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는 사실 사계절 할 수 있지만, 녹음이 짙어가는 요즘이야말로 자연을 벗 삼아 걷기 좋은 시기다. 혼자라고 두려워할 건 없다. ‘높이 오르기보다 천천히 나아가는 자연 충전 걷기 여행’이라는 부제를 단 <둘레둘레 트레킹>(한빛라이프)은 “산 정상이 목적이 아닌 호기심과 모험심을 자극하는 길과 풍경을 만나는 걷기 여행”을 지향하는 트레킹 유튜버 김영수씨의 신간을 곁에 두면 된다.
다양한 독자를 위한 친절한 가이드가 일단 눈에 띄는 장점이다. 4단계로 나뉜 트레킹 코스의 난이도 표기, 직관적인 코스 지도와 저자가 직접 걸으면서 사용한 GPS기록을 기반으로 측정한 거리, 트레킹 준비 정보 등이 돋보인다.
시원하게 펼쳐지는 트레킹 코스의 화보도 이 책의 미덕 중 하나다. 또한 22만 구독자를 보유한 ‘김영수 TV-여행가산행’의 인기 크리에이터답게 QR코드를 이용해 각 코스를 유튜브 영상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 계절별, 지형별 등 테마별 추천 트레킹 코스도 오래도록 활용할 만하다. 동백, 꽃무릇, 철쭉, 장미 등 제철 꽃나들이를 빼먹지 않는 이들을 위한 최적의 트레킹 코스 정보도 챙겼다.
저자가 추천하는 6~8월 추천 트레킹 코스는 양양 흘림골-주전골, 봉화 낙동강 세평하늘길 양원역-승부역, 포항 내연산 12폭포, 함양 선비문화탐방로 1구간이다.
그중 “흘림골은 서북 능선과 동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열두 개 폭포가 흐르는 기암절벽까지 숨겨진 보물을 품고 있”는 곳으로 “설악산 코스에 비해 시간은 짧지만, 설악산의 바위 절경과 계곡미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핵심 구간”이라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이동 거리 6.5㎞, 소요 시간 3시간 30분 등 코스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과 함께 자동차 및 대중교통 이동 방법, 주변 관광지, 주의사항, 인근 추천 맛집까지 담았다. 누군가 먼저 간 곳을 따라가는 여행은 어쩐지 새로운 맛이 없을 법도 하지만, 그 길을 직접 걷는 사람만이 참맛을 알게 되는 트레킹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앞서 걸었던 사람 덕분에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포인트를 지나치지 않을 수 있다면? 이처럼 든든한 길 위의 ‘동반자’가 또 있을까 싶다.
특별부록으로 수록된 55가지 트레킹 코스의 위치를 담은 트레킹 코스 전도를 벽에 붙여두고 한 코스씩 도장깨기 할 때마다 하단의 메모난에 기록하는 것으로 인생 버킷 리스트 하나를 완성하는 것, 누군가에게는 좋은 출발이 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