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를 제대로 알고 싶다면 ‘위스키, 스틸 영’

책 읽는 레이디

위스키를 제대로 알고 싶다면 ‘위스키, 스틸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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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레이디] 위스키를 제대로 알고 싶다면 ‘위스키, 스틸 영’

위스키 애호가가 늘면서 위스키 관련 서적도 꽤 발행됐다. 위스키의 역사부터 계보, 분류, 시음법 등을 일목요연하게 그래픽으로 정리한 책도 제법 있었다. 위스키 문외한에게는 그런 책이 제격일 듯했지만, 어쩐지 위스키 향까지 감지하기에는 아쉬웠다. “위스키 이야기 없는 위스키 책”을 표방한 <위스키, 스틸 영>은 아이러니하게도 위스키에 대한 갈망을 더욱 부추기는 책이다.

저자 박병진씨는 CEO 출신으로 몇몇 매체에 위스키 관련 칼럼을 연재한 ‘위스키 마니아’다. 책은 그가 위스키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스코틀랜드 아일라섬의 아드벡 증류소를 찾아가는 여정으로 출발한다. 위스키를 모두 비우고 잔과 병까지 남기지 않는 스코틀랜드 장례식의 예법부터 아드벡의 재치 있는 마케팅까지 이어지는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저자의 위스키 여행의 동반자가 된 듯한 기분을 누릴 수 있다.

제목에 등장하는 ‘스틸 영’은 원액을 8년간 더 숙성시킨 아드벡 장기프로젝트 위스키의 이름이다. 6살짜리는 베리영, 8살짜리는 스틸영, 아홉 살짜리는 올머스트 데어, 10살짜리 아드벡 르네상스로 이어진다. 이 같은 정보를 책 군데군데에서 눈에 익히며 나에게 잘 맞을 법한 위스키를 찾아가는 독서의 여정도 제법 즐겁다.

여행은 글렌피딕, 글렌리벳, 맥캘란 등 귀에 익은 위스키 증류소가 있는 스페이사이드를 지나 블렌디드 위스키로 잘 알려진 로얄 살루트 등 아이리시 위스키 산지를 거쳐 최근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일본 위스키의 증류소를 훑은 뒤 버번의 나라 미국까지 다다른다.

그동안 단지 유명하다는 이유로, 면세점 직원이 추천해서, 인기 있는 영화에 나와서, 지인이 사 오라고 권해서 위스키를 샀다면 이제는 취향에 맞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위스키를 찾아보면 어떨까. 전문가지만, 고가의 위스키는 구입하지 않고 자기만의 가격 한도를 정하고 위스키를 즐기는 저자의 소비철학도 굉장히 미덥다.

술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이쯤 되면 근사한 취미이자 인생의 낙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해 보이는, 좋은 예가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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