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기자, 13세 소녀를 단돈 5파운드에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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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기자, 13세 소녀를 단돈 5파운드에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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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윌리엄 토마스 스테드 기자는 13세 소녀를 직접 5파운드에 사면서 그 과정을 생생하게 기술해 영국 사회에 큰 화두를 던집니다. Pall Mall 홈페이지

19세기 윌리엄 토마스 스테드 기자는 13세 소녀를 직접 5파운드에 사면서 그 과정을 생생하게 기술해 영국 사회에 큰 화두를 던집니다. Pall Mall 홈페이지

19세기 영국에서는 불과 13세가 되면 성인으로 인정받았습니다. 13세 소년·소녀들이 성인과 동등하게 공장에서 일할 수 있었고 월급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법을 위반하면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형벌도 받았습니다.

바꿔말하면 13세 소녀가 성적 착취를 당해도 아동 범죄가 아닌 매춘으로 취급받았고 일부 정치인과 대중은 이를 악용한 사례를 알고 있었지만 새 법률 만들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이때 탐사 저널리즘의 선구자 월리엄 토마스 스테드 기자가 독특한 취재 방식으로 기사를 써서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안깁니다. 스테드는 당시 인기 잡지인 <Pall Mall>에 ‘현대 바빌론의 처녀 공물’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씁니다.

그는 13세 소녀의 처녀성을 사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 기사에 그 과정을 자세하게 기술합니다. 그는 엘리자 암스트롱이라는 소녀를 5파운드에 삽니다. 이 금액에는 처녀성 확인을 위한 건강 검진 비용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지금의 가치로는 한 40여만 원입니다.

스테드는 암스트롱을 릴리라는 가명으로 표기했고 아이를 사고 납치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써 내려갔습니다. 그는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자신의 상황을 적절하게 판단할 수 없으며 자신이 낯선 사람에게 팔려 갔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기술했습니다.

보통 이런 끔찍한 상황에 부닥친 아이는 남은 생애를 매춘업소에서 보내거나 거리의 부랑자나 범죄자로 남게 된다는 결말도 알려줍니다.

스테드가 쓴 당시 탐사 기사 ‘현대 바빌론의 처녀 공물’

스테드가 쓴 당시 탐사 기사 ‘현대 바빌론의 처녀 공물’

그의 기사는 영국 사회에 그야말로 엄청난 화두를 던집니다. 엄격한 청교도적인 개념에 젖어있던 많은 영국인들은 빅토리아 사회에 런던이나 리버풀 같은 거대 도시 빈민가에서 무슨 추악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몰랐던 겁니다. 스테드는 중산층과 상류 지도층 인사들에게 “커튼을 열고 하수구를 들여다보아라”라고 말합니다

기사가 게재된 후 전국적으로 정부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고 아동보호를 위한 법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영국 의회는 만장일치로 성인 연령 변경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켰습니다. 같은 해 1885년 성년 연령은 13세에서 16세로 상향 조정됐고 아동 성착취는 불법이 됐습니다.

스테드는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언론인이 됐지만 비극이 시작됐습니다. 시기 어린 동료들이 기사에 릴리로 표기된 소녀의 부모를 적극적으로 찾아댔고, 이내 엘리자 암스트롱의 어머니를 통해 스테드가 실제로 아동을 사는 과정을 거쳐 기사를 쓴 사실을 밝혀낸 거죠. 취재 대상이던 엘리자는 이후 구세군에게 인도되어 보살핌을 받고 평범한 삶을 살았지만 말이죠.

영국 사법부는 윌리엄 스테드를 아동 납치 혐의로 기소합니다. 취재를 위한 행동이었지만 실제로 아이를 매수한 것은 정당화할 수 없었습니다. 스테드와 관련자들은 모두 투옥되고 맙니다.

당시 런던 빈민가를 표현한 신문 삽화.

당시 런던 빈민가를 표현한 신문 삽화.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당시만 해도 영국에서 인신매매 사건의 형량은 상당히 관대했고 스테드는 3개월의 징역형을 받았고 그의 조수는 6개월을 받았습니다. 스테드는 감옥에서 보낸 시간을 “마치 휴가와 같다”고 의연하게 대처했습니다.

아동 인권에 새 역사를 만들어낸 스테드는 죽음의 순간도 역사의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그는 대서양을 항해하던 타이태닉호 승객의 한 명이었던 겁니다. 타이태닉호가 빙산과 충돌하자 그는 두려움 없이 갑판 위에 서서 여성과 어린이, 노인을 보트에 앉히는 것을 도왔습니다. 그리고 그는 증기선 살롱 내 의자에 앉아서 파이프를 피우고 신문을 읽으며 죽음의 순간을 맞이합니다. 죽음까지도 여유롭고 초연한 모습이었습니다.

■자료제공: 유튜브 채널 <지식 아닌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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