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노래가 북한에도 많이 알려졌다고 들었습니다. 거기서도 중학생 정도만 되면 제 노래를 많이 알고 있다던데... 남한에서는 무대에 나서면 무조건 ‘오빠’ 소리 들었지만 북한 공연에선 그 소린 못들을 것 같아요.(웃음)”
23일 오후 6시 평양 ‘유경 정주영체육관’에서 2시간 동안 단독 콘서트를 갖게 된 가수 조용필이 지난 8월 3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우리나라의 대중가수가 북한에서 단독 콘서트를 갖는 것은 2002년 이미자 이후 두 번째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7월 북한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에서 SBS 측에 먼저 제의해 성사됐다. SBS 관계자는 공연 장소에 대해 양측 간 이견이 있었으나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조용필씨의 의사를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혀 유경 정주영체육관으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5월부터 제주도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진행중인 조용필의 ‘2005 PIL & PEACE 콘서트’가 평양까지 그 맥을 잇게 됐다.
“올초 PIL&PEACE’라는 주제로 전국 월드컵 경기장 순회공연을 시작할 때 ‘제주에서 평양까지’라는 나름의 제목을 만들었어요. 사실 북한 공연은 1990년대 말부터 끊임없이 제의를 받아왔습니다. ‘언젠가는 성사되겠지’ 막연히 생각했는데 이제 정식으로 공연 계획을 알릴 수 있게 돼 기쁩니다.”
처음부터 의도된 계획은 아니었지만 이번 공연은 결과적으로 남과북을 잇는 최초의 공연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규모 역시 공연이 갖는 의미에 상응한다. 방송장비만도 5톤 트럭 28대 분에 이르고 방송제작인원 역시 160명 등이 뒤따르는 대형 규모다.
현재 진행중인 ‘PIL&PEACE’ 공연의 틀은 그대로 유지하되 레퍼토리엔 조금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남과 북의 대중가요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이질감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 그래서 남북의 공통된 정서를 담은 노래 몇 곡을 선별하고, 한 노래도 2곡 정도 부를 계획이다. 그의 히트곡 ‘돌아와요 부산항에’ ‘그 겨울의 찻집’ 등도 부를 예정. 엔딩곡으로는 ‘꿈의 아리랑’이 무대에 올려진다. ‘꿈의 아리랑’은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아리랑을 편곡한 곡이다.
“60년대에 클리프 리처드가 내한 공연할 때 ‘문화적 충격’이 엄청났잖아요. 그래도 그때 한국 사람들은 라디오, 음반을 통해 팝송에 적응돼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저는 지금 북한의 닫힌 문을 열고 들어가는 거라서…. 아마 그분들에게 갑자기 ‘폭탄’같은 게 떨어지는 느낌을 주지 않을까 싶어요. 어떤 공연이 될지 저 역시 설레는 마음입니다.”
New Music
리사 오노, ‘로맨스 라티노’
일본 출신의 ‘보사노바의 여신’ 리사 오노가 ‘세련’ ‘로맨틱’ ‘따뜻함’이라는 부제를 가진 3장의 음반을 잇달아 발매했다. 마음까지 따뜻하게 파고드는 그녀의 목소리가 각각의 컨셉 아래 따뜻하고 청량하게 흐른다. 여름에는 역시 청량한 보사노바가 최고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달콤한 앨범들.
마커스 밀러 ‘실버 레인’
현역 퓨전재즈 베이시스트 중 최고의 테크니션이라고 평가받는 마커스 밀러의 6번째 새 음반. 본인의 창작곡 외에도 지미 헨드릭스, 스티비 원더, 프린스, 베토벤의 곡들을 골라 나름의 방식으로 연주했다. 재즈, 록, 펑크, 레게, 블루스, 클래식을 넘나드는 연주가 돋보인다.
