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루머…괴로웠다” 걸그룹 베리굿 전 멤버 김태린(다예)

아이돌 그 후

“학폭 루머…괴로웠다” 걸그룹 베리굿 전 멤버 김태린(다예)

댓글 공유하기
걸그룹 베리굿 전 멤버 김태린이 아이돌을 그만둔 후의 일상을 전했다. 본인 제공

걸그룹 베리굿 전 멤버 김태린이 아이돌을 그만둔 후의 일상을 전했다. 본인 제공

‘글로벌 스타’ ‘명품 앰배서더’ ‘영앤리치’… K팝 아이돌의 수식어는 화려하지만 그 이면은 어떨까? 만인의 우상이라 할지라도 아이돌의 생명력은 길어야 7년. 아이돌을 그만두어도 이들의 삶은 계속되나 우리는 이후 이야기는 크게 주목하지 않는다. [아이돌 그 후]는 인생 두 번째 챕터를 열심히 써 내려가고 있는 전직 아이돌들에 대한 조명이다. 이번 주인공은 베리굿 전 멤버 다예(김태린)이다.

2020년 연예계는 학폭 미투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대부분의 폭로는 연예인이 과거 학창 시절 학폭 가해자였던 사실로 밝혀져 철퇴를 맞고 권선징악 결말로 마무리 지어졌다. 반면 그사이에는 허위 학폭 폭로의 피해자도 있었다. 기나긴 소송으로 잘못된 사실을 바로 잡았지만 ‘학폭’은 연예계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는 두 글자 낙인이었다. 걸그룹 베리굿의 전 멤버 다예, 지금은 배우 김태린의 이야기다.

상처만 남았던 아이돌의 삶

“저는 그 친구(폭로자)가 누군지도 몰라요. 낙인찍힌 상태로 살 수 없었어요. 부모님과 함께 소송을 준비했고 드디어 승소했지만 상처가 사라지진 않더라고요.”

폭로자가 김태린과 같은 학교 학생이었다는 것은 맞다. 그가 학폭 피해자였던 것은 사실이었다. 단, 가해자 안에 김태린은 없었다. 당시 연예계는 학폭 미투로 뜨거웠고 학폭 가해자로 추정되는 것만으로 큰 흠집이었다.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싶었지만 그에게 기회는 오지 않았다.

“저는 폭로자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었으니 너무 억울했죠.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싶고 정정 기사도 요구하고 싶었지만 그 누구도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일부 주변인은 ‘오히려 얼굴을 알릴 기회’라는 말도 안 되는 위로를 했죠. 결국 부모님께서 소송을 도와주셨고 당시 담임 선생님까지 오셔서 증언해주신 덕에 누명을 벗을 수 있었어요.”

피고인에게는 명예훼손, 허위 사실 적시로 300만 원의 벌금이 부과됐다. 가벼운 사과도 듣지 못했다.

“그에게 진정한 사과를 하면 소송을 취하하겠다고 했는데 끝까지 하지 않았죠. 그 친구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기억이 왜곡됐을 수도 있고 생사람을 잡아서라도 자신의 억울함을 풀고 싶었을 수도 있겠죠. 제가 승소를 했지만 상처는 나아지지 않더라고요. 그간 제 이름부터 걸그룹으로 무대에 섰던 타이틀까지 지워버리고 싶은 마음뿐이었어요.”

걸그룹 베리굿 활동 시절 멤버들(왼쪽부터 서율, 조현 그리고 김태린)과 함께. 경향신문DB

걸그룹 베리굿 활동 시절 멤버들(왼쪽부터 서율, 조현 그리고 김태린)과 함께. 경향신문DB

상처는 결국 그룹 탈퇴로 이어졌다. 대인기피증과 공황장애로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 시간이 반년간 지속됐다.

“아이돌을 그만두었다고 다른 진로를 바로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치료가 우선이었죠. 6개월이 지나자 슬슬 제 진로에 대해 걱정이 되는 거예요. 제 능력으로 할 수 있는 직업에 대해 마인드맵을 짜보고 스피치 학원과 승무원 학원에 다녀봤는데 맞지 않더라고요. 그나마 외국어 공부가 제일 재밌었어요. 새로 시작하고 싶은 마음에 훌쩍 어학연수를 떠났죠.”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로 훌쩍 떠났다. 한국인이 제일 없는 곳이라는 말에 선택한 곳이다. 그는 그곳에서 평범한 학교생활을 비로소 시작했다.

“제가 중학교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하다 보니 오전 수업만 듣고 오후는 빠졌었어요. 제가 스스로 학교 스케줄을 짜고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또 여러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어울리는 일이 참 행복하더라고요. 몸도 마음도 건강해졌어요.”

김태린의 미국 연수 시절. 평범한 일상으로 지난 상처가 치유되기 시작했다. 본인 제공

김태린의 미국 연수 시절. 평범한 일상으로 지난 상처가 치유되기 시작했다. 본인 제공

그는 새 삶을 시작하는 기분으로 K팝 아이돌이었던 이력을 숨겼음에도 일부 알아보는 이가 있어 당황스러운 순간도 있었다.

“지우고 싶었던 기억이라 새 출발 하는 마음에 아이돌이었다는 걸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학교에서 한 일본 남학생이 절 알아봐서 곤란한 적이 있었죠. LA에 놀러 갔다가 한 유명 틱톡커가 제 직캠영상을 유튜브에서 봤다며 알아보기도 했고요. 제가 비록 유명 아이돌도 아니었음에도 알아보니 K팝의 위상을 실감했죠.”

배우 김태린. 오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김태린. 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제2막을 시작할 용기가 생겼다

그의 일생 절반이 아이돌의 삶이었다. 마음이 치유되면서 ‘피한다고 피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평범한 일상을 지내다 보니 힐링도 됐고 결국 피할 수 없으면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방향으로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어요. 시간이 흐르고 ‘마냥 힘들지는 않았다’ ‘무대에서만큼은 행복했다’라면서 추억 보정이 되더라고요.”

이제 그는 과거를 정면으로 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해졌다. 요즘은 자신의 무대 ‘직캠’을 찾아본단다.

“무대에 설 때 표정을 보면 스스로 ‘참 예뻤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은 이상하게 그 표정이 안 나와요. 돌아보면 일할 때가 가장 행복했던 것 같아요.”

인터뷰 전날 김태린은 한 드라마의 오디션을 본 터였다. 그는 최근 배우 전문 소속사와 전속 계약을 맺은 후 연기자로 제2의 활동을 시작했다.

“오디션은 무대보다 중압감이 커요. 저를 찾아주신 관객을 둔 무대가 아닌, 저를 시험하는 무대인 만큼 그 무게를 견뎌야 하는 게 달라요. 저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하고요. 다행히 이번 오디션에서 저를 긍정적으로 봐주신 것 같아요. 그렇지만 대본을 받기 전에는 모든 것이 미정이라 기대하지 않으려 해요.”

김태린은 올해의 목표로 ‘더 많이 느끼고 배울 것’이라고 말한다. 배우라면 응당 꿈꾸는 ‘믿고 보는 배우’ 작품에 신뢰감을 더하는 배우가 그의 꿈이다.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Ladies' Exclusive

      Ladies' Exclusive
      TOP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