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만큼 빛났다”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신스틸러 조연 열전
염혜란부터 ‘학 씨’ 최대훈·‘강남 졸부’ 김금순까지…

애순의 어머니 ‘전광례’ 역, 배우 염혜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가 공개 이후 뜨거운 반응을 얻는 가운데, 아이유, 박보검 등 주연 배우뿐 아니라 짧은 등장만으로도 깊은 인상을 남긴 조연 배우들의 활약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각자의 개성과 탄탄한 연기력으로 극의 몰입도를 높이며, ‘신스틸러’라는 수식어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니입에 들어가면 천환같어” 염혜란
배우 염혜란은 극 중 주인공 애순의 어머니 ‘전광례’ 역을 맡아 딸을 향한 묵직한 사랑을 섬세하게 표현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냈다. 빚더미에 남편의 병시중까지, 녹록지 않은 삶 속에서도 굳건한 어머니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그의 출연은 1막에서 끝이 났지만 해녀 이모들의 찰진 대사 속에서, 애순의 기억 속에서 극 전편에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염혜란은 영화 <아이 캔 스피크>(2017), <내가 죽던 날>(2020), <빛과 철>(2021) 등에서 다채로운 여성상을 선보였으며,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2019), <경이로운 소문> 시리즈 등에서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부상길’로 분한 배우 최대훈.
“학 씨” 최대훈
극 중 이름보다 ‘학 씨’로 잘 알려진 오징어 배 선장이자 도동리 유지 ‘부상길’로 분한 최대훈은 대학로 연극계에서 활동해온 잔뼈 굵은 연기파 배우다. 그 폭력적인 가장의 모습과 주인공들과의 갈등을 실감 나게 표현해 시청자들의 분노와 몰입을 동시에 자아냈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매체(TV, 영화)로 활동 무대 옮긴 그는 <사랑의 불시착> <괴물> 등에서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후 그는 <슬기로운 의사생활>(2020), <펜트하우스>(2020~2021),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2022) 등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부산 여인숙 주인 ‘금자’로 등장한 강말금.
“부산 인심 직이지예” 강말금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인물도 있다. 부산 여인숙 주인 ‘금자’로 등장한 강말금은 친절한 모습 뒤 숨겨진 반전 정체를 드러내며 극을 흡사 공포영화같은 섬뜩함을 자아냈다. 독립영화계의 ‘믿보배’로 알려진 강말금은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2019)로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신인연기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으며,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세자매> 등 작품과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작은 아씨들>에서도 깊이 있는 연기를 펼쳤다.

‘미향’ 역을 연기한 김금순.
“베팅을 안 하면 한방도 없어요” 김금순
딸 제니를 대학에 보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미향’ 역을 연기한 김금순 역시 날 선 현실감을 보여줬다. 특히 벌거죽죽한 화장톤, 눈썹 문신으로 ‘강남 졸부’를 표현해 마치 실제 살아있는 인물처 생생함을 자아냈다. 그는 주인공 금명에게 대리시험을 제안하고 도둑 누명을 씌우는 등 날카로운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강말금처럼 독립영화에선 정평이 날 정도로 유명한 연기파 배우다. 영화 <벌새>(2018), <82년생 김지영>(2019) 등에서 조연으로 활약했으며,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등에서도 묵직한 연기로 신뢰를 얻고 있다.

배우 남권아.
“난 던져” 남권아
제니네 가정부도 “누구냐”는 질문을 많이 받은 배우다. 극 중 그가 젊은시절 애순과 관식의 도움을 받고 약 20년 후 금명이 도둑으로 몰릴 위기에 처했다가 누명을 벗겨주는 따뜻한 메시지의 주인공이다. 가정부 역을 맡은 남권아도 연극 무대에서는 전설적인 존재다. 20대 시절부터 1989년 연극 <오구>로 데뷔한 이후 수많은 연극에서 주연과 연출을 맡으며 압도적인 연기력을 선보였다. 드라마 <설강화> <괴물> 등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줬고 영화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 <삼례> <압꾸정>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