마이클 잭슨 ‘디 이센셜 마이클 잭슨’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지난 40년 동안 선보여온 인기곡들을 2장의 CD에 담아 냈다. 잭슨 파이브 시절의 ‘아이 원트 유 백’ 모타운 시절의 ‘벤’을 비롯해서 전성기인 1980년대를 풍미했던 ‘비트 잇’ ‘스릴러’, 90년대의 히트송 ‘힐 더 월드’ ‘유아 낫 얼론’ 등 38곡이 수록됐다.
아무로 나미에 ‘퀸 오브 힙합’
현란하면서도 세련된 제이 팝을 구사하는 아무로 나미에의 새 앨범. ‘올 포 유’ ‘퀸 오브 힙합’등 흥겨운 곡들이 수록됐다. 1990년대 이후 일본 대중음악계를 꽉 쥐고 있는 그녀의 저력은 여전하다. 물론 이번 앨범으로 그녀가 힙합 여전사로 다시 태어난 것은 결코 아니지만.
리베라 ‘프리’
12명으로 이뤄진 소년 합창단. 영국 런던 남부의 노버리에 자리한 ‘성 필립스 교회’라는 작은 성당이 이들의 출발지였다. 하지만 이제 그들은 보이 소프라노의 세계적 아이콘이다. 이번 앨범에는 자신들의 최고 인기곡인 ‘Gaudete’,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에 등장하는 멜로디에 가사를 입힌 ‘Be Still My Soul’등이 수록됐다.
티어스 ‘히어 컴 더 티어스’
‘스웨이드’의 브렛 앤더슨과 버나드 버틀러가 11년 만에 재결합해 만든 밴드 티어스의 첫번째 앨범. 앤더슨은 첫곡 ‘레퓨지’에서 담백한 멜로디에 매력적인 비음을 섞어 노래한다. 스웨이드를 잊지 못하는 음악팬에게는 지난 시절의 추억을 잠시나마 되돌려줄 수 있는 앨범이 될 듯.
다이도 ‘라이브 앳 브릭스톤 아카데미’
고혹적인 목소리가 묘한 매력을 발산하는 영국 출신 가수 다이도의 라이브 앨범. 2004년 런던에서 있었던 공연이 담긴 앨범과 DVD이다. 히트를 기록했던 ‘히어 위드 미’, ‘라이프 포 렌트’, ‘땡큐’ 등이 담겨 있다. 일렉트로니카와 팝, 포크까지 절묘하게 엮여가며 현장감을 살린 앨범.
신윤철 ‘녹색정원’
신중현의 둘째 아들이자 현재 서울전자음악단으로 활동중인 기타리스트 신윤철의 두번째 앨범이 13년만에 재발매됐다. ‘컴퓨터 세상’ ‘녹색정원’‘그대가 삶을 느끼고 싶을 때’등 그의 저력이 여실히 드러나는 반가운 음반. 신윤철이 기본 작업을 마치고 송홍섭, 정원영, 황수권, 김민기 등이 참여해 마무리했다.
힐러리 더프 ‘모스트 원티드’
‘미국의 보아(BoA)’로 불리는 힐러리 더프가 한국에서 베스트 앨범을 발매한다. 힐러리 더프는 린제이 로한 등과 함께 ‘미국 어린이가 가장 좋아하는 가수’로 뽑힐만큼 틴에이저의 폭발적 사랑을 받고 있는 엔터테이너. 이 앨범에는 신곡 3곡이 포함돼 있다. ‘Getaway’, ‘Come Clean’ 리믹스버전, ‘Mr. James Dean’, ‘Why Not’ 리믹스버전 등이 담겼다.
미시 엘리엇 ‘쿡북’
5회의 그래미 상 수상 경력에다, ‘역사상 가장 많은 음반을 판매한 여성 힙합 아티스트’의 타이틀을 갖고 있는 미시 엘리엇의 6번째 음반. 첫 싱글 ‘루즈 컨트롤’은 미시 엘리엇의 독특한 랩과 최근 가장 주목 받는 여성 아티스트 시아라의 부드러운 보컬이 어우러졌다.
□글/박연정 기자 □사진/한용환