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폼’ 콘텐츠마저 요약본, 줄거리, 하이라이트 등으로 숏폼화해 소비하는 시대다. 지난 1일 오디오 소셜 플랫폼 ‘스푼’을 운영하는 스푼라디오가 글로벌 숏폼 드라마 플랫폼 ‘비글루’를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K-드라마 특징을 살린 비글루 콘텐츠는 한국어, 영어, 일어, 중국어 등 7개 언어로 지원된다. 출시와 함께 숏폼 드라마 콘텐츠 50개 작품을 공개했고 연말까지 100개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알렸다. 왜 숏폼일까? <비글루>에서 스트리밍 중인 <나의 X 로맨스>의 작가 박정연이 말한다.
영화 연출을 전공한 박정연 작가는 웹소설 작가, 영화감독 활동을 하다 숏폼 드라마 <나의 X 로맨스>의 시나리오를 작업한 다재다능한 젠지세대 크리에이터다. 그는 ‘비글루’를 통해 작품 공개를 한 것에 대해 “중국에서 유사한 숏폼 플랫폼이 초대박 흥행을 달리고 있다. 국내 첫 유료 숏폼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무대였다”고 전했다.
그는 단편 시나리오나 회차를 끊어 쓰는 웹소설 작업한 경험이 있어 숏폼 시나리오 작업에 장벽은 별로 느끼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의 작품 <나의 X 로맨스>는 일명 ‘혐관’ 로맨스다. 서로 끔찍하게 싫어하던 남녀 주인공이 어쩔 수 없는 계기로 동거를 시작하면서 생기는 다양한 케미스트리를 담았다.
숏폼이 인기 콘텐츠로 떠오르면서 한때 콘텐츠 업계에서는 ‘숏폼을 쓸 수 있는 작가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숏폼 시나리오 또한 그만의 기술이 필요한 세계다.
“일단 전체 60분 내외에 딱 맞는 스토리를 구성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편 수가 정해져 있는 만큼 더 길어져서도, 짧아서도 안 됩니다. 때문에 전체 스토리 구성 후, 회차별 줄거리를 꼼꼼하게 적어 보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회차 당 1분 30초 내외라고는 해도, 회차별로 기승전결을 담아 스토리 진전을 담아내야 하는 전략이 요구되기 때문이에요.”
가장 중요한 건 ‘잘 끊기’다. 시청자에게 다음 화 시청을 유도해야 하는 만큼 어디서 ‘끊어야 하나’가 포인트다. 박 작가의 고민 역시 그 지점이었다.
숏폼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장편 드라마나 영화만큼 시장 자본이 많지 않으며 소위 블록버스터급 콘텐츠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반대로 말하면 도전할 기회가 많은 블루 오션이라는 점이다.
“숏폼은 글로벌 트렌드가 이미 예견된 콘텐츠 시장이에요. 시청자분들이 많은 관심은 보내주시면 ‘K-숏폼’이 세계를 호령할 날이 오지 않을까요? 저 역시 비글루에 하나 또 다른 플랫폼에 한 작품 공개를 앞두고 있습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