화 녹음파일, 어떻게 통화 중 옆 사람(진영기 회장) 말소리까지 깔끔하게 녹음됐을까? 당시 2G폰 폴더폰에 자동녹음기능이 설마, 있었나?
또 7천억원 비자금은 어디서 다시 번쩍하고 생겨난 것인가, 진도준이 이미 살해당하기 전에 모두 기부하면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것 아니었나?
20년 가까이 상복을 입고 지낼 만큼 애절했던 서민영은 연인을 살해한 공범 내지는 살해 의혹을 덮어버린 윤현우를 두고 왜 아련함을 느끼는가? 서태지만 언급하면 다 사랑에 빠지는 인물이 아니고서야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회귀 장르의 기본은 ‘복수의 성공’이다. 애초에 ‘나를 죽인 범인은 누구인가’라는 한을 품고 주인공이 과거로 회귀했는데 그 중대한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고 그게 누구든 상관없게 되어 버린 점도 시청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화룡점정은 마지막 장면이다. 윤현우가 짧게 ‘참회’를 읊으며 고급 자동차를 타고 뻥 뚫린 도로를 달리며 희망찬 미래를 보여주는 K드라마의 매우 익숙한 연출에 시청자들은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혹시 “이제 진도준은 잊고 현생으로 돌아가세요~”라는 드라마 팬덤을 향한 배려인가? 15회차 동안 울고 웃으며 드라마 ‘앓이’를 했던 시청자들은 시원함 아닌 싸늘함을 느껴야 했다.
드라마는 끝이 나도 세계관은 끝이 나지 않는 법이다. 단 웰메이드 작품이었을 때 말이다. 영화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 시리즈처럼. 해외까지 나갈 것도 없다. <커피프린스 1호점>처럼 한결과 은찬이 어딘가에서 살아 숨 쉬고 있을 것 같은 그 아련한 세계관 말이다. ‘국밥집 첫째아들’ 윤현우가 어딘가에서 살아있었으면 하는 마음, 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