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에 사는 부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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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에 사는 부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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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생활백서-아주 많이 부족한 희망찬 하루, 어두운 숲을 지나는 방법> 프로개, 김주희 저. 드루이드아일랜드 제공 사진 크게보기

<폐교생활백서-아주 많이 부족한 희망찬 하루, 어두운 숲을 지나는 방법> 프로개, 김주희 저. 드루이드아일랜드 제공

‘드루이드(게임 속 대자연의 균형을 수호하는 캐릭터)’라 불리는 가드너, ‘우리 강산 프로개 프로개’ 블로그 운영자 프로개(본명 김형기)씨와 자칭 은둔형 작가 김주희 씨 부부가 5년간 함께 쓴 <폐교생활백서>가 책으로 나왔다.

프로개 씨는 이미 망고스틴, 용과, 아보카도 등 과일을 먹고 나온 씨앗을 심어 나무로 키우는 모습을 공개해 주목을 받은 가드너다. 그는 심지어 마트에서 구매한 건조 페페론치노를 싹을 틔워 크리스마스 트리로 만들어버렸다. 최근에는 사탕수수를 키워 원당을 뽑아내는 인내력을 보여 누리꾼들을 놀라게 했다. 과연 대자연의 균형을 수호하는 드루이드답다.

그가 폐교를 빌려 생활하기 시작한 이유에도 식물이 있다. 4,900개의 식물을 다양한 환경에서 키워보고 기록하는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폐교를 물색해 망설임 없이 짐을 챙겨 떠났다.

폐교에서 식물뿐 아니라 동물들과 살아가는, 작가 말 그대로 ‘아주 많이 부족한 희망찬 하루’를 기록했다. 남편이 전지적 노동 시점으로 폐교 생활을 써 내려갔다면 아내의 글에는 시골 폐교에서 사는 힐링이 담겨있다.

<폐교생활백서-어두운 숲을 지나는 방법> 중에서 사진 크게보기

<폐교생활백서-어두운 숲을 지나는 방법> 중에서

김주희 씨는 산 좋고 물 좋은 폐교에서 열심히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설가다. 출간작으로는 <우리 베란다에서 만나요> <수학특성화중학교> <잊혀진 황녀는 평화롭게 살고 싶어> <녹음> <고스트 티처의 말착 과외> 등이 있다.

그들은 언제나 “여기 사람이 사는 줄 몰랐어요”라는 말과 함께 늘 택배를 받는다. 김 작가 역시 폐교에 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마트도, 식당도, 편의점도, 그리고 가로등도 없는 폐교지만 그는 대신 ‘오후 2시의 하늘’이 있다고 말한다.

그들이 말하는, 도시인은 상상도 못 할 폐교의 일상이 꾸밈없이 수수한 글귀를 타고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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