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명의 딸이 건네는 에세이 ‘친정엄마’

책 읽는 레이디

6명의 딸이 건네는 에세이 ‘친정엄마’

우먼더스토리 제공

우먼더스토리 제공

‘엄마’ 앞에 붙은 ‘친정’이라는 말이 이렇게 무거워질 줄은 몰랐다. 고작 두 음절이 늘었을 뿐인데, 그 호칭에는 아련함과 미안함이 동시에 배어 있다.

<친정엄마>는 송미정, 최명숙, 정은애, 오신화, 이현주, 박규리 등 여섯 딸이 각자의 엄마를 기록한 에세이다. 엄마들의 삶은 서로 다르지만, 책 전체를 관통하는 태도는 닮았다. 자기 이야기를 앞에 두기보다 늘 한발 물러서 가족의 그림자를 먼저 살피던 세대의 얼굴이다.

이 책은 엄마의 사랑을 미화하지 않는다. 대신 오래 반복된 행동을 남긴다. 박규리 작가의 어머니는 여섯 해 동안 딸의 일을 돕기 위해 매주 강릉과 서울을 오갔다. 계절이 몇 번이나 바뀌는 동안에도 자신의 마음을 앞세운 적은 없었다. 박 작가는 그 시간을 엄마의 ‘품격’이라 부른다. 평생의 성실함으로 쌓아 올린 존재의 깊이다.

동시에 책은 선택지가 많지 않았던 시대를 통과하며 그렇게까지 살아내지 않아도 됐을 삶을, 엄마들이 스스로 선택해왔다는 사실을 조용히 보여준다. “나처럼 살지 말라”는 말이 왜 반복될 수밖에 없었는지, 그 말을 이해하게 된 딸들이 결국 어떤 마음에 이르게 되는지도 담담하게 지나간다.

돌이켜보면 엄마는 늘 “괜찮다”고 말했다. 정말 괜찮아서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나는 그 말을 쉽게 믿었다. ‘친정엄마’가 된 뒤에야 그 말이 체념이 아니라 습관이었음을, 수고를 드러내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언어였음을 뒤늦게 알게 됐다. <친정엄마>는 이 단어를 떠올릴 때마다 먼저 따라오는 미안함의 이유를 설명 대신 오래 남는 장면으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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