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가 무너진 자리, 복수는 정당할까…민도연 작가 장편 소설 <페이백- 슬픔마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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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가 무너진 자리, 복수는 정당할까…민도연 작가 장편 소설 <페이백- 슬픔마저도>

작가 민도연이 장편 소설 ‘페이백 - 슬픔마저도’를 출간했다. 새로운 복수 서사 제시한 점이 주목된다. 북레시피 제공 사진 크게보기

작가 민도연이 장편 소설 ‘페이백 - 슬픔마저도’를 출간했다. 새로운 복수 서사 제시한 점이 주목된다. 북레시피 제공

권력과 자본이 법 위에 군림하는 세계에서 한 남자의 복수가 시작된다. 민도연 작가의 장편소설 『페이백 - 슬픔마저도』(북레시피)는 단순한 응징을 넘어, 피해자가 느낀 감정까지 되돌려주는 새로운 형태의 복수극을 제시한다.

이 작품은 기억을 잃은 채 병실에서 눈을 뜬 한 남자의 이야기로 출발한다. “당신의 아내와 딸은 살해당했습니다”라는 상담사의 말은 그의 잃어버린 과거를 끌어올리는 단서이자, 서사의 출발점이 된다. 주인공 김동훈은 아내의 성폭행 피해와 억울한 죽음, 그리고 어린 딸의 참혹한 죽음까지 연이어 겪으며 삶의 기반을 송두리째 잃는다. 그러나 법은 그에게 아무런 구제도 제공하지 못한다. 가해자로 지목된 재벌 회장은 무죄를 선고받고, 사건을 둘러싼 판사와 검사 역시 정의보다는 권력에 기울어진 판단을 내린다.

작품은 이 지점에서 기존 복수 서사와 결을 달리한다. 단순히 고통을 되갚는 데 그치지 않고, 상실과 슬픔이라는 감정 자체를 가해자에게 되돌려주겠다는 집요한 의지가 이야기의 중심을 이룬다. 김동훈은 스스로 설계한 계획에 따라 사건에 연루된 인물들을 하나씩 추적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판결’을 내린다. 동시에 경찰과 검찰의 추적이 좁혀오며 긴장감은 극대화된다.

특히 작품 후반부에 드러나는 반전은 서사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뒤흔든다. 민도연 작가는 영화·드라마 제작 현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장면 전개에 속도감과 시각적 이미지를 더했다. 동시에 감각적인 묘사를 통해 독자가 인물의 고통과 분노, 슬픔을 체감하도록 이끈다. 작가는 “독자의 오감을 통해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싶다”는 의도를 밝히며, 단순한 사건 중심 서사를 넘어 감정의 밀도를 강조한다.

『페이백 - 슬픔마저도』는 묻는다. 법이 정의를 실현하지 못할 때, 개인의 복수는 어디까지 정당화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끝에 남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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